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터뷰!) ENA 드라마 '착한여자 부세미'의 전여빈 배우를 만나다

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 '착한 여자 부세미'가 지난 종영한 가운데, 이 작품에서 가짜 인생 ‘부세미’를 부여받은 경호원 ‘김영란’ 역을 맡아 극의 서사를 이끌었던 배우 전여빈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나, 작품에 대한 깊은 애정과 함께 연기 철학에 대한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참고로 그녀는 이번 작품의 흥행에 크게 기여하며 ENA 채널 월화 드라마 역대 최고 시청률 1위를 달성하는 기록을 세워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게 했다.
-'착한 여자 부세미'로 생애 첫 타이틀롤을 맡았는데, 부담감은 없었나?
사실 타이틀롤이라는 단어에 갇혀 있었으면 오히려 더 굳어 있고 불필요한 긴장이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담감은 따로 느끼지 않으려 했고, 여태껏 그래왔던 것처럼 사명을 갖고 연기하는 마음으로 임했다. 이 작품은 절대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촬영장에 가면 자기 일을 너무 열심히 하는 스태프 한 분 한 분이 눈에 들어와서, 이 모든 분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앙상블이라는 마음으로 참여했다.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12시엔 주현영'에서 로그라인의 문구 때문이라고 들었다.
맞다. 드라마의 로그라인(핵심 문구)이었던 ‘너는 너 자체로서 행복할 자격이 있다’는 문구에 크게 끌렸다. 그 말이 제가 듣고 싶은 말이기도 했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두에게 필요한 위로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짧은 영상을 많이 소비하는 시대에 12부작이 길다면 길 수 있지만, 복합 장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다양한 연령대의 시청자층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는 기대감도 컸다.

-극 중 김영란과 부세미, 두 가지 모습을 연기해야 했습니다.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했나?
처음 김영란에게 다가갈 때는 '버림받은 길고양이 같은 느낌의 생존 본능이 가장 중요한 인물'을 떠올렸다. 외형적으로도 체중을 다소 감량해 바삭거리는 느낌을 내고 싶었고, 무채색의 헐렁한 옷만 입으며 머리카락도 손질하지 않은 채 묶고 다녔다. 영란에게는 유치원 교사라는 꿈이 있었지만, 소년원을 다녀오면서 사회적 편견에 둘러싸여 그 꿈이 거대한 것이되어버렸다. 반면, 부세미의 모습은 영란이 꿈꿨을 모습, 영란에게는 가장 비범한 모습일 수도 있다. 부세미는 항상 정돈된 머리에 볼이 발그레한 메이크업, 화사하고 좋은 옷만 입을 것 같다고 상상했다. 그래서 막상 부세미가 되었을 때는 일부러 부자연스럽고 어색해 보이게끔 연기했다. 영란의 진짜 모습과는 동떨어진, 가짜 인생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문성근이라는 대배우와 연이어 호흡을 맞춘 것도 후배 배우 입장에서 매우 특별한 경험이었을 것이다. 문성근, 서현우 배우와 '우리영화'에 연이어 한 소감과 선배들애게 들었던 인상적인 조언과 순간이 있었다면?
현우 오빠가 성근 선배님은 '슈퍼 하이퍼 리얼리즘'의 대가라고 말했는데, 그 말에 동의한다.(웃음) 선배님은 작품속 캐릭터 그대로 완벽하게 만드시는 분이다. 선배님은 촬영하는 동안 우리와 사담도 나누지 않으실 정도로 현장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시면서 캐릭터에 몰입하셨다. 그 부분이 인상적 이었다. 한번은 선배님과 촬영을 하다가 갑자기 눈물이 터지기도 했다. 제가 혼자 찍어도 되는 장면이었고, 선배님이 안 계셔도 되는 촬영이었는데 40분 넘게, 거의 1시간 동안 동선을 맞춰주셨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다. 후배를 위해 저렇게까지 마음을 내어줄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현우 오빠와는 독립영화 '죄 많은 소녀'때부터 함께 호흡을 맞췄던게 인연이 되었다. 그때 우리 둘다 열심히 했고, 좋은 반응을 불러와서 부산국제영화제에 출품되었을때 함께 기뻐한 기억이 있다. 드라마 촬영 마지막에 오빠가 연기한 이돈과 부세미가 파트너로서 협업하는 장면을 촬영했는데, 그때 둘다 서로 감정이 복받쳐 와서 서로를 달랬다. 나는 툭하면 오빠에게 오빠는 나의 자라이라고 말한다.(웃음) 이돈 캐릭터가 엣지도 있고 코믹적인 면모가 강한 캐릭터인데, 그 면모를 현우 오빠가 만들어 줬다고 생각한다. 그게 서현우 배우만의 개성이자 힘이다.

-김동민(진영 분)과의 러브라인에 대한 호불호가 있었는데, 배우로서 어떤 감정을 느끼셨나?
사랑에 빠진다는 게 '나를 얼만큼 사랑해?'의 대답은 들을 수 있어도, 결코 말이나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감정을 영란이와 동민이도 주고받았을 것이라고 이해했다. 만약 그 설렘 그 이상의 애정이 시청자분들에게 닿지 못하고 호불호가 갈렸다면, 그건 제가 표현적으로 더 섬세한 연기를 못했던 때문이 아닐까 싶어 아쉽고 죄송한 마음을 부친다.
-김영란이라는 인물이 거친 여정 끝에 얻은 성장이나 결말에 대해 만족하시는지?
만족한다. 나는 영란이 외롭지 않기를 간절히 바랐어요. 영란은 단 한 번도 평범한 삶을 살지 못했고, 불운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했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할 수도 있는 일이지만, 영란에게는 자신이 그토록 꿈꿔왔던 가장 비범한 결말이라고 본다. 사랑은 없다고 믿었던 그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알아봐 주고 품어준 사람들의 둥지 속에서 진짜 집을 찾게 된 것 같아 감사했다. 특히 회장님(문성근 분)이 마지막에 영란에게 "영란아, 이제는 그냥 행복해라. 내가 너에게 바라는 건 그거 하나"라고 화해의 메시지를 남겨주신 것이 영란에게 큰 위로가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종영 후 시청자들의 반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은?
시청자분들이 "매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본방 사수를 했다"는 말씀을 해주실 때 가장 감사했어요. 드라마를 찍었던 시간은 길고도 촘촘했었는데, 방영의 시간은 그에 비해 너무나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 서운하기까지 했다. 저희 드라마가 화요일, 수요일 아침마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단체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시청률과 댓글을 확인하곤 했는데, 모두의 열정이 담긴 작품이 사랑받는 것을 보는 것은 큰 기쁨이었다.
-같은 ENA 채널의 선배 드라마였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언급하셨던데, 흥행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나?
맞다. 뛰어난 성적을 이뤄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따라가고 싶다는 꿈을 가졌어요. 꿈은 포부 있게 가지는 게 좋으니까. (웃음) 우리 드라마가 시청률 7.1%로 종영했는데, "7% 넘으면 발리 포상휴가 보내주겠다"는 약속이 있어서 모두가 함께 기대하고 있었다. 그만큼 저희 모두 이 작품에 대한 애정이 컸고, 좋은 결과가 나오길 바랐다.

-만약 배우가 아닌 김영란처럼 '인생 리셋'을 제안받는다면 수락할 것인가?
누구나 다시 살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게 들 때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제가 배우가 되기 위해 매 순간 충실했고, 노력도 있었지만 운이 좋아서 지금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 그래서 다시 산다는 건 무섭고 상상이 잘 안 되는 부분이다. 지금처럼 헤매면서도 즐겁고 치열하게 사는 것이 좋다.

-'착한여자 부세미' 이전에 선보인 작품 SBS '우리영화'가 16회 코리아 드라마 어워즈’ 작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사실 시청률이 크게 높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매니아층이 많고 재평가가 시급하다는 반응도 있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이번 수상으로 기분이 남다르실듯 하다.
'우리영화'는 시청률에서 부진한 드라마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작품의 주인공 이다음은 내가 사랑하는 캐릭터다. 다음이라는 사람에게 배운데 많았다. 하루 하루에 놓인 삶을 의미있게 채우려는 모습에서 위로받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애틋한 감정을 느낀 캐릭터였다. '멜로가 체질' 당시에는 시청률이 1%였다. 그래서 우리 출연진끼리 1%를 넘지 못하는것을 보면서 아쉬웠는데, 의외로 이 작품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들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다.
시청률과 사랑받는 것은 어찌보면 다른 영역인것 같다. 그래도 되도록이면 시청률이 높았으면 한다.(웃음) 그런 의미에서 '착한여자 부세미'의 시청률은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물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넘지 못했지만...(웃음) 그 전설적인 작품의 바로 다음이 우리 작품이라는 사실이 너무 좋다. 함께 작품을 만든 제작진, 배우들과 서로 부둥켜 안고 수고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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