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4병 마셨다"던 박대성, 확인 결과 2병… 심신미약 감형 노렸나

일면식 없는 10대 여학생을 살해한 박대성(30)이 소주 4병을 마셨다고 주장했지만 가게에 있던 술병 중 2병만 빈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4일 순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박씨의 모습. /사진=뉴시스

순천 도심 길거리에서 10대 여학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박대성(30)이 소주 4병을 마셨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이 확인한 결과 4병 중 2병의 술병만 빈 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6일 뉴시스에 따르면 전남 순천경찰서는 지난달 28일쯤 살인 혐의를 받는 박씨의 순천시 조례동 가게를 압수수색했다. 조사 당시 식탁에는 안주와 함께 소주 4병이 놓여 있었지만 이 중 술이 다 비워진 것은 2병 뿐이었다. 술이 남아있는 2병 중 1병은 뚜껑도 따지 않은 상태였다.

박씨는 범행 약 4시간40여분 전인 지난달 오후 9시쯤부터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소주 4병을 마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피해자와 모르는 사이"라고 했다. 박씨는 또 혐의는 인정하지만 구체적인 기억은 없다며 정신질환을 주장하기도 했다고 알려졌다.

앞서 박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0시43분쯤 조례동 길거리에서 일면식도 없는 A양(17)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범행 직후 박씨는 거리를 배회하다 주차된 차량을 발로 찼고 차량 주인과 시비가 붙어 경찰에 체포됐다.

전남 순천경찰서는 지난 4일 박씨를 살인 혐의로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송치했다.

김영훈 기자 mike4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