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벤투를 뿌리쳐? ‘무례한 셀카 요청’ 착각한 해프닝 [MD카타르]
[마이데일리 = 도하(카타르) 이현호 기자] 순간 포착의 무서움이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인상을 쓰고 파울루 벤투 감독의 손길을 뿌리쳤다는 ‘움짤(meme)’이 널리 퍼졌다. 문자 그대로만 보면 사실일지 몰라도, 실상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앞뒤 다 자르고 짧은 순간으로만 판단해서는 안 된다.
지난 28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한국과 가나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2차전이 열렸다. 한국은 0-2 스코어에서 2-2까지 따라갔다. 하지만 1실점을 더 내줘 2-3으로 졌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대다수 한국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그만큼 모든 걸 불태운 경기였다. 불운이 겹친 경기였다. 1차전에서 남미 강호 우루과이와 0-0으로 비겨 2차전 승리 기대감이 컸기에 더 안타까운 패배였다. 승부욕이 강한 주장 손흥민도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일부 가나 스태프들은 손흥민의 쓰라린 속마음도 모른 채 셀카를 요청했다. 요청도 아니다. 무작정 손흥민 어깨에 손을 올리고 휴대폰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무례했다. 월드스타와 사진 한 장 남기고 싶을 수 있다. 그러나 시간과 장소가 부적절했다. 그라운드가 아닌 라커룸이나 복도에서 정중히 요청했다면 손흥민이 거절했을 리 없다.
짜증이 날 대로 난 손흥민은 반복되는 가나의 셀카 요청에 팔을 내뺐다. 표정이 좋을 수 없었다. 그때 마침 손흥민 어깨에 손을 올린 사람은 벤투 감독이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다독이려고 했다. 손흥민은 벤투 감독인 걸 확인하고 다시 표정을 풀었다.
29일 대표팀 훈련장에서 만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해당 사건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저도 그 장면을 움짤로 봤는데 대응할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가나전이 끝난 뒤 선수와 감독님도 이 해프닝을 두고 별말이 없었다. 다들 잘 지낸다. 걱정할 일이 전혀 아니다”라며 웃었다.
지금 당장 중요한 건 포르투갈과의 3차전이다. 손흥민은 가나전을 마친 뒤 “동료들이 지금까지 너무 잘해줬다. 지금처럼만 해주면 주장으로서 제가 너무 고마울 것 같다. 이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남았다. (16강 진출) 가능성을 보고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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