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 지킬 마지막 기회? 사실상 '퇴진 요구'...유인촌 장관, 정몽규 회장 4연임 도전에 제동
(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게 명예롭지 않나 생각한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사실상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의 퇴진을 거론했다.
유 장관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나눈 인터뷰를 통해 축구협회 감사는 따로 중간 발표없이 9월 말에 최종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유 장관은 해당 인터뷰를 통해 "처음에 축구협회 감사를 시작할 때는 서류도 잘 주지 않고 그런 얘기가 들려서, 그래서 되는 일이 아니다라고 얘기했다"며 "기본적으로 국민의 관심과 질타가 너무 큰 문제다.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문제도 있고 그 전에 비리 축구인들 긴급 사면한 문제도 있고. 그동안 협회가 해왔던 여러 문제점에 대해서 감사하고 있지만 지금은 그렇게까지 비협조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있다"고 답했다.
다만 전날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한축구협회의 조직적 은폐가 시작됐다"며 "대한축구협회는 창립기념일을 핑계 삼아 금요일까지 휴가를 즐기며, 24일 국회 문체위의 현안 질의 자료 요청에도 불응하고 있다"고 축구협회의 비협조적 태도를 언급한 바 있다.
이어 진 의원은 "정몽규 협회장, 홍명보 감독 등 주요 관계자들이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침묵으로 일관하며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과연 정상이냐"며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할 대한축구협회, 국민을 기만하는 자들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축구협회는 지난 7월 8일 홍 감독의 한국 국가대표팀 사령탑 선임을 공식으로 발표했다.
한국 대표팀 감독직은 올해 2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물러난 후 5개월 간 공석이었다. 축구협회는 5월 안에 외인 감독을 정식 선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후 기약없는 상태가 이어졌다.
감독 공석을 유지하던 축구협회는 K리그 울산 HD에서 홍명보 감독을 데려와 사령탑으로 급하게 세웠다. 당초 대표팀 선임에 반대 입장을 표했던 홍 감독은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와의 2시간 가량 면접 끝에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 장관은 홍명보 감독의 선임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말했다. 다만 최근 해외 에이전트가 지적한 에르베 르나르 감독의 선임 과정 문제에 대해서는 "새롭게 SNS로 올라온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 문제도 포함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 유인촌 장관은 인터뷰를 통해 현재 축구협회가 받는 예산에 대해서도 직접 거론했다. 유 장관은 "축구협회도 한 370억, 400억 돈 되는 예산 지원을 받는 공직유관단체다. 문제가 있다면 정부 입장에서는 챙기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짚었다.
이처럼 정부 예산을 받는 축구협회는 지난 3일에는 올해 초 600억 원대의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한 후 7월 말까지 약 8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는 당초 같은 달 알려졌던 300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여기에 문체부의 승인이 없음에도 통장 개설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더욱 커졌다.
축구협회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가 산적한 가운데, 유인촌 장관은 정몽규 회장의 축구협회장 4선 연임에 대해서도 사실상 '스스로 퇴진하라'는 취지의 말을 전했다.
유 장관은 "그 분(정몽규)이 지금 4연임을 하려는 것"이라며 "지난번에도 원래는 두 번만 가능한데 공정위에서 허락해서 3연임을 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니까 4연임을 하려는 것도 또 그 과정을 거쳐야한다. 요즘에 국민 여론이나 이런 얘기를 들어보면 오히려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저는 명예롭지 않나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비롯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 등을 포함해 10여 명의 증인과 참고인은 오는 24일 국회 현안질의에 소환될 예정이다.
사진= MHN스포츠 DB, KFA, 연합뉴스, 진종오 의원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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