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만찬' 놓고 여권 내분 폭발… "뺨 한대 때리고 싶은 심정"

이현미 2024. 9. 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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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의 '빈손 만찬' 이후 여권 내분이 거칠게 분출되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의 격한 비판에 친윤(친윤석열)계 최고위원이 내부 단체 대화방에서 신 부총장의 발언을 지적하며 내분이 격화하고 있다.

27일 여권에 따르면 친윤계 A 최고위원은 지난 25일 국민의힘 지도부 단체 대화방에서 신 부총장을 겨냥해 공식 문제제기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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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계 신지호 “(빈손 만찬) 무슨 사교 파티 하느냐”
친윤계 “이런 공격, 당에 도움되지 않아”

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의 ‘빈손 만찬’ 이후 여권 내분이 거칠게 분출되고 있다.

친한(친한동훈)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의 격한 비판에 친윤(친윤석열)계 최고위원이 내부 단체 대화방에서 신 부총장의 발언을 지적하며 내분이 격화하고 있다. 여권 지지율 동반 하락 중에 벌어진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측의 기싸움을 놓고 국정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에 앞서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와 환담하며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27일 여권에 따르면 친윤계 A 최고위원은 지난 25일 국민의힘 지도부 단체 대화방에서 신 부총장을 겨냥해 공식 문제제기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신 부총장은 윤 대통령과 한동훈 지도부의 만찬 하루 뒤인 2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한 참석자가 만찬에 대해 ‘가을밤을 즐기는 여유로운 분위기였다’고 표현했더라”며 “누군지 모르겠는데 성질 같아선 가서 뺨 한 대 때리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게 그런 자리인가. 무슨 사교 파티합니까”라고 비판했다.

A 최고위원은 해당 발언에 대해 지도부 단체 대화방에서 ‘같은 당에서 너무 심한 것 같다. 이런 공격은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또 다음 날인 26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신 부총장을 만나 해당 발언이 문제가 된다고 거듭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신 부총장은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번에는 추경호 원내대표를 겨냥해 비판 발언을 했다. 신 부총장은 ‘추 원내대표가 매일 한 대표 욕만 하고 다니는 것 아니냐’는 패널 질문에 “그렇다. 한 대표를 비판해서 뭔가 잘 될 수 있다면 그것도 필요하다고 보지만 잘 될 수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 24일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만찬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추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 부총장의) 발언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조치가 필요한지를 결정하겠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 측은 ‘한 대표 욕만 하고 있다’는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면서 신 부총장의 발언의 진위를 파악해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신 부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추 원내대표 측에서 저의 해당 행위를 지적했다는 기사를 접했다”며 “구체적으로 제 발언의 어떤 부분이 해당 행위인지 알려주시면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반박했다.

이번 만찬 논란은 대통령실과 한 대표 측의 소통 부재와, 친윤계와 친한계의 극심한 내부 갈등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한 대표 측의 독대 요청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언론 플레이로 대통령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연출해 자기 정치하려는 속셈’이라고 보는 친윤계의 곱지 않은 시선이 강해졌다. 이와 함께 의료 파행 장기화에 따른 국정 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경위와 상관 없이 독대를 거절한 것에 대한 따가운 시선도 강해지고 있다. 국정을 책임지는 여권이 감정싸움에 휘둘리는 모양새여서다. 당초 양측의 골이 김건희 여사 문제를 둘러싼 시각 차에서 비롯된 점에서 더욱 그렇다.
국민의힘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 연합뉴스 
한 대표는 독대 요청을 언론에 흘린 적 없다고 반박하면서 “여당 대표가 독대 요청을 한 게 보도되면 안 되는 사실인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불발된 가운데 한 대표가 또다시 독대를 재요청하면서 양측 갈등의 불씨만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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