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지주 "순익 50% 주주환원"… 화재·증권 상장폐지
화재 1주당 금융지주 1.2주
증권 1주당 0.16주로 교환
편입반대 주식 매수하기로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
메리츠 "승계 조치와 무관"
메리츠금융그룹이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한다고 21일 전격 발표하면서 내세운 이유는 사업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효율적 자원관리다.
3사 간 통합을 통해 내부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3사 모두 상장사인 탓에 컴플라이언스 관리 차원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의사소통으로 인한 지연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리츠증권의 딜 소싱(잠재 투자기업 발굴) 능력과 메리츠화재의 장기 투자 구조를 결합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완전자회사로 편입하면서 메리츠금융지주의 경영 장악력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광석화처럼 이뤄진 이날 발표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주주 반발을 고려해 내년 이후 주주 배당을 50%나 실시하는 등 배당에도 적극 나설 것이란 점을 내세웠다. 또 중간배당이나 유상증자를 할 때에도 현재와 같은 구조에서는 다음 주주총회까지 기다려야 해서 최소 6개월이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콘퍼런스콜 발표자로 나선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은 회사 측이 밝힌 중기 주주환원율 50%와 관련해 "중기는 3년 이상의 기간"이라고 설명했다. 또 메리츠화재·증권이 보유한 자사주에 대해서는 합병 전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소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가 수준에 대해 기존 화재와 증권 주주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듯 주주 손실이 없다는 걸 강조하는 데 공을 들였다. 또 모회사만 상장되면 배당 등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이 더 커지게 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회사 측이 공시를 통해 밝힌 구상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와 증권 주주가 받게 될 메리츠금융지주 주식과의 교환 비율은 최근 1개월 거래량 가중산술평균 종가, 최근 일주일 거래량 가중산술평균 종가, 최근일 종가 산술평균을 통해 계산했다.
김 부회장은 "메리츠증권의 경우 최근 1년간 평균 교환 비율이 0.161로 이번에 확정된 교환 비율 0.161과 동일해 유불리는 없다고 판단된다"며 "메리츠화재는 1년 평균 교환 비율이 1.146이었는데 확정된 교환 비율은 1.266으로 0.12 정도의 비율이 제고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메리츠금융지주의 주주는 이번 조치로 불리할 수 있다고 회사도 인정했다.
회사 측은 "금융지주의 프리미엄이 현재 -6.5%에서 확정된 교환 비율을 적용하면 -11.5%로 5%포인트 정도 낮아진다"며 "향후 강화된 주주환원으로 지주 주주의 불리함을 상쇄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주식 교환 일자는 메리츠화재가 내년 2월 1일, 메리츠증권은 내년 4월 5일이다.
내년 주총 전까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 주주들은 동의 여부를 밝혀야 한다. 반대 의사를 전하면 일정 기간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 가능하다. 메리츠화재는 주당 3만2793원, 메리츠증권은 4109원이다.
김 부회장은 이번 조치가 대주주 지분 승계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대주주가 지분 승계를 할 계획이 없어서 대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 상충이 없다는 게 메리츠금융의 설명이다.
김 부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의 대주주인 조정호 회장이 기업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면서 "게다가 이번 조치로 조 회장 지분율이 79%에서 47%로 낮아지기 때문에 사실상 승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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