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5개 손보사에 MG손보 계약 이전…"가교보험사 활용"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금융위원회 현판 /사진 제공=금융위원회

MG손해보험이 부실금융기관 지정 4년 만에 결국 '정리 절차'를 밟는다. 금융당국은 MG손보가 보유한 보험계약을 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 등 5개 대형 손해보험사에 이전하는 방식으로 MG손보를 청산할 예정이다.

14일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MG손보에 대해 신규 보험계약의 체결 등을 금지하는 영업 일부정지를 의결했다. 기존 보험계약자의 지위는 동일하게 유지하는 조건이다. 영업정지 범위는 재가입계약 및 자동 갱신계약을 제외한 신규 보험계약 체결 건과 보험가입금액 증액, 보험종목 변경, 보험기간 연장, 담보 추가 등 기존 보험계약의 내용 변경에 한정된다.

금융위는 "이번 신규영업 정지 처분에도 불구하고 MG손보는 보험료의 수령, 보험금의 지급 등 기존 보험계약의 유지, 관리를 위한 업무는 종전과 변함없다"며 "기존 MG손보 계약자의 지위도 변함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전체 보험대리점 수입수수료의 0.3%만이 MG손보 상품인 점을 고려할 때 신규영업 중단이 보험 모집조직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이와 함께 위탁체결을 한 50개 손해사정업체, 4개 의료자문업체 등은 가교보험사와도 위탁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것은 2022년 4월이다. 금융위는 이후 3년여 기간 동안 MG손보 매각 작업이 진행되는 점을 고려해 영업정지 처분을 유예했다. 그러나 공개 매각이 계속 무산됐고, 이 기간에 MG손보의 건전성 지표 등 경영상태는 나날이 악화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MG손보 보험계약자의 불안이 가중되고 회사가 계속 기업으로서의 존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이유"라고 말했다.

금융위를 비롯해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등 관계기관은 MG손보의 경영개선명령의 이행으로 자체 경영정상화 또는 매각‧합병 등의 성사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다른 방법으로의 정리가 불가피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이런 상황에서 MG손보의 신규계약 체결이 계속되는 것은 보험계약자 보호, 금융시장 안정, 보험산업 신뢰 유지 및 MG손보의 원활한 정리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영업정지 처분을 부과했다. 영업정지 처분 기간은 15일부터 11월14일까지 총 6개월이다.

당국은 올해 3월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하자 MG손보의 신속한 정리를 위해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 △보험계약자 보호 △금융시장 안정 등 3대 원칙을 두고 검토에 착수했다. 이중 주요 손보사로의 계약이전이 보험계약자 피해 등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가장 실현가능성 높은 대안이라고 결론지었다.

계약이전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국고 등 공적자금이 아닌 보험사들이 관련 법령에 따라 계약자 보호를 위해 이미 적립해 놓은 예금자보호기금으로 충당한다. 당국은 계약이전 준비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기존 보험계약 유지·관리가 필요한 만큼, 예보가 가교보험사를 설립하고, 한시적으로 보험계약을 가교보험사로 이전해 관리할 예정이다.

올해 3월 말 기준 MG손보의 보유 계약은 151만건이며 보험계약자는 개인 약 121만명, 법인 약 1만개사로 구성돼 있다. 이들이 보유한 보험계약은 보장내용, 만기 등의 조건 변경 없이 가교보험사로 이전되며, 5대 손보사로의 최종 이전도 조건 변경 없이 진행되므로, 현재의 보장내용 등이 동일하게 유지된다. 계약이전 기간 중 보험계약자들은 평상시와 동일하게 사고 접수, 보험금 청구, 보험료 수납 등을 진행할 수 있다.

가교보험사는 자체 운영과 MG손보에서 이전받은 보험계약의 안정적인 유지‧관리 등을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MG손보의 임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가교보험사의 채용은 전산 운영, 보험금 지급, 계약이전 준비 등 필수 인력 중심으로 이뤄질 계획이며, 채용 규모는 예보가 가교보험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MG손보 전속설계사에 대해서는 손해보험협회가 중심이 돼 5대 손보사 또는 희망하는 다른 손보사로의 이직을 주선한다. 이직 후에도 기존 MG손보 계약에 대한 유지·관리 업무를 계속 수행하면 기존 모집계약과 관련된 수수료, 수당 등이 지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5월 하순 경 공동경영협의회를 개최해 가교보험사의 설립과 운영을 위한 제반 사항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이때까지 논의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2~3분기 중 가교보험사로의 1차 계약이전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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