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제도 탓?…울산 특목고 입학 경쟁률 ‘희비’
울산과학고·현대청운고 ‘주춤’
고교학점제·내신 5등급제 더해
이공계 선호 약화 등 작용 분석
입시업계 “대입 환경 불확실성 속
진학 전략 세분화되는 과정”

11일 울산외국어고등학교에 따르면 2026학년도 정원 내 일반전형 140명 모집에 236명이 지원해 경쟁률 1.69대 1을 기록했다. 2025학년도 1.60대 1, 2024학년도 1.21대 1보다 계속 상승한 것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022·2023년 0.84대 1의 미달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3년 만에 경쟁률이 두 배 이상 뛰어오른 셈이다.
울산외고는 국제계열 교과목 강화, 토의·토론 중심 수업 등 외고 특화 교육과정은 물론 최근 대학 진학 실적 개선이 경쟁률 상승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이재근 교장은 "두 개 외국어를 익히는 교육과정과 다양한 학교 활동을 통해 인성과 학업을 함께 성장시키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입시 업계는 울산외고의 급등세를 두고 "교육 제도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상위권 학생은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학교를 선택한다"며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한다.
고교학점제와 내신 5등급제로 내신 관리 부담이 완화된 데다, 외고의 차별화된 커리큘럼과 안정적 진학 실적이 경쟁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일반고에서 국제·어학 계열 심화수업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현실 역시 외고의 매력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문이과 완전 통합으로 외고에서도 의대, 공대 진학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긴 심리도 반영됐다.

입시 업계는 과고 특성상 지원자 풀이 이공계 진학 희망자로 좁혀져 있어 외부 변수에 민감하다고 본다. 학생 수가 적은 과고는 내신 5등급제와 고교학점제 환경에서 내신 관리가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인식도 강하다.
과고 출신이 의대 진학을 시도할 경우 장학금 환수, 추천서 제한 등 제약이 따른다는 점도 상위권 학생들의 전략적 이동을 자극한 요인으로 꼽힌다.
글로벌 기술환경 변화도 과고 경쟁률 하락 원인으로 지목된다. AI·자동화 확산으로 '이공계 학위의 미래 가치가 예전만 못하다'는 인식이 퍼지며 과고에서 이공계 대학 진학 매력도가 약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상위권 학생들은 일반고 진학을 통해 더 넓은 선택지를 확보하려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자율형사립고인 현대청운고의 2026학년도 경쟁률은 1.79대 1로, 지난해 2.33대 1에서 떨어지며 과고와 유사한 하락세를 보였다.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경쟁이 치열한 자사고 보다는 일반고에서 비교적 수월하게 상위 등급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자사고 선택을 망설이게 한 것으로 풀이된다.
울산 입시업계 관계자는 "특목고라 해도 선택 이유는 학교 유형마다 전혀 다르다"라며 "이번 경쟁률 변화는 단순한 인기 상승·하락 문제가 아니라 학생·학부모의 진로 전략이 시대 변화에 맞춰 세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