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직장에 있을 때는 집안일 생각으로, 집으로 돌아오면 마무리 짓지 못한 회사 일 생각으로 바쁘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생각들로 단 하루도 참을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이런 마음을 치유하는 단순한 방법은 내면을 즉각적인 만족감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다. 1.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술을 마시며 2. TV, 게임, 유튜브 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3. SNS와 가십거리를 끊임없이 탐닉하는 것, 이들은 눈앞에 보이는 행복이며, ‘지금 바로 당장’ 즐거워질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반복적인 일상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도파민은 우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육퇴(육아 퇴근) 후 들이킬 ‘한 잔’ 생각에 산더미 같은 집안일을 초인적인 속도로 끝마치기도 하고, 소원해진 부부 사이를 덮어두고 함께 드라마를 보거나 가십거리를 나누며 대화 소재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 그러나 매번 그런 행복에 이끌려 가다 보면, 어느새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정신적인 허기는 아무리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가득 채워도 충족되지 않는 법이다.
손쉽게 얻을 수 있는 행복은 중독성이 높다. 무엇이든지 적당해야 하는데 과하면 독이 된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할 때마다 상습적으로 과식과 과음을 한다면 분명히 건강에 문제가 생긴다. 특히 중년에 불안할 때마다 위로 삼아서 과하게 음식이나 술, 담배, 약물 등에 의존한다면 건강에 치명적이다. 도파민 중독은 보상 반응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평범한 일상에 권태감을 더 크게 불러일으키게 되고, 결국 삶의 균형을 깨트리는 것으로 이어지고 만다.

인간 말종이 바로 그것이다."
_《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중에서
니체는 인간 말종을 “가장 경멸스럽기 짝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인간 말종이 경멸스러운 이유는 그들은 ‘사랑이란 무엇인가?’ ‘창조는 무엇인가?’ ‘동경은 무엇인가?’ ‘별은 무엇인가?’라고 묻기만 하며 눈만 깜빡일 뿐 그 의미를 모르기 때문이다. 인간 말종은 자기 자신을 극복하려는 창조적 의지가 없다. 오로지 현실 안주적인 삶을 살아갈 뿐이다.
그들에게 정신적 고통과 시련은 회피의 대상이다. 그래서 차라투스트라는 인간 말종은 병에 걸리거나 의심하는 것을 죄로 여긴다고 말한다. 또한 그들은 돌에 걸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부딪히지 않기 위해 아주 조심조심 걷는 바보라고 말한다.
인간 말종은 자신의 삶을 사랑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삶을 사랑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삶을 견뎌 내는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 말종은 주어진 이번 생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제대로 잘된 인간은 해로운 것의 치유책을 안다.
중년이라면 몸과 마음을 불태워 버리는 번아웃도 피할 수 없는 시련 가운데 하나이다. 인간 말종처럼 이러한 고통을 회피하지 말고,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는 생각으로 정면으로 맞서는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
_《우상의 황혼》 중에서
니체가 《우상의 황혼》에서 말한 아포리즘의 의미는 ‘제대로 잘된 인간은 죽음을 제외하고 해로운 것에 대한 치유책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를 극단적인 죽음으로 몰고 가는 것이 아니라면 아무리 나쁜 환경이나 어려운 상황도 자기에게 유리하게 만들 수 있다.

번아웃에 빠지지 않는 방법, 혹시 빠지더라도 쉽게 빠져나올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결국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것이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삶을 감당하기 힘들더라도 연약한 태도를 보이지 말라고 한다. 사실 인생살이는 견뎌 내기 힘들 만큼 우리에게 가혹하기 때문에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사랑하는 것이다. 진정한 사랑에는 아무런 조건이 없듯이 삶에 대한 사랑에도 마찬가지이다. 삶이 아무리 불완전할지라도, 우리는 그 불완전함마저 사랑해야 한다. 그래서 니체는 “우리의 결함은 이상을 바라보게 되는 눈이다”라고 말한 것이다. 삶을 사랑하는 능력을 스스로 회복하라.
몸과 마음이 불타 버리는 시기라도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잊지 마라.
기뻐하라. 이 인생, 더욱더 기뻐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