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물류 시장에서 소상공인의 발이 되어주는 준중형 트럭이나, 수십 톤 단위의 짐을 싣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트랙터처럼 화물차 목적에 충실한 트럭은 아니지만, 픽업트럭은 SUV 실내 구성에 트럭의 다목적성을 더한 특유의 상품성으로 마니아들 사이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차종 중 하나다.
픽업트럭은 다수의 인원이 탑승할 수 있으면서도 적당한 양의 짐을 운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는데, 그 때문에 미국, 호주처럼 땅덩어리가 넓은 나라에서 특히 인기가 많다. 실제로 미국에서 매년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차종 중 하나이며,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제조사인 포드, 쉐보레, 닷지도 픽업트럭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100년 이상 이어지고 있는 픽업트럭의 역사
픽업트럭은 한 국가의 자동차 문화를 대표할 만큼 그 역사도 길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승용 SUV의 앞부분에 트럭 베드를 붙여 놓은 생김새 때문에 픽업트럭을 SUV에서 파생된 자동차로 오해하는데, 실상은 반대로 SUV가 픽업트럭에서 파생된 차종이다. 실제 SUV 중 'UV'를 뜻하는 유틸리티 비히클(Utility Vehicle)이 다목적 차량, 즉 트럭을 뜻하는 단어라고 한다.

SUV보다 긴 역사를 지녔다는 픽업트럭. 그렇다면 과연 최초의 픽업트럭은 언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까. 미국에서는 1913년 '갤리온 전금속 차체 회사'에서 포드의 첫 양산 자동차인 모델 T의 뒷좌석을 떼어내고 적재함을 올린 개조 차량을 자국 최초의 픽업트럭으로 보고 있다.
이 이름 없는 첫 개조 트럭은 농장주들에게 호평을 받았고, 입소문이 나며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이에 화물 수송 차량의 인기를 실감한 포드는 트럭을 개발하는 데 집중해 1917년에는 섀시 캡 트럭의 조상 격 자동차 '모델 TT'를, 8년 뒤인 1925년에는 개조형이 아닌 완성된 화물차 형태의 첫 픽업트럭 '모델 T 런어바웃 픽업보디'를 세상에 공개했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픽업'이란 단어도 모델 T 런어바웃 픽업보디에서 유래됐다. 이처럼 발전을 거듭한 픽업트럭은 1930년대부터 높은 다목적성과 승용 모델보다 저렴한 가격을 강점으로 농장, 산업 현장, 전장 등 인력 및 화물 수송이 필요한 모든 곳에 활용되며 전성기를 맞이한다.

시간이 흘러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3년이 지난 1948년에는 포드 픽업트럭 시리즈 'F'의 조상 격 모델인 F-1이 처음 세상에 공개되었다. 이로부터 5년이 지난 1953년에는 F-1이 F-100으로, F-2와 F-3 모델이 F-250으로 통합되며 우리가 알고 있는 포드의 픽업트럭 브랜드 'F 시리즈'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후에는 치열한 경쟁과 개선을 거듭해 오늘날의 픽업트럭 시장을 형성하게 되었으며, 덕분에 현재 미국 시장에서는 포드 F 시리즈를 비롯해 쉐보레, GMC, 램, 닷지 등 수많은 브랜드들이 픽업트럭 시장을 점령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