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 35℃ 넘는다고 문자왔어 밭에 나가지마요!”
자녀들한테 기상메세지 보내면
각자 부모님께 연락하는 방식
3년째 시행…올 창녕·밀양 대상
만족도 높아 서비스 확대 계획

“오늘은 절대 밖에서 농사일을 하지 말라는 기상청의 당부 메시지를 딸이 전화로 알려왔네요.”
7월29일 정오 무렵. 경남 창녕군 유어면 회룡마을회관 무더위 쉼터에는 마을지킴이로 활동하는 어르신 10여명이 잠시 일손을 접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이들은 “우리는 자식 걱정 끼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라고 한목소리를 내면서 자녀들이 보낸 당부 메시지를 기자에게 보여줬다.
휴대전화에는 기온이 오르고 습도가 높아 온열질환에 걸리기 쉬우니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해달라는 내용의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이날 창녕지역 기온이 3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자 부산지방기상청이 보호자들에게 어르신들의 야외 활동을 자제하도록 해달라는 당부 사항을 메시지로 보냈고, 이를 받은 보호자들은 어르신들에게 다시 전한 것이다.

부산지방기상청이 폭염에 취약한 농촌 어르신들을 위해 펼치는 ‘맞춤형 폭염 영향 예보서비스(일명 자녀경보)’가 농촌 노인들의 온열질환 사고 예방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김무조 회룡마을 부녀회장(70)은 “부모님 건강을 걱정하는 자녀들의 안부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받게 되면 아무래도 행동을 더 조심하게 된다”고 귀띔했다.
부산지방기상청은 2022년 경남 창원시 대산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는 창녕에서 시행하고, 올해 밀양까지 확대했다.
부산지방기상청은 폭염이 예상되는 날엔 해당 지역 주민에게 주의를 당부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낸다. 하지만 농촌 어르신 대부분은 낯선 전화번호로 메시지가 도착할 경우 보이스피싱 피해를 우려해 열람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온열질환에 취약한 어르신들에게 가장 중요한 폭염 정보가 그냥 휴대전화 속에 묻혀버리는 셈이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고안해낸 것이 바로 자녀경보다.
자녀경보의 효과는 이미 입증됐다. 부산지방기상청이 지난해 자녀경보 서비스의 수혜자를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펼쳤는데, 정보를 수신한 후 야외 활동을 변경하거나 취소한 경험이 있는 어르신이 무려 97.8%에 달했다. 또 정보를 계속 수신하겠다고 답변한 사람도 93%나 됐다.
김순자 회룡마을 이장(75)은 “이 서비스를 시행한 후 우리 마을은 온열질환 사고가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비록 휴대전화를 통해서지만 자녀의 목소리를 듣거나 문자메시지를 받게 된 것을 기쁘고 반갑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지방기상청은 서비스 지역을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어려움도 많다. 개인정보 보호 등의 이유로 보호자 연락처를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아서다.
자녀경보 아이디어를 낸 김연매 사무관은 “‘농민신문’에 보도된 농촌 온열질환 기사를 보고 이 사업을 착안했다”면서 “유관 기관·단체들과 협업하고 홍보를 강화해 서비스 지역과 수혜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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