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가방 앞으로 내라" 말뿐인 안내…안 지켜진 '연세대 감독관 매뉴얼'
연세대학교는 수시 논술시험 문제 유출 사태가 불거지며 시험 관리가 허술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시험 응시 학생이 1만 6천여 명에 달했는데, 저희가 취재해 보니 애초에 시험 감독 지침부터 부실했고, 그마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정인아 기자입니다.
[기자]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가방에 넣은 뒤 가방 째 회수하라고 써 있습니다.
붉은 글씨로 강조도 했습니다.
시험 20분 전 "모든 소지품을 가방에 넣고 고사장 앞쪽으로 모아 달라" 는 안내 발언까지 적혀 있습니다.
그 뒤 답안지, 연습지, 그리고 문제지를 배부하라고 돼 있습니다.
연세대학교가 수시 논술시험 감독관들에게 나눠준 8쪽짜리 유의 사항입니다.
하지만 커뮤니티 게시판엔 문제지까지 배부된 뒤 촬영한 사진이 버젓이 올라왔습니다.
"휴대전화를 써도 제지가 없었다"는 증언도 잇따랐습니다.
안내만 하고 정작 관리는 안 된 겁니다.
[연세대 수리논술 응시자 : '가방 앞으로 내놓으세요'라고 말하고 그냥 그렇게 시험지 정리를 하셨기 때문에 이게 진짜 학생들이 넣었는지 안 넣었는지 관찰하시는 분도 없었고요.]
특히 유의 사항엔 "문제지를 미리 나눠줄 경우 수험생이 문제를 보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달라"는 당부 외엔 문제지 보안에 대한 규정이나 지침은 없었습니다.
자율좌석제에 대해서도 "지정좌석제가 아니니 고사장 상황을 고려해 지도해달라"고만 돼 있습니다.
이날 감독관은 490명, 응시자는 16000여 명에 달했습니다.
감독관 1명 당 32명을 감독해야 했습니다.
지침도 부실한데 감독해야 할 학생도 많으니 허술할 수밖에 없습니다.
연대 측은 시험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시험을 무효로 하는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자료제공 국회 교육위원회 진선미 의원실]
[영상취재 김미란 정재우 / 영상편집 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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