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10만원은 내야지"…축의금 봉투 든 직장인들 '갈등'

황지향 2024. 10. 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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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결혼 시즌이 찾아왔지만 청첩장을 받아든 20~30대 직장인들은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20~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축의금 10만원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직장인들은 대부분 축의금 10만원이 부담된다고 입을 모았다.

3년차 직장인 강모(31) 씨는 "입사 후 결혼식을 다섯번 갔는데 모두 10만원을 했다"며 "월급은 거의 그대로인데 물가랑 축의금만 계속 오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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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축의금 적정선 놓고 갑론을박
"월급 그대로인데 축의금만 올라 부담"

가을 결혼 시즌이 찾아왔지만 20~30대 직장인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회적으로 최소 10만원이 축의금 기준으로 통용되면서 벌이가 충분치 않은 청년들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픽사베이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가을 결혼 시즌이 찾아왔지만 청첩장을 받아든 20~30대 직장인들은 고민에 빠졌다. 최소 축의금이 10만원이라는 의견이 많아지면서 벌이가 충분치 않은 청년들은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3일 신한은행이 올해 발표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축의금은 평균 8만원, 참석할 경우 평균 11만원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결혼식 장소가 호텔일 경우에는 평균 12만원이었다.

하지만 20~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축의금 10만원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한 이용자가 '물가 반영 10만원'과 '그냥 5만원'을 후보로 두고 투표를 진행한 결과 55.3%(21명)가 10만원을, 44.7%(17명)는 5만원을 선택했다.

투표에 참여한 이들은 "참석하고 5만원 내는 건 좀 그렇다", "밥 먹고 5만원 내면 마이너스", "정 5만원을 내고 싶으면 밥이라도 먹지 마라" 등 의견을 보였다. 반면 "지방에서는 5만원도 은근히 많이 낸다", "지방 식대는 5만원 아래인 곳도 많다"는 주장도 나왔다.

직장인들은 대부분 축의금 10만원이 부담된다고 입을 모았다. 5년차 직장인 오유미(29) 씨는 "직장 동료한테 청첩장을 받을 때면 축의금 때문에 고민한다"며 "내가 생각한 금액이 적절한지, 더 하거나 덜 해도 되는지, 동료와의 친분이 얼마나 깊은지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축의금이 기본 10만원이란 것에 동의하지만 사실 부담된다"라며 "친하지 않고 애매한 사이는 적게 하고 식장을 안 간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평균 연봉에 비해 축의금 10만원이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중소기업 기준 올해 20대 평균 연봉은 2580만원, 30대는 3600만원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20대는 세전 월급 215만원을, 30대는 300만원을 받고 있는 것이다. 한 달에 결혼식에 두 번 가게 되면 월급의 약 10%를 축의금으로 지출하는 셈이다./ 투비컴즈 제공

축의금은 물가 상승과 함께 꾸준히 오르고 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1995년 2.8만원이었던 평균 축의금은 2001년 3.6만원, 2005년 4.2만원, 2013년 6만원, 2019년 7.7만원까지 올랐다. 2019년 축의금 10만원 이상을 낸다는 응답은 45%로, 5만~9만원을 낸다는 응답 47%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문제는 평균 연봉에 비해 축의금 10만원이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중소기업 기준 올해 20대 평균 연봉은 2580만원, 30대는 3600만원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20대는 세전 월급 215만원을, 30대는 300만원을 받는 셈이다. 한 달에 결혼식에 두 번 가게 되면 월급의 약 10%를 축의금으로 쓰는 셈이다.

내달 초에도 직장 선배의 결혼식에 간다는 황모(29) 씨는 "카드값 내기도 힘든데 돈을 주면서도 이렇게 고민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며 "기본 10만원이라는데 5만원만 보내려니 괜히 눈치가 보인다"라고 말했다. 3년차 직장인 강모(31) 씨는 "입사 후 결혼식을 다섯번 갔는데 모두 10만원을 했다"며 "월급은 거의 그대로인데 물가랑 축의금만 계속 오른다"고 했다.

축의금 부담으로 결혼 전 청첩장을 받는 자리가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다. 친하지 않은데 청첩장 모임에 초대 받으면 결혼식 참석 선택권도 사라지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6년차 직장인 박나연(30) 씨는 "직장 내에서 의도치 않게 액수가 공개되거나 대놓고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알게 모르게 부담을 줄 수 있는 문화는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액수보다 축하에 더 큰 의미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지나치게 액수에만 집중하는 이해타산적 축의금 문화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조금 덜 받거나 많이 주게 되더라도 서로 이해해야 상부상조할 수 있다. 돈에 묶이고 액수로 감정을 소모하면 억압이 된다"고 말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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