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과 닮아도 너무 닮았다! 예상 못 한 천만 관객 불러 모은 레전드 한국영화

<왕의 남자>

2005년, 한국 영화계에는 하나의 ‘사건’이 벌어졌다. 바로 <왕의 남자>의 등장이다. 사극이라는 장르, 그것도 액션도 코미디도 아닌 비극적 서사를 중심에 둔 작품이 무려 12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모으며 신드롬을 일으킨 것이다. 그리고 지금, 또 하나의 ‘왕’ 이야기가 극장가를 뒤흔들고 있다. 바로 <왕과 사는 남자>다. 전혀 다른 시대에 탄생한 두 작품이지만, 흥행 궤적만큼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왕의 남자>는 연산군 시대를 배경으로, 광대들의 시선에서 권력과 욕망, 질투를 그려낸 작품이다. 기존 사극이 왕과 권력자의 이야기 중심이었다면, 이 영화는 민초인 광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완전히 새로운 시선을 제시했다. 마당극과 판소리, 연극적 요소를 결합한 ‘퓨전 사극’이라는 형식 역시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시도였다.

무엇보다 이 작품이 대중을 사로잡은 이유는 ‘입소문’이었다. 개봉 초반만 해도 대작 블록버스터가 아니었던 이 영화는 관객들의 자발적인 추천과 재관람 열풍을 타고 점점 관객 수를 늘려갔다. 개봉 45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고, 최종 1230만 명이라는 기록을 세우며 한국 영화 역사상 세 번째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N차 관람’ 문화다. 관객들은 단순히 영화를 한 번 보고 끝내지 않았다. 감정선과 캐릭터에 깊이 빠져들며 2번, 3번은 물론 20번 이상 관람한 사례까지 등장했다. 이른바 ‘폐인 문화’라 불리는 팬덤적 소비가 흥행의 핵심 동력이 됐다.

이 같은 현상은 현재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흐름과도 정확히 맞닿아 있다. 초반 기대작으로 주목받긴 했지만, 진짜 폭발력은 관객 반응에서 나왔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퍼진 호평, 배우들의 연기와 감정선에 대한 입소문, 그리고 재관람 인증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20년 전 <왕의 남자>를 떠올리게 한다.

또 하나 주목할 지점은 ‘소재’다. <왕의 남자>는 당시로서는 대중적으로 성공하기 어려웠던 동성애 코드를 서사에 녹여냈다. 상업 영화에서 쉽게 다루기 힘든 소재였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완성도와 배우들의 열연이 이를 뛰어넘었다. 특히 공길 역을 맡은 이준기는 이 작품을 통해 단숨에 스타덤에 오르며 ‘꽃미남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흥행 환경 역시 지금과 비교하면 더욱 놀랍다. 당시 이 영화의 스크린 수는 300개 남짓에 불과했다. 지금처럼 1000개 이상의 스크린을 확보하는 시대가 아니었음에도, 오직 관객의 선택으로 천만을 넘어선 것이다. 좌석이 없어 계단에 앉아 관람했다는 증언까지 나올 정도로 극장가는 뜨거웠다.

이처럼 <왕의 남자>는 ‘가장 천만 영화다운 천만 영화’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형 자본이나 마케팅이 아닌, 작품성과 관객의 자발적인 반응으로 만들어낸 흥행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요 시상식에서도 작품상, 감독상, 연기상 등을 휩쓸며 흥행과 작품성을 동시에 입증했다.

<왕과 사는 남자>

그리고 지금, <왕과 사는 남자> 역시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거대한 마케팅보다 관객 반응이 앞서고, 한 번 본 사람들이 다시 극장을 찾으며 흥행을 키워가는 구조다. 결국 두 작품이 닮은 이유는 단순하다. 관객이 ‘좋아서’ 움직였다는 점이다.

20년 전 극장가를 뒤흔들었던 <왕의 남자>의 신드롬. 그리고 지금 다시 쓰여지고 있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서사. 시대는 달라졌지만, 진짜 관객의 힘이 만들어내는 기적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두 영화는 똑같이 증명하고 있다.

왕의 남자
감독
출연
정석용,이승훈,장항선,윤주상,최일화,신정근,윤소정,맹봉학,이영석,서승원,김주홍,조련,박수일,우현,김현진,정대용,김현아,김진영,하희경,전일범,문정수,강은진,조경훈,한일규,최석환,김태웅,정진완,정승혜,이준익,장원석,이병우,지길웅,나승룡,한기업,김탄영,김보선,홍장표,정재민,오세영,강대영,손미경,김미정,임선애,정용기,정현진,김정선,이재홍,이윤석,최태영,김상범,김재범,박미정,강승용
평점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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