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품점 보면서 등교?···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지역아동센터
‘교육환경 보호구역 규정’ 따르면 교육기관 아닌 복지시설은 규제 벗어나
교육청 “법적 규제에 한계…아동센터 신규 입점시 신중한 판단 기할 것”

지난 19일~20일 아이들의 등·하교 시간에 맞춰 찾은 광주 북구 중흥동 한 지역아동센터.
학교와 달리 재학생 수가 많지 않아 아이들이 물밀듯 쏟아지는 풍경은 볼 수 없었지만, 얼굴에 웃음을 띤 미래 동량들이 저마다 숙제와 게임 이야기를 하며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아동센터에서 단 몇 걸음을 옮기니 상황은 달라졌다.
해당 센터 입구로부터 도보 130여m(2분 거리)에는 빨간 불빛이 깜빡거리는 성인용품점이 성업 중이었다. 홍등이 새어 나오는 문틈을 힐끔 들여다보니 성인용품이 즐비해 있고, 유리창 너머로도 마네킹 여러 구가 성인용 코스튬을 입고 전시돼 있었다.
서른 걸음 정도를 더 걷자 사행성 게임장도 버젓이 간판 불을 밝히고 있었다. 아이들이 지나는 길목마다 유해 점포들이 즐비했다
21일 찾은 여수시 문수동(여문1로)의 지역아동센터도 마찬가지.
건널목 하나만 지나면 곧장 성인 노래주점, 마사지가게 등이 다섯 점포 연속으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이는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로 보호를 받는 일반 초·중·고교 등 교육기관 주변에서는 마주하기 힘든 장면이다.
지역아동센터가 법령상 교육기관(학교)에 포함되지 않아 근거리에 청소년 유해 업소가 위치하는 등 '규제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센터는 '아동복지법' 상 복지시설로 분류되기 때문에 '교육환경 보호구역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아동들이 일대를 통학하는 현실에도 유해 시설이 근접하는 것을 제한할 근거가 현행법으로 부족하다.

이 법에 따르면 학교 출입문을 기준으로 직선 50m 이내는 절대보호구역, 학교 경계로부터 직선 200m 이내를 상대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 나아가 같은 법 제8조에 의하면 절대구역은 예외 없이 유해시설 입점 시 규제를 받으며, 상대구역은 교육청 심의와 허가를 거쳐 제한적으로 운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센터는 해당 법이 포괄하는 명시적 대상이 아니어서 사실상 "절대구역에는 예외 없이 유해시설이 들어오면 안 된다"는 불문율마저 어겨지는 실정이다.

일각에서는 시행령 제9조(교육환경보호구역에서의 금지행위 등) 등을 일부 개정하거나 지자체가 별도 가이드라인을 마련, 학교뿐 아니라 아동보호시설 주변까지 '청소년 보호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물론 현행 청소년 보호법에 의하면 센터나 학교를 불문하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유해 업소를 규정하거나 일정 행위(출입, 고용 금지)를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에 불과하며 교육환경법을 상호 보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이미 입점한 점포를 규제할 권한이 없고, 촘촘하지 못한 법과 현실이 괴리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지역아동센터 학생들이 유해 환경에 노출되고 있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유해업소를 법적 기준 없이 도의적 책임만으로 규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겠다"며 "법적 미비점이 보완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향후 지역아동센터가 입점할 때 신중한 판단을 기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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