獨 옛 온천건물 ‘복합문화시설’로 재생 눈길

미술관 박물관 도서관이 들어선 옛 온천 건물

[문화리뷰] 공원과 함께 공존하는 흰색 건축물이 이유없이 당긴다. 서양인이 일군 역사도시에 아시아계 전시는 흥미로웠다. 이 조그만 도시 밧 조덴은 생경한 사람들이 많겠지만 온천 도시로 명성을 떨쳤던 곳으로 제왕은 물론이고 대문호와 음악가 등이 거쳐갔던 곳이라고 한다.

온천건물에 들어선 갤러리는 2층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중국 출생 쉬안 웨이의 전시를 만날 수 있었다. 전시는 지난 2일 개막, 25일까지 암 타우누스 시립미술관(갤러리)에서 열렸다.

북경연합대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 중앙대 대학원 미술학과를 나온 쉬안 웨이는 이번 전시가 세번째 개인전이지만 독일 에쉬본 거주 10여년째를 맡아 처음으로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쉬안 웨이의 작품은 표현주의 성향의 유화작품 근작 40여점을 출품해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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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전시회를 열기 위해서는 작업을 2~3년 꾸준하게 해야 한다는 작가는 6년 정도 한국에 머물며 개인전 1회를 열었고 한국어 소통이 가능해 작가 자신으로부터 작품세계를 들을 수 있었다.

전시 현장에서 만난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신세계’를 주제로 자연 환경 사람 동식물이 지구의 태동 때부터 서로 공존하며 생명의식을 공유하는 등 상보적 자리를 점유, 현시대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을 탐색한다는 설명이다. 그의 작품은 유화 물감 특유의 질감들이 화면을 지배한다. 천연색의 칼라 같은 색감들은 푸른 계통과 붉은 계통 등이 주된 정조를 이루지만 차분하게 스며든다. 칼라끼리 서로 부조화되거나 색감이 너무 강렬해 오히려 피로감을 안겨주는 작품들도 많은 요즘 화단이지만 그의 작품은 화사하지만 차분한 정서를 이룬다. 이번 독일전을 포함해 중국과 한국에서 각각 한 차례씩 전시를 연 바 있다고 밝힌다.

쉬안 웨이의 전시가 성황리 열린 시립미술관은 온천장 건물을 재생해 미술관 외에 박물관 및 도서관 등이 입주, 개관돼 운영 중이다.

미술관이 자리한 밧 조덴시는 온천도시로 널리 알려진 곳으로 독일 함부르크 출생 작곡가이자 지휘자 및 피아니스트 펠릭스 맨델스존과 프랑크푸르트 출생 정신과 의사이자 아동문학가 하인리히 호프만, 러시아 출생의 작가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라이프치히 출생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 등 휴가차 머물렀던 건축물이자 일정 기간 거주처가 자리한, 유서깊은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4><@5>오스트리아 빈 소재 슈피텔라우 소각장 등을 설계해 유명세를 탄 직선을 배격하는 등 비정형의 건축물을 선호했던 훈데르트바서의 건축물도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쉬안 웨이 전시가 더 눈에 띄었는지 모른다.

역사와 전통이 어우러진 자리에서 열리는 전시는 크든, 작든 멋져 보인다. 도시가 갖는 고유의 분위기 때문이다. 문화도시이자 예향이라는 광주가 반면교사 삼아야 할 조건이다. 역사와 전통을 파괴하는 도시에서 예술이 빛나보이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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