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과학자만이 발명에 성공한 ''금 100분의 1 가격으로 똑같은 성능을 내는'' 이것

부산대가 만든 초평탄 단결정 구리

부산대학교 정세영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공기 중에서도 쉽게 산화되지 않는 초평탄 단결정 구리 박막 제작에 성공했다. 이 구리는 원자가 군대식으로 일렬 정렬된 ‘초정렬 구조’를 이루며, 표면 거칠기가 약 0.16나노미터 수준으로 측정될 만큼 매끈하다. 기존 구리는 결정립 경계가 많고 표면이 거칠어 고성능 전자소자에서 금의 완전한 대체재가 되기 어려웠지만, 이번 성과는 구리의 물성과 신뢰도를 금 수준으로 끌어올린 기술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금이 필수였던 이유, 구리가 넘는 벽

금은 전기전도성, 내식성, 계면 안정성이 뛰어나 반도체·우주항공·의료 장비에서 접점·배선·도금 재료로 사실상 표준이었다. 문제는 가격이다. 금은 100g당 약 900만 원 수준으로, 스마트폰·서버·항공우주 부품 전 과정에서 비용 부담을 키웠다. 반면 구리는 금 가격의 약 100분의 1이지만, 산화와 거칠기, 결정립 경계가 야기하는 전자 산란 때문에 고주파·초미세 배선에서 신뢰성 리스크가 컸다. 단결정·초평탄·내산화 구리는 바로 이 병목을 정면으로 해결한다.

0.16nm 평탄성과 ‘초정렬’이 바꾸는 소자 세계

표면 거칠기 0.16나노미터는 원자 한두 층 수준의 요철만 남긴다는 의미로, 계면 저항과 전자 산란을 최소화한다. 단결정 구리는 결정립 경계가 사라져 이동도 손실이 줄고, 전자 흐름의 선형성이 개선되어 고주파·고속 신호 전송에서 손실이 낮다. 동시에 ‘초정렬’ 원자 배열은 화학적으로도 안정해 산화를 늦추고, 도금·접합 공정에서 계면 결함과 보이드 형성을 억제한다. 결과적으로 금이 맡아온 접점·인터커넥트·RF 라우팅 기능을 구리가 치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를 다시 쓰다

스마트폰 한 대에 들어가는 금이 3,000원이라면, 동일 기능을 초평탄 단결정 구리로 대체할 경우 30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단일 기기에서는 미미해 보일 수 있지만, 연간 수억 대 단위의 모바일·웨어러블·IoT에서 누적 절감액은 막대하다. 서버·데이터센터·네트워크 장비에서 고주파 배선·커넥터·패키지 기판 전환은 더 큰 절감 폭을 만든다. 우주항공·의료 장비처럼 금을 ‘안전 마진’으로 써온 영역에서도, 내식·내열·계면 안정성을 입증한 구리가 들어가면 수천억 원 규모의 원가 혁신이 가능하다.

부식이 GDP를 갉아먹는다, 구리가 막는다

세계 GDP의 약 3%가 금속 부식으로 사라진다는 추산이 있을 만큼, 산화·부식은 산업의 보이지 않는 손실이다. 단결정·내산화 구리는 표면 반응성을 낮추고, 보호막(패시베이션) 형성층을 균일하게 만들어 장기 신뢰성을 높인다. 전력전자·전기차 인버터·충전 인프라처럼 고전류·고온·고습 환경의 접점 신뢰성도 개선된다. 결과적으로 유지보수 주기 연장, 다운타임 감소, 보험·보증 비용 축소까지 간접 효과가 쌓이며, 총소유비용(TCO)이 내려간다.

금 대신 구리로 더 똑똑하게 미래를 열자

이제 과제는 스케일과 표준화다. 웨이퍼·필름·포일 등 다중 포맷 대면적 생산, 도금·증착·전해 공정의 호환성, 패키지·기판·플렉시블 라인의 공정 창(윈도우) 검증을 앞당기자. 단결정 구리를 위한 결함 분석, 계면 공학, 보호 코팅·엔캡슐레이션의 모듈화를 정교하게 다듬으면, 반도체·모바일·우주항공·의료 전반에서 금 대체율이 빠르게 오른다. 부산대에서 시작된 30년의 집념이 산업 표준으로 이어질 때, 한국의 소재·공정 기술은 비용과 성능을 동시에 잡는 새로운 기준이 된다. 더 싸고, 더 강하고, 더 믿을 수 있는 구리—그 기술로 세계 시장의 질서를 다시 써 내려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