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이었던 남편 자존심 지켜주려고 몰래 설거지 알바했다는 배우 아내

배우 성동일은 연기력은 물론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을 자랑하는 '믿고 보는 배우'로 불리지만 지금의 자리까지 오르기 위해 길고 긴 무명시절을 보냈다. 1년 동안 120만 원을 벌며 연기경험을 쌓았던 힘들었던 연극배우시절을 지나 1991년 SBS 공채 탤런트 1기에 발탁되며 훈훈한 외모로 주목받기도 했지만, 무대연기와 방송 연기의 차이를 익히지 못해 '연기 못하는 배우'로 찍히면서 다시 긴 시간의 무명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SBS 공채 탤런트 1기의 떠오르는 유망주에서 단역으로 전락한 성동일은 7년의 무명시절을 지나 지난 1998년 SBS 드라마 '은실이'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사투리와 빨간 양말로 포인트를 잡은 건달 '빨간 양말 양정팔' 큰 인기를 얻기 시작한 그는 광고와 트로트음악까지 발매하며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지만, 다시 연기만 하는 배우의 길을 고집하며 10년 동안 생활고를 겪는 암흑기를 보냈다.

아파트 관리비를 못내 단전, 단수가 되기도 했던 성동일. 당시 예능이라도 출연하라고 했지만 배우 자존심에 모두 거절했던 성동일은 "네 아내는 지금 감자탕집에서 설거지하고 있다"는 누나의 말에 충격을 받았고, 아내가 갖고 있던 귀금속을 팔아 아파트 관리비를 냈다는 아내의 친구들의 말에 생계형 예능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도 나를 배우로 생각하지 않는데 나만 배우라고 생각했던 거다. 배우면 뭐 하나, 가족들이 힘들었다. 나는 연기자도 가장도 뭣도 아니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성동일은 예능과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하였고, MBC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서는 아들 성준, 딸 성빈과 함께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해당 방송에서 그는 딸과 함께 아내를 처음 만난 식당에서 첫 만남을 떠올리며 상황극을 하다 아내 생각에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왜 우냐는 딸의 물음에 그는 "엄마가 아빠 진짜 힘들 때 만나서 고생 많이 했다. 엄마한테 미안해서 우는 거다"라며 "내가 가장 힘들 때 시집와서 지금까지 행복을 지켜주고 있는 아내가 고마워서 울컥했다"라고 눈물의 이유를 고백했다.

과거에 한 방송에서 성동일은 이렇게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은 가족이라고 말했다. 제일 행복한 순간을 묻는 질문에 그는 "촬영 끝나고 집에 들어가면 아이들과 아내가 자고 있는 모습을 꼭 본다. 그때 '난 정말 행복하구나' 느낀다. 연기 잘하는 연기자, 성격 좋은 선배 후배 성동일이 아니라, 정말 괜찮은 남편, 아빠라는 말을 제일 듣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