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가 프랜차이즈를 사랑하는 몇 가지 이유

[재무제표 읽기] 놀부, 맘스터치, 투썸플레이스, 노랑통닭...이번엔 명륜진사갈비

무한리필 양념돼지갈비로 유명한 명륜진사갈비가 사모펀드에 팔린다. 포레스트파트너스라는 사모펀드가 1600억원에 경영권까지 인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명륜진사갈비 매장. / 명륜당

국내 식음료 프랜차이즈에 대한 사모펀드의 관심이 높아진 건 10여년 전부터다. 2014년 유니슨캐피탈 사모펀드는 공차코리아를 600억원에 매입했다가 2019년 GC Group BIDCO LIMITED에 3500억원을 받고 팔았다. 단기간에 6배에 가까운 수익을 실현했다.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그렇다고 유니슨캐피탈이 단순히 싸게 인수해 큰 차액을 얻은 것만은 아니다. 유니슨캐피탈은 공차코리아의 경영권을 소유한 뒤 대만 공차 본사를 인수했다. 일본 공차도 설립했다. 이런 일련의 작업을 통해서 공차의 기업가치를 높였다.

그에 힘입어 인수 당시 500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9년 1292억원으로 상승했다. 영업이익도 238억원에 달했다.

공차의 경우처럼 사모펀드는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을 인수해 기업가치를 높인 뒤 되파는 전략으로 돈을 번다.

2019 공차코리아 감사보고서. / DART

놀부, 맘스터치, 투썸플레이스, 노랑통닭 등 국내 프랜차이즈 식음료 업체들 중 몇몇 기업은 사모펀드에 M&A 됐다. 사모펀드 입장에서 프랜차이즈 기업은 M&A 대상으로 매력적인 요소를 적지 않게 가지고 있다. 먼저 비상장 중소기업 수준의 규모여서 인수 자금 부담이 덜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사모펀드의 프랜차이즈 사랑에는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명륜진사갈비 재무제표를 예를 들어 조목조목 따져보자.

2023 명륜당 감사보고서. / DART

M&A하는 입장에서는 피인수 기업의 지배구조가 간단할 수록 좋다. 사모펀드도 마찬가지다.

명륜진사갈비 운영사 ㈜명륜당의 주요 주주는 도선애 씨가 35%의 지분을 보유하고, 나머지 6명은 각각 11%씩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지배구조가 복잡하지 않다. 이는 인수 과정에서 주주간 합의가 상대적으로 쉽게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되팔 때도 지분구조가 간단한 것이 좋다.

노랑통닭을 인수한 큐캐피탈파트너스-코스톤아시아가 노랑통닭의 계열사를 합병하고, 노랑홀딩스 유한회사를 설립해 100% 지분 구조를 만들어 놓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햄버거 브랜드 맘스터치 역시 사모펀드가 인수 후에 운영사인 해마로푸드서비스를 상장폐지시켰고, 한국에프앤비홀딩스로 지분을 정리해 둔 상태다.

2023 노랑푸드 감사보고서. / DART

가맹점이 중심인 프랜차이즈는 가맹점 수의 증가에 따라 매출액 상승이 가파르다.

명륜당의 손익계산서를 보면 매출액이 2021년 1398억원에서 2023년 2507억원으로 증가했다. 80%쯤 증가했다. 성장성이 높으면 사모펀드가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보통 비상장 오너 기업에 전문 경영기법을 적용하면, 적자이던 프랜차이즈를 흑자로 전환시키고 경영관리의 문제점을 해결해 이전과 다른 기업가치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케이엘앤파트너스가 2019년 맘스터치를 인수할 당시 맘스터치는 자산 1399억원, 매출액 2888억원, 영업이익 189억원이었다. 하지만 인수 후인 2023년에는 매출액 3644억원과 영업이익 602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6.5%로 인수 전보다 2.5배 이상이다. 명륜당 역시 2023년 매출총이익이 848억원, 매출총이익률은 약 34%에 이르렀으며, 영업이익률은 15%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이런 성장성과 수익률 구조는 미래가치를 기대할 수 있게 만든다.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더 빨리 매각 할 수 있게 된다.

사모펀드 입장에서는 확장 가능한 구조와 Bolt-on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기업이 매력적이다.

볼트온(Bolt-on) 전략은 동종업계 기업을 인수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거나 연관 업종의 사업체를 인수해 회사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말한다.

명륜진사갈비는 이미 여러 자회사를 두고 있어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다. JINSA VINA(베트남 법인), 웅장한식당, 명륜브로이 등 다양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거나 연관 사업체를 인수하는 Bolt-on 전략을 쉽게 펼칠 수 있다.

주력 기업인 명륜당 뿐만 아니라 종속회사와 관계회사를 이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경쟁사나 시장 진입을 노리는 기업에게 어필이 가능하다. 사모펀드가 자금력을 바탕으로 추가 업체 인수, 재료ㆍ생산ㆍ유통 라인업을 구성하면 시장에 강한 인상을 줄 수 있다.

또 프랜차이즈의 기업의 장점은 빠른 속도로 대중성과 높은 인지도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국 가맹점이 증가할수록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다. 현재 명륜진사갈비는 600개가 넘는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 정도 매장이면 특별히 TV 광고 등을 하지 않아도, 간판만으로 브랜드 파워를 축적해 나갈 수 있다.

소비자에게 널리 알려진 브랜드라는 건 인수 기업에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의미다. 기업 인지도는 당연히 살 때부터 매각을 고려하는 사모펀드에게 가격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제공한다.

명륜진사갈비의 명륜당 재무제표는 사모펀드가 무엇을 선호하는지 잘 보여준다. 특히 프랜차이즈 사업은 초기 투자 이후 가맹점 수를 늘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으다. 관리 구조도 단순해 인수 후 빠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식음료 프랜차이즈 인수가 반드시 성공적인 출구(EXIT)전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2023 프레시지 연결감사보고서. /DART

실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밀키트 1위 업체 ㈜프레시지를 인수한 후 식품 쪽 계열사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현재는 결손금이 -5,871억원으로 추가 자금 투자가 필요한 상태다.

사모펀드가 프랜차이즈를 선호하는 이유는 높은 성장 가능성과 간단한 구조 덕분에 단기적인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브랜드 관리와 대중 신뢰를 유지하는 것이 투자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이런저런 면에서 명륜당은 사모펀드가 좋아할 만한 프랜차이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