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위 말레이시아에 힘겹게 비긴 23위 한국

장민석 기자 2024. 1. 2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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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3차전 3대3 무승부
추가 시간에 너무 많은 일이 벌어졌다 - 한국 축구 대표팀의 손흥민(7번)과 오현규가 25일 아시안컵 조별 리그 E조 3차전에서 말레이시아와 3대3으로 비긴 뒤 아쉬워하고 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조별 리그에서 1승2무로 고전한 한국은 조 2위로 힘겹게 16강에 올랐다. /뉴스1

64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하는 팀이라기엔 답답했다.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FIFA 랭킹 23위)은 25일(한국 시각) 카타르 알와크라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E조 3차전에서 말레이시아(130위)와 진땀 승부 끝에 3대3 무승부를 거뒀다. 1승2무(승점 5)로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같은 시각 바레인(86위)이 요르단(87위)을 1대0으로 누르면서 바레인이 조 1위(승점 6·2승1패), 요르단이 3위(승점 4·1승1무1패)가 됐다. 세 팀 모두 16강엔 합류했다.

이날 한국은 손흥민(32·토트넘)과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 황희찬(28·울버햄프턴) 등 유럽 최정상 리그를 주름잡는 선수들을 전부 내세워 필승을 다짐하고 나섰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 이하였다.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터라 부상과 경고 누적 등을 고려해 완급 조절을 하는 게 낫지 않으냐는 지적도 있었으나 주전들을 거의 다 다시 내보냈다. 결과적으로 체력만 소모하고 원하는 승리도 얻지 못한 채 돌아섰다. 한국이 말레이시아와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한 건 1985년 0대1로 패한 뒤 39년 만이다. 김판곤(55)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는 조 4위(승점 1·1무2패)로 대회를 마무리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과 비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말레이시아가 이번 대회 기록한 3득점은 전부 이날 한국전에서 나왔다.

클린스만 감독은 조규성(26·미트윌란)과 손흥민을 공격 선봉에 내세웠고, 정우영(25·슈투트가르트)과 이강인에게 좌우 날개를 맡겼다. 선발로 나선 손흥민과 조규성, 황인범, 김민재가 1·2차전에서 각각 경고 한 장씩을 받은 상황이라 이들이 이날 경로를 한 번 더 받게 되면 16강전에서 못 뛴다. 클린스만으로선 모험을 감행한 셈이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전반은 한국이 점유율에서 83-17(%)로 앞설 정도로 일방적이었다. 전반 21분 첫 골이 나왔다. 이강인이 올린 코너킥을 정우영이 헤더로 연결했고, 이를 골키퍼 시한 아즈미가 손으로 쳐냈지만, 공은 이미 골라인을 넘긴 후였다. VAR(비디오판독) 결과 주심은 골을 선언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헤더 선제골을 터뜨리는 등 8골로 한국의 우승을 이끈 정우영은 또 다른 아시아 무대에서 첫 골을 신고했다.

후반 들어 분위기가 급격히 바뀌었다. 한국이 우왕좌왕하며 방심한 사이 1~2차전에서 한 골도 넣지 못했던 말레이시아 반격이 시작됐다. 후반 6분 황인범(28·즈베즈다)이 상대에게 공을 빼앗겼고, 경합 과정에서 흘러나온 공을 잡은 파이살 할림이 김민재와 골키퍼 조현우까지 따돌리는 절묘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13분엔 페널티박스에서 수비를 하던 설영우가 아리프 아이만을 걷어차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4분 뒤 아이만이 페널티킥으로 골망을 갈라 2-1로 승부를 뒤집었다.

위기에 몰린 클린스만 감독은 황희찬과 홍현석(25·헨트)을 투입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후반 30분엔 오현규와 김진수도 들어갔다. 한국은 교체 멤버를 중심으로 공격에 활기를 더했지만, 소나기 슈팅이 상대 밀집수비에 번번이 맞고 나왔다. 위기감이 증폭되던 후반 38분 이강인이 해결사로 나섰다. 이강인의 왼발 프리킥이 골문 오른쪽 상단 구석을 꿰뚫었다. 골키퍼 손을 맞고 골대에 맞은 뒤 다시 골키퍼 손을 맞고 들어가 공식 기록은 자책골이었지만 어려웠던 흐름을 바꾼 귀중한 ‘한 방’이었다. 이강인의 동점골에 힘입어 분위기를 추스른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오현규가 상대 수비에 걸리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성공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하지만 승부는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후반 종료 직전 아크 지역에서 공을 받은 로멜 모랄레스가 이른바 ‘극장 동점골’을 터뜨리며 스코어는 다시 3-3이 됐다. 이 순간 한국이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면 성사됐을 한·일전이 무산됐다. 한국 16강 상대는 F조 1위로 정해졌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권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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