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찹쌀풀 대신 넣어도 김치 특유의 감칠맛과 점성을 살려주면서, 오히려 더 건강하고 풍부한 맛을 내주는 재료들이 있다.
평소 자주 먹는 식재료라 구하기도 쉽고, 남은 재료 활용에도 좋아 김장철에 한 번쯤 써볼 만하다.
삶은 고구마나 단호박

고구마와 단호박에는 전분이 풍부해 곱게 갈아 넣으면 찹쌀풀처럼 걸쭉한 점도가 생기고, 양념 재료를 서로 잘 엉기게 만드는 역할을 해준다. 여기에 설탕이나 물엿 대신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단맛이 있어, 김치에 은근한 단맛과 깊은 감칠맛을 더해준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껍질을 깨끗이 씻어 쪄낸 고구마나 단호박을 적당한 크기로 썬 뒤, 물을 약간 섞어 믹서기로 곱게 간다. 이때 너무 되직하면 양념이 과하게 뻑뻑해질 수 있으니, 숟가락으로 떴을 때 천천히 떨어지는 정도의 농도로 맞춰주면 좋다. 이렇게 만든 고구마·단호박 풀을 고춧가루, 마늘, 생강, 액젓과 섞으면 찹쌀풀을 넣었을 때보다 맛이 더 부드럽고 고소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먹을 김치나, 젓갈 양을 줄이고 싶은 집이라면 고구마·단호박이 훌륭한 대안이 된다. 다만 단맛이 강한 편이니, 설탕이나 매실청을 평소보다 줄여 간을 맞춰주는 것이 좋다.
보리밥

김치 양념뿐 아니라 동치미, 열무물김치 같은 물김치에는 보리밥이 찹쌀풀보다 더 잘 어울린다. 식은 보리밥을 물이나 육수와 함께 갈면 풀처럼 부드러운 점성이 생기는데, 이 점성이 국물에 약간의 탁도를 주면서도 텁텁하지 않고 깔끔한 감칠맛을 만들어준다.
보리에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국물이 쉽게 물리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맛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 사용법은 쌀밥 대신 보리밥을 공기 반 컵 정도 준비해, 찬물이나 배·사과를 갈아 만든 육수와 함께 믹서에 곱게 갈아주는 것이다.
이렇게 만든 보리풀을 물김치 국물에 넣고 소금, 설탕, 다진 마늘, 생강, 고춧가루 등과 섞으면 찹쌀풀을 썼을 때보다 국물이 훨씬 가볍고 담백하게 떨어진다. 특히 동치미처럼 맑으면서도 적당한 농도가 필요한 김치에 잘 어울린다.
보리를 사용하면 찹쌀보다 혈당 상승이 완만해, 단맛이 부담스러운 경우에도 좋은 선택이 된다. 다만 보리 특유의 고소한 곡물 향이 있으니 처음에는 양을 조금씩 늘려가며 집 입맛에 맞게 조절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