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상현의 견제구] '3000안타' 꿈꾸던 타격기계, 왜 한겨울 빈털터리가 되었나

- 2618안타 '리빙 레전드'의 굴욕... 40대 형님들 잭팟 터질 때, 왜 38세 손아섭만 찬밥 신세인가?
- C등급 보상금 7.5억도 아깝다? 키움마저 외면한 냉혹한 현실... '가성비' 떨어진 안타 제조기의 슬픈 겨울
- 홈런 1개-장타율 0.371의 추락... 이름값 떼고 성적표만 남은 시장, '슈퍼 베테랑' 시대의 씁쓸한 이면

세상은 참으로 불공평하다.
누구는 마흔이 넘어서도 '종신 삼성'을 약속받으며 수십억 원의 잭팟을 터뜨리는데, 누구는 KBO 역사상 가장 많은 안타를 치고도 해가 바뀌도록 전화기만 붙들고 있다.
최형우(43)와 강민호(41)가 ‘클래스’라는 훈장을 달고 여전히 뜨거운 겨울을 보낼 때, ‘안타왕’ 손아섭(38)에게 돌아온 것은 시장의 싸늘한 외면뿐이다.

"홈런 1개 치는 코너 외야수?" 구단은 바보가 아니다
냉정하게 묻자.
당신이 단장이라면 장타율 0.371에 홈런 딱 1개를 때린 38세 코너 외야수에게 얼마나 투자하겠는가?
최형우가 자식뻘 투수들의 150km/h 강속구를 담장 밖으로 넘기며 OPS 0.928을 찍을 때,
손아섭의 방망이는 그저 내야를 살짝 넘기는 ‘똑딱이’로 전락했다.

과거의 손아섭이라면 그 악바리 같은 컨택 능력으로 시장을 제패했겠지만, 현대 야구의 지표는 더 이상 안타 개수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다.
수비 범위는 좁아졌고, 지명타자 슬롯은 이미 강백호와 페라자가 점령한 한화에서 손아섭의 존재는 '계륵' 그 자체다.
장타가 실종된 베테랑 외야수에게 줄 자리는 1군 엔트리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벌금 5억 내는 게 손아섭 보상금 7억 5천 주는 것보다 싸다”는 결론.
레전드의 가치가 고작 벌금 액수와 비교당하며 ‘가성비 미달’ 판정을 받은 셈이다.
허승필 단장의 “접촉조차 없다”는 일축은 손아섭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3000안타? 기록은 기록일 뿐, 밥을 먹여주지 않는다
손아섭은 전인미답의 3000안타까지 382개를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기록은 필드 위에 서 있을 때나 유효한 법이다.
주전 보장은커녕 백업 자리도 장담 못 하는 처지에 3~4시즌을 더 버틴다?
그것은 레전드의 화려한 피날레가 아니라, 구차한 연명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시장은 이제 더 이상 이름값에 속지 않는다.
45년 차 KBO리그는 “당신이 어제 무엇을 했느냐”가 아니라 “내일 우리 팀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느냐”를 싸늘한 어조로 묻고 있다.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한 손아섭에게 남은 것은 원소속팀 한화가 던져줄 ‘자비로운’ 헐값 계약뿐이다.
3000안타의 꿈은 이제 대기록의 서막이 아니라, 은퇴로 가는 길목의 신기루가 되어가고 있다.
글/구성: 민상현 전문기자, 김PD
#손아섭의 프로통산 주요 기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