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야심찬 프로젝트가 마침내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2025년 5월, KAI가 'FA-50 단좌형 조종성 평가 시뮬레이터 조종석 제작' 입찰을 공고하면서 오랫동안 꿈꿔왔던 단좌형 경전투기 개발이 본격 궤도에 올랐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정식 명칭은 'FA-50 Block 30'이지만, 개발 과정에서는 'F-50'이라는 코드명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2002년 T-50 개발 당시부터 구상되었던 이 단좌형 전투기가 20여 년 만에 다시 빛을 보게 된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그리고 F-16의 80% 성능에 절반 가격이라는 매력적인 제안이 과연 현실이 될 수 있을까요?
왜 지금 단좌형인가? - F-16급 성능에 훈련기 가격
FA-50 Block 30이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기존 2인승 FA-50에서 뒷좌석과 관련 장비를 제거하고, 그 공간에 300갤런(약 1,135리터) 보조연료탱크를 설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간단해 보이는 변화가 가져올 효과는 놀랍습니다.
항속거리가 20~30% 연장되어 기존 443km였던 작전 반경이 약 580km까지 늘어날 전망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페이로드와 항속 성능이 F-16 Block 70/72의 80% 수준까지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입니다.
KAI는 이를 통해 "F-16 Light" 시장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기존 복좌형이 주로 훈련과 경공격 임무에 특화되어 있었다면, 단좌형은 본격적인 공대공 전투와 장거리 침투 공격까지 소화할 수 있는 진정한 멀티롤 파이터를 지향합니다.
개발 일정표 - "22개월 마라톤의 시작"
FA-50 Block 30의 개발 일정은 매우 구체적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2024년 산업통상자원부와 KAI가 공동 투입을 결정하고 예산을 확보한 데 이어, 2025년 5월부터 2027년 2월까지 22개월에 걸쳐 핵심 기술 입찰이 진행됩니다.
이 과정에서 단좌형 조종석 설계와 비행제어 시뮬레이터 통합이 완료됩니다.

2026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인 시제기 조립에 들어갑니다.
구조와 연료 시스템 개조는 물론, 새로운 AESA 레이더인 PhantomStrike 탑재도 시작됩니다.
그리고 2027년 하반기, 드디어 첫 시험비행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때 형상이 확정되고 공중급유 프로브 작동도 검증됩니다.
KAI의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Block 30은 2027년 시험비행, 2028년 인증 완료를 목표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는 매우 야심찬 일정이지만, T-50 계열의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로 평가됩니다.
기존 FA-50과 무엇이 달라지나?
FA-50 Block 30의 업그레이드 항목들을 살펴보면 단순한 좌석 변경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레이더입니다.
기존 Block 20의 EL/M-2032 기계식 레이더에서 레이시온의 PhantomStrike AESA 레이더로 업그레이드됩니다.
이는 F-16 Block 70에 탑재되는 것과 동일한 최신형 레이더입니다.

항속거리는 기존 1,850km에서 약 2,400km로 20~30% 증가합니다. 이는 300갤런 보조연료탱크 설치 효과입니다.
공중급유 기능도 옵션에서 기본 장착으로 바뀝니다.
무장탑재량은 4.5톤으로 동일하지만, 장거리 연료탱크 제거 효과로 실질적인 페이로드 여유가 생깁니다.
엔진은 기존 F404-GE-102를 그대로 재사용합니다.
17,700lbf의 추력은 단좌형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조종사 1명이 탑승함으로써 중량이 줄어들고, 연료 효율성도 향상되기 때문입니다.
F-16과의 경쟁력 - "가격 절반, 운영비 3분의 1"
FA-50 Block 30의 가장 큰 매력은 경제성입니다.
F-16 Block 70의 획득가가 약 9,000만 달러인 반면, Block 30은 4,500~5,000만 달러로 예상됩니다.
거의 절반 수준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운영비입니다.
F-16의 시간당 운용비가 약 27,000달러인 반면, FA-50은 약 8,000달러에 불과합니다. 3분의 1 수준입니다.

이런 경제성은 여러 요인에서 비롯됩니다. 우선 T-50 계열의 전체 부품 54%가 F-16/F-18 등 기존 전투기와 공용 부품을 사용합니다.
30%는 일부 개량품이고, 16%만이 한국 자체 개발품입니다.
이는 F-35의 A/B/C 모델 간 공유 부품 비율보다도 높아 경제성 확보에 크게 기여합니다.
또한 단발 엔진을 사용하는 점도 운영비 절감에 도움이 됩니다.
F-16도 단발 엔진이지만, FA-50은 더 단순한 구조로 설계되어 정비성이 뛰어납니다.
특히 개발도상국이나 예산에 제약이 있는 공군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조건입니다.
수출 시장의 러브콜 - 이미 여러 국가가 관심 표명
FA-50 Block 30에 대한 국제적 관심은 이미 뜨겁습니다.
이집트는 노후한 F-16 C/D 대체와 공군 단일화 추진 과정에서 Block 30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폴란드는 FA-50PL 40대 추가 옵션과 함께 단좌형 제안을 검토 중입니다.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와 UAE는 예산과 운용비를 절감할 수 있는 4.5세대 틈새 파이터를 탐색하고 있어 Block 30이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경공격기 500대 도입 추진 계획도 Block 30에게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현재까지 FA-50은 필리핀, 이라크, 말레이시아, 폴란드, 태국 등에 130여 대가 수출되었습니다.
복좌형만으로도 이런 성과를 거둔 만큼, 단좌형이 추가되면 수출 경쟁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은 과제들 - 완벽하지 않은 도전
물론 FA-50 Block 30 개발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국내에서 KF-21, F-35와의 임무 중복 최소화입니다.
한국 공군 내에서 구매 우선순위를 어떻게 조정할지가 관건입니다.
현재 한국 공군은 FA-50을 주로 훈련과 방공 임무에 활용하고 있는데, Block 30이 도입되면 역할 정립이 필요합니다.
둘째는 엔진 성능 여력 문제입니다.
현재 F404 엔진으로도 충분하지만, 향후 F414으로 교체나 F404 엔진 업그레이드를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무장탑재량이 늘어나고 임무 범위가 확대되면 더 강력한 엔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셋째는 수출 파이프라인 확보입니다.
2027년 시험비행과 2028년 인증 직후 '견적 패키지'를 공개할 예정이지만, 이미 선주문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발비 650억 원을 회수하려면 상당한 수출 물량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테이블에 올라온 선택지, 이제는 하늘로
시뮬레이터 제작이 본궤도에 오른 2025년 현재, FA-50 Block 30의 첫 비행까지 남은 시간은 2년 남짓입니다.
계획대로라면 2027년 말 시험비행, 2028년 인증을 거치며 "F-16 Light" 시장을 정조준하게 됩니다.
국방기술품질원 항공전력팀 관계자는 "단좌형은 가격, 항속, 정비성을 한 번에 잡은 '경제형 멀티롤' 카드"라고 평가했습니다.
실제로 Block 30이 성공적으로 하늘을 가르면, 한국 항공산업은 트레이너(T-50) → 경공격기(FA-50) → 경량 멀티롤(Block 30)까지 'T-50 패밀리' 고리를 완성하며 또 한 번 시장 지형을 흔들게 될 것입니다.
2002년 T-50 개발 당시부터 꿈꿔왔던 단좌형 전투기가 드디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F-16을 넘보는 야심찬 도전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앞으로 2년간의 여정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