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의 전기차 충전구역 이용을 둘러싼 갈등이 폭발 직전이다.
정부가 다음 달부터 PHEV의 완속 충전구역 주차 가능 시간을 기존의 절반으로 줄이기로 하면서 차주들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새벽 시간대는 단속에서 제외하자는 보완책이 검토되자, 전기차 차주와 PHEV 차주 모두가 각기 다른 이유로 불만을 터뜨리는 모양새다.

PHEV 차량은 완속 충전구역에서 7시간 이상 주차할 경우 충전 방해 행위로 간주돼 과태료를 물게 된다.
기존 14시간에서 허용 시간이 절반으로 뚝 떨어진 것이다.
이번 조치는 배터리 용량이 작은 PHEV가 충전 완료 후에도 자리를 비우지 않아 정작 밤샘 충전이 필요한 전기차가 피해를 본다는 민원이 누적된 결과다.

PHEV 차주들이 가장 분통을 터뜨리는 대목은 아파트 주차 환경이다.
퇴근 후 저녁에 차를 꽂아두면 7시간 기준에 따라 새벽에 차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주차난이 심한 단지는 새벽 시간대에 대체 주차 공간을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동하고 싶어도 갈 곳이 없는 차주들은 이건 차를 타지 말라는 소리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정부는 반발이 거세지자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를 시간 산정에서 제외하는 새벽 예외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 소식에 이번엔 전기차 차주들이 들고 일어났다.
전기차 충전 수요가 가장 몰리는 핵심 시간대를 예외로 두면, 사실상 규정 도입 이전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다.
결국 밤사이 충전기를 선점당하는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갈등은 비단 충전이 필요한 차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연기관차 차주들은 충전구역이 늘어날수록 일반 주차 면수가 줄어드는 공간 박탈감을 호소한다.
충전구역이 특정 차량만 쓸 수 있는 전용 주차면처럼 변질되면서, 전체 입주민이 공유해야 할 주차 인프라가 특정 집단의 혜택으로 돌아간다는 불만이 커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주차 시간을 규제하는 것보다 충전과 주차를 분리하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충전 완료 후 이동하지 않을 경우 점유 비용을 추가 부과하는 등 자발적인 이동 유인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충전기를 특정 구역에 몰아넣기보다 분산 설치하거나 전력 분배형 시스템을 도입해 이동 부담을 줄이는 설계가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이번 규제가 실질적인 충전 질서 확립으로 이어질지 단정하기 어렵다.
Copyright © 본 콘텐츠는 저작권이 보호되며 카카오 운영지침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