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올라타자”...금고속 5만원권 대방출 예금 187조 몰려

김정환 기자(flame@mk.co.kr) 2022. 12. 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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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권 39% 시중 유통후 한은行
환수율 1년새 21.6%P 껑충
“고금리 쫓아 머니무브 가속”
서울 시내 한 은행에서 촬영한 지폐 [사진 = 연합뉴스]
올해 들어 기준금리가 2.25%포인트(1%→3.25%) 뛰며 금리 상승 흐름이 강해지자 금고 속에 숨었던 뭉칫돈이 대거 시중으로 나오고 있다. 주식, 부동산 등 자산시장 침체가 심해진 가운데 고금리에 주요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5%에 육박하자 풀린 자금이 은행권으로 몰리는 ‘역(逆) 머니무브’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2일 매일경제가 한국은행 화폐발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표 고액권인 5만원권은 1~10월까지 18조3000억원이 발행돼 이 중 7조1000억원이 한은으로 되돌아왔다. 중앙은행이 찍었던 돈이 시중을 돌아다닌 후 다시 돌아온 비율(환수율)은 39.0%로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수율은 지난 2019년 60.1%를 기록했다가 이듬해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거래가 극도로 위축되자 24.2%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는 저금리 현상에 5만원이 처음 발행됐던 2009년(7.3%) 이후 가장 낮은 17.4%까지 추락했다가 올해 급반등하고 있는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다시 시중에서 현금이 거래되기 시작했다”며 “무엇보다 고금리 기조에 현금 보유하고 있는데 따른 기회비용이 커지자 그동안 묶였던 돈이 시중으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금고를 탈출한 돈은 금리를 좇아 은행 예금과 채권 시장으로 흘러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 수신 잔액은 10월 기준 2252조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16조원(5.4%)이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정기예금에는 187조원(25.2%)이 몰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더 강해지고 있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을 비롯한 국내 5대 은행의 11월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827조원으로 한달새 19조원 증가했다.

1~11월 개인 투자자의 국내 채권 순매수액(18조4500억원)도 전년 대비 3배 이상 뛰어오르는 등 채권으로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최소한 내년까지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며 은행권으로 시중 자금 유입되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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