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을 때는 이혼을 결심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가 외도나 돈 문제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수십 년을 함께 산 뒤에는 거대한 사건 하나보다 오랫동안 반복된 작은 상처가 더 견디기 어려울 때가 있다.
특히 자식들이 독립하고 남편까지 퇴직하면 그동안 참고 살았던 문제가 더욱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늙어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3위. 퇴직하고 모든 집안일을 아내에게 맡기는 남편
회사에 다닐 때는 바쁘다는 이유라도 있었다. 그런데 퇴직한 뒤 하루 종일 집에 있으면서도 밥과 청소, 빨래를 모두 아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편이 있다. 심지어 아내가 외출하면 "점심은 뭐 먹어?"부터 묻는다.
아내 역시 나이가 들었고 몸도 예전 같지 않다. 남편의 은퇴가 아내에게는 하루 세끼를 더 챙겨야 하는 새로운 노동의 시작이 된다면 함께 있는 시간이 반갑지만은 않을 수 있다.

2위. 아내의 희생을 평생 당연하게 여기는 남편
자식을 키우고 시부모를 챙기며 집안을 돌본 시간을 아내가 이야기하면 "다들 그렇게 살았지"라고 넘긴다. 고맙다는 말보다 자신도 돈 버느라 고생했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 남편 역시 가족을 위해 희생했을 수 있다.
문제는 서로의 고생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수십 년 동안 자신의 수고가 당연한 것으로 취급됐다는 생각이 들면 과거의 작은 서운함까지 한꺼번에 떠오를 수 있다.

1위. 늙어서도 아내를 존중하지 않는 남편
결국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은 사랑이 식은 것보다 존중이 사라진 관계일 수 있다. 아내가 말하면 대수롭지 않게 넘기고 사람들 앞에서 아내를 무시하며 중요한 결정도 혼자 내린다. 화가 나면 막말을 하고 나중에는 "부부끼리 그 정도 말도 못 하냐"고 한다. 젊을 때는 자식 때문에 참고 경제적인 이유로 버텼지만 자식이 독립하고 나면 더 이상 참아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려워진다.
아내가 바라는 것은 매일 사랑한다는 말을 듣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자기 말을 끝까지 들어주고 다른 사람 앞에서 함부로 대하지 않으며 한 사람의 성인으로 존중받는 것이다. 노년의 부부를 끝내 갈라놓는 것은 사랑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오랫동안 사람 대접을 받지 못했다는 마음일 수 있다.

물론 모든 부부의 이혼 이유를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 외도와 경제 문제, 폭력처럼 심각한 문제도 있고 부부마다 살아온 사정도 다르다. 중요한 것은 오랜 결혼생활이 상대를 함부로 대해도 된다는 허락이 아니라는 점이다.
노년까지 남는 부부에게 필요한 것은 뜨거운 사랑보다 가까운 사람에게도 끝까지 지켜주는 존중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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