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한데 돈이 없어요" 서울시 내년부터 매년 14% 하수도 요금 올린다

"미안한데 돈이 없어요" 서울시 내년부터 매년 14% 하수도 요금 올린다

사진=나남뉴스

서울시가 노후 하수관로 개선과 시민 안전 강화를 위한 재정 확보 차원에서 오는 2026년부터 2030년까지 해마다 하수도 사용료를 14%씩 인상하기로 했다.

지난 5일 서울시는 물가대책위원회에서 하수도 사용료 조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해당 안은 연평균 9.5%의 인상률을 적용해 5년간 단계적으로 요금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가정용을 포함한 전용도 요금에 변동이 생긴다.

이번 조정안의 핵심은 서울시 하수도 요금의 낮은 현실화율을 개선하는 데 있다. 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서울의 하수도 요금 현실화율은 56%에 불과해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확인됐다.

현재 1㎥당 하수 처리 원가는 약 1,246원인데 반해 실제 평균 부과 요금은 693원에 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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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서울시는 현실화율을 2030년까지 80%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가정용 요금은 현재 ㎥당 400원(사용량 30㎥ 이하 기준)에서 2026년 480원, 이후 매년 80~90원씩 인상돼 2030년에는 770원까지 오른다. 5년 누적 인상률은 총 92.5%에 달한다.

일반용(상업용) 요금도 현재 ㎥당 500원에서 2026년 580원으로 인상되며 2030년에는 900원까지 단계적으로 조정된다. 욕탕용 요금 역시 현행 ㎥당 440원에서 내년에는 520원, 2030년에는 800원으로 오를 예정이다.

이번 요금 인상으로 인한 가계 부담도 일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가 월 평균 6㎥의 하수를 사용하는 경우 현재 2,400원 수준에서 2026년에는 약 2,880원으로 약 480원이 증가한다. 4인 가구 기준으로는 현재 9,600원이 1만1,520원으로 약 1,920원이 늘어난다.

서울시는 시민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정용과 영세 자영업자가 포함된 일반용 1단계 요금은 하수 처리 원가 이하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인상 이후에도 가정용 요금의 최고 수준은 ㎥당 770원으로 원가보다 낮은 수준이다.

요금 인상은 '싱크홀 사고' 예방 위한 필수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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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 체계도 현재 가정용은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으나, 이를 폐지하고 단일요율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서울시 가정용 이용자의 98.6%가 최저 단계에 포함되는데, 이는 실질적인 소득 재분배 효과가 미미한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시에서는 누진제를 폐지하고 단일요율제로 전환해 요금 구조의 단순화와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로 했다.

일반용은 누진제 전면 폐지가 소상공인 등 취약 계층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기존 6단계 체계를 4단계로 축소 조정한다.

서울시는 물가대책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7월까지 조례 개정과 관련한 행정절차를 마무리하고 9월 시의회 심의를 통해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인상률과 시행 시기 등은 의회 논의 과정에서 일부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정성국 서울시 물순환안전국장은 "지속되는 고물가 속에서도 하수도 기반시설 개선과 시민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이번 인상은 수질 개선과 도심 싱크홀 사고 예방을 위한 필수적 조치인 만큼 시민 여러분의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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