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타격폼·오재일 전화..예비 FA 포수 각성했다

김민경 기자 2022. 7. 27.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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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박세혁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이제 몇 경기 안 남았으니까. 온 힘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요."

두산 베어스 안방마님 박세혁(32)은 7월 들어 타선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14경기에서 타율 0.333(39타수 13안타)를 기록하며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0.397)와 함께 공격을 이끌고 있다. 방망이가 무거웠던 6월까지는 담장을 넘긴 타구가 하나도 없었는데, 7월에는 홈런 2개를 터트리며 8타점을 올렸다. 26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3타수 1안타 2타점 활약으로 6-1 승리에 기여했다.

'국민타자' 이승엽 KBO 홍보대사의 선수 시절 타격 폼을 참고한 게 도움이 됐다. 박세혁은 "타격 코치님들께서 테이크백 동작을 할 때 이승엽 선배처럼 뒷공간을 조금 더 길게 갖고 갔으면 좋겠다고 조언해 주셨다. 나도 옛날 이승엽 선배를 보면서 많이 생각했었기에 반영을 해봤다. 뒤로 빼놓고 있다가 손을 움직이려 하지 않고 하체로 리듬을 잡으려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뒤늦게나마 실마리를 찾은 덕분에 전반기 막바지부터 반등하고 있지만, 만족하기는 어려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박세혁은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는데, 81경기에서 타율 0.245(233타수 57안타), OPS 0.653, 34타점으로 주춤했다. 노력을 많이 했는데도 안 된다는 생각에 손이 다 까질 때까지 방망이를 돌리며 연습한 날도 있었다.

그렇다고 타격만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곽빈, 정철원, 최승용, 박신지, 김동주 등 경험 적은 젊은 투수들이 대부분이라 포수로서 챙겨야 할 것들이 어느 해보다 많았다. 어떻게 하면 투수들의 최대치를 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두산 관계자들이 전력분석 미팅 때 가장 적극적인 선수로 박세혁을 꼽으며 칭찬할 정도였다.

열심히 해도 버거운 건 어쩔 수 없었다. 마음이 지쳤을 때는 옛 동료였던 오재일(삼성)이 큰 힘이 됐다. 박세혁은 오재일이 두산에서 뛸 때 항상 붙어 다닐 정도로 친했다. 오재일은 지난해 삼성으로 FA 이적했지만, 박세혁에게는 여전히 좋을 때나 힘들 때나 찾는 친한 형이다.

박세혁은 시즌 초반 마음이 답답할 때면 오재일에게 전화를 걸어 상담받곤 했다. 박세혁은 지난 5월 대구 원정에서 "(오)재일이 형이 언젠가는 좋아질 테니까 편하게 하라고 했다. 분명히 좋아질 거라고. 그렇게 전화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 (안 좋은 상황은) 잊게 되더라. 형이 자기 슬럼프 때 경험을 이야기해주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라"고 이야기를 꺼내며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오재일은 당시 "(박)세혁이한테 전화가 거의 매일 온다. 저녁마다 전화해서 한 시간씩 계속 이야기한다. 전화를 안 끊는다. (김)재환이는 길어진다 싶으면 안 들어주는데 난 다 들어주니까 계속 전화가 온다"고 말하며 웃었지만, "세혁이가 욕심이 많은 친구라 너무 잘하려다 안 좋을 수 있어서 걱정을 했는데,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진지하게 응원을 해줬다. 오재일은 대구에 온 박세혁에게 고기를 사주며 전화로 다 하지 못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조금은 늦은 감이 있어도 박세혁은 현재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지금은 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두산은 27일 현재 37승48패2무로 7위에 머물러 있다. 5위 KIA 타이거즈와는 7.5경기차로 꽤 거리가 벌어져 있지만, 57경기를 남겨둔 만큼 포기하기는 이르다.

박세혁은 "타석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 무조건 한 경기에 한 번씩은 치고 나가든, 볼넷으로 나가든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편안하게 치려고 하되 조금 더 집중하려 한다. 이제 몇 경기 안 남았으니까. 온 힘을 쏟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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