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불꽃축제 비하인드 SSUL

이 영상을 보라. 얼마 전 성대하게 열린 여의도 불꽃축제, 공식명칭은 ‘세계불꽃축제’다. 이 세계불꽃축제와 11월 열리는 부산불꽃축제, 5월에 열린 포항국제불빛축제를 국내 3대 불꽃축제로 꼽는다. 한 축제에 많을 땐 매년 100만 가까운 인파가 몰리는데, 정작 불꽃을 어디서 쏘는지 목격한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운데 유튜브 댓글로 “불꽃축제 때 쓰는 폭죽은 어디서 쏘는건지 알아봐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직접 현장에 가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대규모 불꽃축제 때 쓰는 폭죽은 대체로 바지선, 그러니까 이렇게 생긴 배를 강이나 바다에 띄워서 발사한다. 주변에 혹시나 불꽃이 튀어서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최소한 반경 400m 정도에는 아무것도 없이 텅 비워놔야 하는데, 그래서 다른 선박이 접근하는 것도 엄격하게 막는다. 거리를 규정한 법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업계 자체적으로 통용되는 원칙이다.

불꽃축제 메인 현장은 한강 근처의 선유도공원 북동쪽 방향, 일반인은 바로 진입할 수 없는 이 한강유람선 선착장이다. 바지선에 폭죽을 준비하는 약 열흘 간 일반인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한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도 경호업체 직원들이 출입문을 막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다루는 게 화약이다보니 조금만 유출되더라도 매우 위험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번 축제 때 동원된 바지선은 총 37척이다. 1척 길이가 긴 건 250m나 되는데, 다 합치면 1.2㎞는 된다. 각 바지선에는 이렇게 작은 발사대부터 대포처럼 큰 것(촬영분 10인치 폭죽)까지 온갖 크기 폭죽을 준비한다. 큰 폭죽의 경우 한 묶음을 고정하는 데 드는 모래만 7톤, 다 합치면 80톤이다. 오로지 발사를 위해 한화 측이 직접 제작한 철제 구조물도 동원된다. 만일을 대비해 소화기도 이렇게 여기저기 배치됐다.

현장 관계자
“지금 여기에 들어있는 모래가, 한 7톤 정도 모래를 충진(채움)을 합니다. 그래서 이게 절대로 움직이지 않도록 하고 이렇게 모래로 꽉 잡아놓으면 얘는 어떤 불량품이거나, 그러니까 위력이 더 세거나 해서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을 다 막아줍니다."

세계불꽃축제에서 폭죽을 쏘는 구역은 크게 2곳으로 나눠진다. 마포대교와 원효대교 구역, 그리고 한강철교 구역에 분산해 배치되는데, 한국팀이 만든 폭죽은 2개 구역 모두에서 스케일이 크게 발사되고, 외국팀이 만든 건 원효대교와 한강대교 사이 공간에서 쏜다. 해당 국가 관계자들이 직접 입국해 함께 설치한다고 한다. 

아무래도 폭죽이란 게 화약류다 보니 수입 자체도 까다롭고 양도 많고 해서 물자 운반 자체가 준비과정에서 비중이 가장 크다.

현장 관계자
“지금 여기 들어간 게 화물차, 15톤 차 있지 않습니까? 그게 35대 (분량)”

불꽃축제에는 국내 최고 수준 전문가들이 동원된다. 각 부문별로 경력 15~20년의 베테랑 디자이너들이 행사 반년 전부터 음악과 불꽃을 어우러지게 설계한다고 한다. 현장 설치를 지휘하는 건 올해 24년 경력의 폭죽 설치 전문가인데 각 폭죽마다 각도와 방향을 치밀하게 계산해야 하고 발사 뒤 연기의 흐름이나 분산 시점까지 계산에 넣어야해서 풍부한 경험이 필요하다. 

서울 이외에도 부산에서도 11월 부산불꽃축제가 열리는데 여긴 어떨까. 서울 여의도 세계불꽃축제가 아기자기함과 디테일이 강점이라면 이 부산의 축제는 폭죽의 크기 면에서 거의 국내 최고 수준으로 압도적인데, 아무래도 강보다 훨씬 넓은 바다에서 쏴서 안전거리 확보가 더 쉽기 때문이다. 국내 가장 큰 폭죽인 64㎝짜리(25인치), 그러니까 여의도에서 쏘는 폭죽의 거의 2배 가까이 큰 걸 볼 수 있다.

부산불꽃축제 폭죽 발사 장소는 크게 5곳 정도로 나눠서 볼 수 있다. 일단 광안리해수욕장 앞 움푹 들어간 자리가 가장 큰 폭죽을 쏘는 메인 자리, 그리고 광안대교를 따라 상부와 하부로 나눠서 약 1㎞ 가까운 길이 발사 지점이 있고, 또 좌우로 문화유적지인 이기대, 동백섬 앞 바다에 하나씩 지점이 잡힌다.

해외 여러 국가가 참가하는 게 특색인 포항국제불빛축제의 경우는 지난 5월에 열렸는데 발사 장소가 종종 바뀌곤 했다. 2019년에는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쐈지만 4년만에 열린 올해는 형산강 앞에 바지선을 띄워 폭죽을 발사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