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점 청약통장 과연 맞나” 부정청약 잡아낸다...전수조사 개시

이정구 기자 2026. 5. 11. 10:0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최근 이른바 ‘로또 청약’ 열풍 속에서 속출하고 있는 비현실적인 ‘청약통장 만점’ 가점 당첨자를 가려내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 전수조사에 착수한다. 부양가족의 실거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성인 자녀의 직장 소재지는 물론, 고령 부모의 병원·약국 이용 내역까지 낱낱이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11일 국토교통부와 국무조정실 부동산 감독 추진단은 청약 자격 및 조건을 조작한 부정청약 의심 사례에 대해 전수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7월 이후 분양한 서울 등 규제지역과 기타 지역 인기 단지를 포함한 총 43개 단지, 2만 5000가구다. 주요 조사 항목은 위장전입, 위장결혼·이혼, 통장 및 자격 매매, 문서 위조 등이다.

4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뉴스1

◇위장전입 꼼수 청약 차단

특히 정부는 청약 가점제 만점자나 고득점 당첨자를 중심으로 부양가족의 실제 거주(실거주)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현행 청약 가점은 84점 만점으로, 무주택 기간(32점), 부양가족 수(35점), 청약통장 가입 기간(17점)으로 구성된다. 최근 서울 주요 단지에서 4인 가구 만점인 69점으로도 당첨이 어려운 사례가 잇따르자, 가점을 높이기 위해 부양가족 수를 허위로 늘리는 행위를 잡아내겠다는 판단이다.

올해 초 성인 자녀의 ‘위장 미혼·위장 전입’ 의혹으로 낙마한 이혜훈 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사례도 이와 비슷하다. 이 전 후보자의 경우, 남편이 서울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 당시 74점을 기록했는데, 부양가족 산정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됐다. 결혼해 세종시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장남이 혼인 신고와 전입신고를 하지 않은 채 부모 밑에 세대원으로 남아 가점을 부풀렸다는 것이다.

◇건강보험 내역까지 동원...현미경 검증

정부는 이번 조사에서 검증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건강보험 요양급여 내역뿐만 아니라 성인 자녀의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와 부양가족의 전·월세 내역까지 확인할 예정이다. 자격득실확인서에는 직장 명칭과 소재지, 재직 기간을 확인할 수 있는 ‘자격 취득·상실 일자’가 기재돼 있어 성인 자녀가 실제로 부모와 거주하며 직장을 다녔는지 판별할 수 있다. 고령 부모의 경우도 최근 3년간 이용한 병원과 약국 소재지를 분석해 실거주지를 확인한다. 부양가족 명의의 별도 임대차 계약이나 주택 소유 여부도 추가 확인 대상이다.

부정 청약 사실이 적발될 경우 엄한 처벌이 따른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등 형사처벌, 주택 환수 및 계약 취소(계약금 10% 몰수), 향후 10년간 청약 자격 제한 등의 조치가 취해진다.

◇제도 개선 병행... 거주 요건 1년→3년 강화

정부는 조사와 함께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성인 자녀를 활용한 단기 위장 전입을 막기 위해 부양가족 인정 거주 요건을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청약 시 성인 자녀의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주택공급규칙’ 개정도 병행한다.

국토교통부 정수호 주택기금과장은 “현장 점검 인력을 기존 8명에서 15명으로 늘리고 단지별 점검 기간도 대폭 확대했다”며 “이번 전수조사 결과를 오는 6월 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