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그너머] <1445> 경남 통영 수우도 은박산
- 삼천포항서 배편 하루 2번 운항
- 불편 단번에 씻어주는 비경 연속
- 천길 벼랑 위 잇달아 암봉 전망대
- 바다 건너 사량도·사천 손닿을듯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섬 산행을 즐기는 많은 산꾼이 첫손가락에 꼽을 만큼 해안가 천길 절벽 산세가 빼어난 경남 통영시 사량면 수우도(樹牛島) 은박산(198.8m)을 소개한다. 이 구간에서는 벌집 모양의 독특한 해골바위도 둘러볼 수 있다.

수우도는 경남 통영시 사량면에 속한 섬이지만, 생활권을 중심으로 보면 통영보다는 사천시의 삼천포가 훨씬 가깝다. 통영에서 수우도로 가려면 배로 두 시간 거리인데, 삼천포항에서는 40분이면 닿기 때문이다. 수우도는 해안 둘레 7㎞에 면적이 1284㎢이다. 섬에는 수우 마을이 있으며 20여 가구 약 40명이 살고 있다. 거의 모두 70, 80세대 어르신들이다. 수우 마을에는 왜구로부터 마을을 지켜주고 탐관오리를 혼내주던 의적이 죽어서도 백성의 추앙을 받은 이야기를 품은 반인반어(半人半魚)의 설운장군을 모신 사당 지령사(至靈祠)가 있다.
▮아직 덜 알려진 섬

수우도는 숲이 우거진 데다 섬 형태가 소가 누워 있는 모습에서 그 이름이 유래한다. 동백나무가 무성해 동백섬으로도 불리며 섬 동남쪽에는 해안 단애인 고래바위 신선바위 금강봉 해골바위 등 볼 게 많아 이른 봄부터 많은 탐방객이 몰려든다. 근교산 취재팀도 아름다운 수우도의 산세를 국제신문 근교산 애독자께 알리려고 여러 번 산행 계획을 세웠는데, 실행에는 옮기지 못했다.
그 이유는 수우도에 가려면 먼저 삼천포해운의 배편을 예약해야 하기 때문인데, 예약을 시도했을 때마다 ‘하루에 배가 두 번밖에 운행을 안 해 관광객과 탐방객이 몰리면 육지로 나가는 배편을 장담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취재팀은 수우도 답사를 번번이 포기해야 했다. 필자는 혼잡한 여름이 아닌 겨울 바다의 수우도 산행도 괜찮을 것 같아 2026년 병오년(丙午年) 말띠 해 첫 목적지로 잡았다.
취재팀 답사 때 수우도행 배 안에는 경기도 안성과 광주광역시에서 온 등산객 7명과 취재팀을 포함해 모두 9명이 있었다. 산행하면서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한적하고 조용한 섬 산행을 즐기고 수우도의 아름다움을 만끽했다.
그런데 금강봉·해골바위로 가는 방향에는 ‘길 없는 곳, 출입금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공식 탐방로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 구간을 찾으려면 알맞은 장구를 갖추고 자기 체력에 맞게 안전 산행을 하는 것이 필수다.

수우도 은박산 산행 경로는 다음과 같다. 수우도선착장~수우마을어촌계~설운장군사당~수우마을어촌계~방파제 등산로 입구~영석개 갈림길~독석개 갈림길~고래바위~신선바위 전망대~두 번의 은박산 정상·수우마을 갈림길~ 나무 울타리(금강봉 갈림길)~칼바위 전망대(금강봉)~ 나무 울타리 갈림길~해골바위 갈림길~ 해골바위~해골바위 갈림길~은박산 정상~덱 다리~몽돌해수욕장~마을 우물~수우도선착장으로 되돌아오는 원점회귀코스다.
산행거리는 약 7㎞이며 4시간 안팎 걸린다. 고래바위 금강봉 해골바위 등 빼어난 경관을 보는 재미를 고려하면, 산행 시간은 큰 의미가 없다. 삼천포항으로 나가는 배 시간까지 시간 여유가 많아 이들 전망대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 게 좋다.
삼천포수협활어위판장회센터 앞 선착장에서 뱃길로 40분이면 수우도에 도착한다. 수우도 선착장 앞에서 산행은 대부분 등산로·장군당·복합휴양센터 방향 왼쪽으로 이어진다. 오른쪽은 화장실 방향으로 은박산에서 내려오는 취재팀의 하산길이다. 은박산등산안내도와 설운장군안내판 앞에서 섬 탐방과 안전에 대한 마을 이장님의 설명을 듣고 수우마을어촌계 건물 앞에 도착했다. 등산로 입구는 왼쪽이지만 오른쪽 마을 안쪽에 있는 설운장군 사당을 먼저 갔다 온다.
▮비경을 맛보다

옛 사량초교 수우분교 자리에 숙박이 가능한 복합휴양센터가 들어서 있고 그 뒤에 엄청나게 큰 느티나무가 설운장군사당을 지키고 섰다. 여기서도 금강봉 해골바위 은박산 가는 등산로가 열려 있다. 고래바위와 신선바위 전망대를 함께 돌아보려면 마을어촌계로 되돌아나가 정면의 화장실을 거쳐 방파제로 향한다. 산행은 방파제에서 오른쪽 나무 계단을 올라간다. 해송 숲이 만든 산길은 살짝 오르막 능선이 이어진다.
수우도의 본섬인 사량도가 보이며 작은 봉우리를 넘어 산길 입구에서 약 15분이면 안부 갈림길인 영석개에 닿는다. 왼쪽 고래바위(0.67㎞)로 방향을 튼다. 직진은 곧장 은박산 정상가는 길. 산비탈을 돌아 하늘이 보이지 않는 울창한 동백나무 숲을 빠져나가면 갑자기 조망이 터지면서 고래바위 안부인 독석개에 닿는다. 정면에 고래바위 금강봉 신선바위가 두른 해안 바위 벼랑은 항아리 모양으로 움푹 들어가 옛날에 해적이 여기에다 배를 숨기고 노략질을 일삼았기에 마을에서는 ‘도둑놈꼴창’이라 한다 했다.
가운데에 새끼 고래를 닮은 딴독섬이 물 위에 떠 있다. 매바위로도 불리며 그 뒤로 두미도 욕지도 연화도가 물 위에 점점이 떠 있다. 편평한 암반을 타고 미끈하게 잘 빠진 고래 등에 올라가면 조망이 터진다. 동쪽으로 사량도 윗섬과 아랫섬이 길게 늘어서 있는데 사량도에서 보면 회유하는 고래를 닮았다 한다. 고래바위 표석이 있다. 왔던 길을 되돌아나가 독석개 갈림길에서 직진해 신선바위로 향한다. 잠시 된비알을 치면 천 길 벼랑 위에 조망이 열리는 신선바위 전망대에 올라선다. 여기에 해벽 등반을 하는 암벽 코스가 개척되어 있다.
수우마을에서 올라오는 두 군데 갈림길을 거쳐 은박산 정상으로 가려고 직진하면 왼쪽에 출입금지를 알리는 팻말이 있고 목책이 쳐져 있다. 이 지점이 금강봉 가는 길인데 안전사고를 우려해 현재 나무 울타리로 출입을 막아 놓았다. 답사를 통해 섬 전체 상황을 살피기 위해 취재팀은 이 방면을 둘러보기로 했다. 울타리를 넘어 암반을 내려가면 바윗길에 조망이 열린다.
건너편 금강봉을 올라가는 경사진 바위에 로프가 걸려 있지만 길 상태가 여의치 않아 취재팀은 칼날능선 전망대에서 고래바위와 멀리 사량도 윗섬과 아랫섬, 도둑놈꼴창을 두른 천 길 절벽인 신선바위와 매바위, 해골바위가 있는 쇠등태 등 절경을 보며 조망을 즐겼다. 금강봉은 북한의 금강산만큼 기암절벽 산세가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두봉으로도 불린다.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가 능선에 선다. 7, 8분 능선을 타면 바위에 조망이 열리는데 왼쪽이 해골바위 가는 길이다. 이 길도 안전사고 우려에 폐쇄돼 출입이 제한된다. 바윗길 한 곳을 더 거쳐 숲길을 가파르게 내려가면 해수면으로 내려가는 로프가 묶여 있다. 맞은편 쇠등태로 불리는 바위에 구멍이 뻐꿈뻐꿈 뚫린 해골바위가 펼쳐진다. 이를 타포니( Tafoni)지형이라 한다. 섬의 지형이 소가 누워 있는 모습을 했고 쇠등태는 소의 등짝을 뜻한다.
로프를 잡고 요철이 심한 바위를 발판 삼아 내려가면 해골바위에 닿는다. 바닥은 편평하다. 요즘 수우도에서 떠오르는 ‘박지(泊地)’이다. 안전시설물이 전혀 없어 무리한 사진 촬영은 금물이다.
다시 왔던 길을 약 25분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치고 올라 능선에 닿는다. 이제 은박산 정상으로 향한다. 능선은 완만하며 돌탑봉인 189봉을 지나 약 15분이면 남해도의 수많은 명산이 펼쳐지는 전망대를 거쳐 은박산 정상에 선다. 삼천포항에서 보면 달빛을 받은 동백나무 잎이 반짝이는 은박지처럼 보여 은박산으로 불린다. 동쪽으로 사량도와 넘어온 능선을 보며 수우마을(1.8㎞)로 하산한다. 산길은 가파르게 떨어져 해안 계곡에 놓인 덱 다리를 건너간다. 10분이면 갈림길이며 왼쪽에 100m 떨어진 몽돌해수욕장으로 꺾는다.
2003년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해수욕장 시설물이 모두 유실되어 지금은 폐허다. 북쪽 각산 와룡산 삼천포항과 화력발전소 등을 보며 수면에 ‘납딱한’ 돌을 날려 물수제비도 떠 보았다. 선착장 가는 길은 철다리에서 오른쪽으로 몽돌 해변을 벗어나 사유지 철망 울타리를 돌면 기존 산길과 만난다. 왼쪽 수우마을로 향한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마을 우물을 지나 해수욕장에서 약 15분이면 수우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 교통편
- 오전 6시30분 출항…자차 이용해야 당일산행

당일 산행을 하려면 수우도 배 시간을 맞춰야 하니 승용차로 가야 한다. 승용차 이용 때는 경남 사천시 서동 322-77 ‘서동선착장’을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고 간 뒤 주차장에 차를 둔다. 주차 무료. 주차장 옆 건물이 삼천포수협활어위판장활어회센터다.
대중교통으로 간다면 부산 사상구 서부시외버스터미널에서 삼천포로 간 뒤 수우도 선착장으로 이동한다. 서부터미널에서 삼천포행은 오전 6시30분 7시40분 9시 9시30분 10시 등에 출발한다. 약 2시간 소요.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삼천포수협활어위판장활어회센터 앞 수우도 선착장은 약 2㎞ 떨어져 있다. 택시를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
시내버스를 탄다면, 삼천포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나와 길 건너 정류장에서 많은 버스가 옛 삼천포항 방향으로 운행하며 부두 정류장에서 내린다. 약 200m 떨어진 삼천포수협활어위판장활어회센터 앞 수우도 선착장을 찾아가면 된다.
수우도 가는 배편은 하루 두 번 있다. 동계(11월17일~3월21일)는 오전 6시30분(하계에는 오전 6시), 오후 2시30분에 있다. 약 40분 소요. 요금은 평일 7000원, 주말 7500원이며 현금만 배안에서 받는다. 주말 방문객은 반드시 ‘삼천포해운(055-832-5033)’에 예약해야 한다. 산행 뒤 수우도에서 삼천포항으로 나가는 배는 사량도에 갔던 배가 오후 4시40분께 수우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삼천포버스터미널에서 부산행은 오후 5시50분 6시40분 7시10분 7시40분 8시30분(막차)에 떠난다.
맛집 한 곳 추천한다. 수우마을어촌계에서 할머니가 라면(1개 5000원)을 끓여준다. 삼천포수협활어위판장 인근에도 있다. 사천시 어시장 8길 ‘해안횟집(055-832-2700)’이 괜찮았다. 따뜻한 남쪽이지만 겨울 바다는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날씨가 차갑고 매서워 산행한 뒤 언 몸을 겨울철 별미인 물메기탕(사진)으로 녹이면 좋다. 물메기탕 2만 원.
문의=문화라이프부 (051)500-5147 이창우 산행대장 010-3563-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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