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훈기의 인생야구]'한화 윤스컴' 윤산흠 투수의 무한도전

지난 5월 하순 한화 이글스 중계를 갔을 때 수베로 감독은 ‘32번 투수를 지켜보라!’는 말을 반복했습니다.

누군가 찾아봤더니 작년에 1군에 데뷔한, 총 5경기 3이닝에 승패 기록 없이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한 신인이었습니다.

그리고 지켜본 구원 등판한 그의 독특한 투구 동작이나 공격적인 피칭은 눈길을 확 끌었습니다. 한화 이글스의 불펜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윤산흠이라는 투수였습니다. 길고 먼 힘든 여정을 거쳐서 올 시즌 1군에서 당당하게 실력 발휘를 하고 있는 윤산흠(23)을 대전 한화이글스파크에서 만났습니다.

독특한 역동적인 투구 동작과 폭발적인 구위로 이글스 불펜에서 떠오르는 투수 윤산흠 <한화 이글스 제공>

▶윤산흠, 독특한 이름인데 본명인가요?

- 아 개명했습니다.


▶아 그래요? 원래 본명은?

- 원래 이름은 윤영빈이었는데 고등학교 때 전학을 가게 되면서 새로 시작하고 싶어서 개명을 했습니다.

▶영선고등학교? 야구부 학교로는 유명한 학교는 아닌데요.

- 영선고등학교가 저 1년 위에 선배들 때 창단을 해서 4년하고 해체된 학교에요. 지금은 야구부가 해체됐습니다.

▶어디 있는 학교에요?

- 전북 고창에 있습니다.

▶그럼 여기서 프로, KBO리그 진출한 선수는 많지는 않겠네요?

- 첫 해 창단 해에 두산에 지명 받고 간 전태준 형이 있고요, 그 다음에는 저랑

이번에 한화로 입단한 오세훈이라고 제 친구, 이 세 명이 전부입니다.

▶유명하지 않은 학교였을 테니까 전국적으로 기회도 많지 않았을 테고, 그래서 드래프트가 안됐나 봐요?

- 아 그랬다기 보다는 실력이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제가 부족해서 (그랬죠).

▶그런데 어떻게 독립구단엔 어떻게 가게 됐어요?

- 원래 2년제 대학교 쪽으로 알아보다가 아버지가 대학교 가면 아무래도 드래프트까지 시간이 걸리니까 좀 해이해지고 놀 수도 있으니까 차라리 (독립리그)가서 1년 프로들이랑 연습 게임도 해보고 네가 얼마나 통하는지 시험해 보고 결정하자, 그렇게 하셔가지고 가게 됐어요.

투수치고는 크기 않은 체구지만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에 낙차 큰 커브를 앞세워 삼진을 아주 많이 잡는 투수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파주 챌린져스도 가서 입단 테스트도 했을 거 아니예요. 등학교 때 꽤 던지는 투수였네요.

- 볼은 좀 빨랐는데 제구가 조금 부족하다는 투수였죠.

▶원래 진흥중학교에서 나왔으면 어렸을 때부터 야구는 한 거죠?

- 네, 저 화정초등학교 나왔습니다.

▶어, 거기 유명한 야구 학교잖아요?(웃음)

- 네. (웃음)

▶어렸을 때부터 쭉 야구를 하다가 영선고로 전학을 간 거예요?

- 네 영선고등학교 전학은 투수하고 싶어 가지고 전학 갔습니다. 처음으로 야구부가 생기고 그랬을 때.

▶그러다가 꿈을 이루는데, 두산에 뽑혔잖아요? 두산 갔을 땐 기분이 굉장히 좋았겠어요. 근데 쭉 2군에 있었어요.

- 아, 엄청 좋았습니다.(웃음) 가서 정말 열심히 하자고 갔는데 너무 무리를 했던 거 같아요. 볼을 좀 많이 던졌는데, 제가 그때 연습할 때도 많이 던져서 무리를 했던 것 같아요.

▶아팠어요?

- 네 2년 차 때 아파서 재활 하다가 계속 아파 가지고 그때 방출 됐었어요.

▶2019년 방출, 그리고 군에 갔나요?

- 아니요, 바로 군대를 가거나 다른 일을 하려고 했었는데, 당시 정민태 코치님께서 송진우 감독님이 독립야구팀 하나 창단하는데 가서 한번 배워 보라고 하셔서 그렇게 인연이 닿았어요.

▶스코어본 하이에나들? 그러다가 한화에서 연락이 왔어요?

- 네, 거기 가서 뛰다가 작년 6월 저는 연락을 따로 못 받았는데, 6월 14일 날 선발투수여서 버스에서 쉬고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나와서 미팅하라고 하셔 가지고, 한화 이글스에서 계약 오퍼가 왔다고 그때 말씀해 주셨어요.

▶ 와 그때 기분이 어땠어요?

- 그냥 어버버 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빨리 갈 거라고 생각도 못 했고 그냥 벙 쪘던 것 같아요.

1군 첫 풀타임 시즌이지만 윤산흠은 점점 불펜에서의 핵심 멤버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한화 이글스 제공>

▶계속해서 쉽지 않은 길인데 야구를 계속 했던 이유가 있어요?

- 마운드에서 공 던지는 게 좋았어요. 그 한 가지 이유 때문 계속 야구를 했던 것 같아요.

▶사실 투수치고는 별로 큰 키는 아니잖아요, 체격도 그렇고.(177cm-68kg) 그런데 공이 빠른 비결은? 지난번에 보니까 149Km까지 찍혔던데요? 어깨는 워낙 좋긴 좋을 테고.

- 네, 어깨는, 중학교 3학년 때 갑자기 어깨가 좋아져 가지고.

▶키가 쑥 컸어요?

- 어, 그때 키가 갑자기 컸다기 보단 그 때부터 투수로 공을 좀 많이 던졌었어요, 어깨가 약했어서.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어깨가 좀 강해지지 않았나, 아무래도 그런 것 때문에 영향이 있지 않았나 싶어요.

▶영상을 보니까 정말 린스컴(전 샌프란시스코 사이영상 투수) 비슷하기도 하더라고요, 비슷한 체형이고. 린스컴을 영상으로 우연히 보게 된 거예요?

- 제가 유튜브 같은 걸로 메이저리그 영상 찾아보다가 린스컴이란 선수가 있는데

볼이 빠른 거예요, 왜소해 보이는데. 그래서 바로 검색했더니 키도 저랑 비슷하고

몸무게도 왜소하고 그래 가지고 그때부터 매료돼서 찾아본 것 같아요.

▶그 투수 샌프란시스코에서 정말 폭발적이었는데, 어마어마했죠. 그런데 오래는 못했어요, 알아요?

- 알고 있습니다.

▶그런 폭발적인 구위라면 정말 선수 생활을 올인하고 싶다, 이런 것도 비슷해요?

- 네. 일단 저는 어떻게 보면은 여기 이 무대에도 못 섰을 수도 있으니까, 저는 1군에서 뛰는 한은 최대한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투구 동작도 비슷하더라고요, 막 뒤로 많이 재치고 던지고 하는 것도. 그 동작을 따라서 해 본 거예요?

- 아니요. 따라한 건 아니고 원래 고등학교 때는 2루 쪽을 보면서 꼬아서 던졌었는데, 이렇게 팀을 왔다 갔다 하면서 폼을 고치는 과정에서 힘을 최대한 많이 쓰려고 하다 보니까 저도 모르게 비슷하게 나왔던 거 같아요.

▶많이 회전을 주고 틀어서, 어쨌든 공에 힘을, 스피드를 실으려고 했던 시도였네요?

- 네.

▶근데 그 의도대로 됐어요, 제구 잡기는 쉽지 않았을 텐데?

- 제구 잡기가 좀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 가지고 지금 2군에 계신 박정진 코치님께서 캐치볼 하고 가까운 데서 포수 앉혀 놓고 숏사이드 피칭을 하면 도움이 된다하셔서 계속 그렇게 하고 있는데 그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스페인어는 많이 늘었어요?

-아, 그 정도 까지는 아니고(웃음) 아침에 나오면 (스페인어로)인사 하고 오늘 컨디션 같은 거 여쭤보는 정도만 하고 있어 가지고 잘하는 정도는 아닙니다.

▶이 얘기 진짜 할 수 있어요? ‘공 나에게 달라 내가 던지겠다.’

- 할 수 있습니다. Dame el balón. (나에게 공을 달라) Yo voy la. (나는 자신있다.)

▶그 얘기 듣고 로사도 감독이 뭐래요? (웃음)

- 엄청 좋아하셨어요, 계속 밝게 웃으시더라고요.

▶마운드에 올라가면 겁나지 않아요?

- 어, 아니요 저는 너무 재밌습니다. 마운드에 있을 때가 가장 재밌는 거 같습니다.

곱상하고 온순해 보이지만 마운드에 오르면 누구보다 투지 넘치는 공을 던지는 윤산흠입니다. 떨리지 않고 재밌다고 했습니다.

▶이제 시작인데, 아직 나이도 정말 젊고, 앞으로 어떤 선수가, 어떤 투수가 되고 싶은가요?

- 예전 이글스TV에서도 데뷔 때 말했었는데, 누구보다 좀 더 끈질기고 악바리 같이 하는 그런 선수로 계속 남고 싶습니다.

▶얼굴은 곱상한데 굉장히 마운드에선 투지 있게 던지더라고요!

- 아무래도 체구가 왜소하고 작으니까 타자들도 그런 생각 하는지 모르겠는데, 타자들이 들어오면 쉽게 생각할 것 같아서 오히려 더 그렇게 하는 거 같아요.

▶구속은 상당히 좋은 편인데 앞으로 이건 좀 내가 더 잘해야 된다, 발전시키고 싶다 그런 부분은?

- 직구 구속을 조금 더 끌어올리고 싶고요, 그리고 제3구종을 한 번 배우고 싶어요.  지금은 직구, 커브만 던지고 있습니다.

▶커브 비율이 꽤 높고 위력적이든데, 슬라이더나 체인지업 같은 거 익혀야 되겠네요.

- 원래 슬라이더를 던졌었는데 트랙맨 데이터를 비교해보니까 슬라이더가 조금 별로였어서 만약에 배운다면 스플릿 이라든지 포크볼 계열 쪽으로 배우려고 합니다.

▶왼손 타자를 상대해야 될 테니까.

- 네, 그래서 아무래도 그런 걸 조금 배우고 싶습니다.

▶체인지업은 생각 안 해봤어요?

- 체인지업을 오래 전부터 계속 연습을 했는데 저한테 안 맞는 거 같아요. 제가 못 던지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체인지업을 던지면 직구를 조금 못 던지는 경향이 있어서 박정진 코치님께서 체인지업은 나중에 하자고 그렇게 말씀해주셨어요.

▶투수들마다 다 자기한테 맞는 구종이 또 있더라고요. 커브는 정말 좋던데.

- 이게 원래는 일부러 배우려고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독립야구에서 개인 운동 하다가 같이 야간 운동할 때 캐치볼 해주는 선배가 있었는데, 커브를 희한하게 잡길래 한번 알려 주라 해서 던져 봤는데 커브가 너무 좋아가지고 그때부터 계속 연습했던 것 같아요.

▶그럼 익힌 지 많이 안됐네요?

- 이제 1년 조금 넘었습니다.

▶올해 이루고 싶은 게 있어요?

- 올해 이루고 싶은 건 앞으로 좀 더 타이트한 경기에 많이 나가서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좋습니다, 건강히 잘 해서 멋진 시즌 되길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1군 풀타임 첫 해에 윤산흠은 강한 인상을 남기며 한화 이글스의 핵심 불펜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21경기에 출전해 3홀드에 1패 그리고 평균자책점이 1.71입니다. 21이닝 동안 31개의 삼진을 잡으며 팀에서 가장 높은 삼진 비율로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습니다. 수베로 감독은 앞으로 마무리로 성장할 수도 있는 투수라고 더 치켜세웁니다.

계속된 좌절에도 포기하지 않고 결국 꿈을 향해 한 발, 한 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윤산흠은 요즘도 꾸준히 연락하고 찾아가는 독립리그 선수들의 꿈이기도 합니다. 그의 힘찬 질주가 건강히 꾸준히 이어지길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