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장은 생태환경 놀이터...아이들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영록 / 도시농부
자연을 배우고 느끼고 누리고 지킬 줄 알아야 인류 지속가능성 확보 가능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지구란 잠시 빌려쓰는, 후손과 함께 해야 하는 생존의 장이다. 그러므로 나만 잘살면 된다는 생각에 뒤를 생각하지 않고 자연을 훼손하고 파괴하는 일을 해서는 안된다.
모름지기 지능을 가진 사람이라면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듯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생태환경은 지속가능성을 전제로 하여야 하는 것이다.
아직도 도시농업을 상추기르기만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주장하는 중세인들과도 같다.
도시농부는 작물을 기르는데 있어서 건강한 먹거리 생산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생태를 생각하고 지구환경을 고민하는 환경운동가의 모습도 필연적으로 갖게 되어 우리 공동체에서도 이와 관련된 연구를 하고 실천을 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이들의 첫번째 활동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자연과 친숙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생태환경놀이터”가 바로 그것이다.
생태환경놀이터는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뉘어 진행되었는데 상반기에는 직업탐구활동, 생태탐사 및 텃밭 디자인 하기, 버섯키우기, 웰컴푸드만들기, 진달래 화전 만들기, 봄나물 무침, 감자심기, 열매채소심기, 열무 수확하기 등 텃밭활동으로 구성되어 프로그램에 참가한 아이들이 좋아하는것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큰 호응을 받았다.
아이들이 텃밭 속에 옹기종기 앉아 다양한 텃밭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 텃밭 속에 꽃이 피었나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곤 하였다.
직접 딴 진달래로 화전을 만드는 활동은 아이들의 부모들에게도 생소한 일일 것이다. 아이들이 직접 심고 가꾸고 수확하여 바로 쪄 먹는 감자 맛은 또 얼마나 맛있었을까. 자기 손으로 딴 상추에 싸 먹는 삼겹살 맛은 또 어떠했을까.
처음에 서먹했던 아이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동네 친구도 생기게 되고 형, 누나, 언니, 오빠도 생겨났다.
하반기에는 김장배추와 무 심기를 시작으로 쪽파와 갓 심기, 가을에 만난 곤충관찰하기, 새총쏘기, 벼수확, 무 배추 수확하고 시래기 엮기, 호박요리만들기 등 텃밭활동과 놀이활동을 같이 하였다.
새총쏘기는 직접 새총을 만들어 보게 하고 싶었으나 아이들이 어려서 새총을 직접 만들진 못했고 숲속 죽은 나뭇가지 중 적당한 것을 골라 만들어 주었고 과녁을 만들어 주고 총알은 떨어진 도토리를 주어서 쏘게 하였다.
곤충관찰 프로그램할 때는 아이들이 잠자리채를 들고 텃밭 사이를 누비며 곤충을 잡으러 뛰어 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예전 어릴적 향수를 끄집어 내게 하였다.
아이들의 건강한 웃음소리가 온 농장에 울려 퍼지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고 자란 작물이 더 실해 보이는 것은 내 기분 탓일까?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것은 자신의 생존만큼 중요한 일이다. 공부도 해야 하지만 공부를 책 속에서만 찾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배우고 깨닫는 모든 활동이 다 공부이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책은 다름 아닌 자연이다. 자연을 배우고 느끼고 누리고 지킬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인류는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