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D현대가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이달에만 900억원의 운영자금을 조달했다. 회사채보다 유리한 금리 조건으로 우호 관계인 시중은행의 지원을 받아 구조화금융을 적극 활용한 모습이다.
11일 HD현대에 따르면 9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자산유동화대출(ABL)로 총 500억원을 확보했다.
구체적으로 하나에이치인더홀딩스제사차(SPC)가 유동화증권 및 대출로 500억원을 조달해 이를 HD현대에 지급하는 구조다. 이 가운데 200억원 규모의 대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SPC는 만기일까지 3개월마다 유동화증권을 차환발행할 예정이다.
이번 거래는 HD현대가 2년 만에 구조화금융 시장에 복귀한 사례로 주거래은행인 하나은행이 도움을 줬다. 하나은행은 2023년 HD현대가 유동화증권을 발행할 때 신용보강에 나섰으며 이번에도 미매각 물량 인수와 상환자금 보충 등을 약속했다. 하나은행이 SPC의 신용 위험을 막는 일종의 '안전띠' 역할을 한 셈이다.
이런 경우 우량한 보증이 붙은 것으로 간주해 유동화증권 금리도 낮아질 수 있다. 실제로 이달 발행된 ABCP 금리는 2%대 수준으로 HD현대가 2월 발행한 공모 회사채 금리(3년 만기, 3.2%) 보다 낮았다.
이번 ABCP 발행에 ABL도 병행한 가운데 대출기관 역시 하나은행이었다. HD현대는 ABCP와 ABL로 총 500억원을 조달한 다음 날 또 다른 SPC인 리브에이치제삼차를 통해 400억원을 추가 확보했다.
리브에이치제삼차는 기존 유동화증권의 롤오버(차환) 용도다. 2022년 발행한 500억원 규모의 ABCP이 이달에 만기를 맞자 차환을 위해 400억원의 대출을 실행한 것이다. 이 ABCP는 KB국민은행이 매입보장과 신용공여를 약속했다.
주목할 점은 앞선 유동화증권 발행 때 이자율이 5% 수준이었던 반면 이번에는 2% 후반으로 대폭 낮아진 것이다. 이는 시장에서 HD현대의 신용도를 과거보다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HD현대 관계자는 "재무유연성 제고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자산유동화 금융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