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기사님들 몸 녹이세요”...서울시 ‘캠핑카형’ 쉼터 제공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2022. 12. 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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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카 개조해 커피 등 제공
배달 많은 장소 20여 곳 순회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 외관. [제공 = 서울시]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 내부. [제공 = 서울시]
배달라이더 A씨는 도로 한 쪽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인도에 앉아 잠시 숨을 돌린다. 다음 호출이 언제 올지 몰라 카페나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지도 마땅치 않아 쉴 수 있는 방법은 이게 전부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면서 이마저도 힘들어지고 있어 앞으론 어디서 쉬어야 할지 걱정이다.

서울시가 일하는 도중 잠시 짬이 나도 마땅히 쉴 곳이 없었던 배달라이더, 퀵서비스 기사 등 이동노동자가 밀집한 지역에 ‘찾아가는 이동노동자쉼터’를 설치해 연말까지 운영한다. 배달라이더나 퀵서비스 기사는 콜대기 시간이 30분 내외로 짧은 경우가 많아 일부러 건물 내 쉼터를 찾아가거나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카페나 식당 등에 들어가 쉬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서울시가 도입한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는 캠핑카를 개조해 만들었다. 최대한 많은 노동자가 앉아서 쉴 수 있도록 내부에 테이블과 소파를 들였다. 외부창을 열어 바(bar)를 운영한다. 여기선 따뜻한 커피와 차, 간단한 다과 등을 섭취할 수 있다. 쉼터 주변에 오토바이, 전기자전거 등 이륜차를 잠시 주차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했다.

찾아가는 이동노동자쉼터는 연말까지 서울고속버스터미널, 종로 마로니에 공원, 왕십리역 인근 등 20여곳에 운영된다. 캠핑카를 개조한 차량 3대가 정해진 장소를 3~5일간 방문해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배달라이더단체가 제안한 장소를 우선 방문하고, 추후 배달플랫폼사의 협조를 얻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장소를 방문할 계획이다. 운영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정확한 일정은 서울노동권익센터 누리집(www.labor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는 찾아가는 이동노동자 쉼터 외에도 서초, 합정, 북창, 녹번, 상암 등 5곳에 건물내 설치된 ‘휴(休)이동노동자쉼터’도 운영하고 있다. 2016년 들어선 1호점 서초쉼터는 개소 후 현재까지 총 22만5866명의 이동노동자가 찾았고, 올해도 월 평균 3800여명이 이용했다.

한영희 서울시 노동·공정·상생정책관은 “콜대기 시간이 휴식의 전부인 배달라이더 등 이동노동자들의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직접 찾아가는 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며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인 찾아가는 쉼터를 비롯한 다양한 노동환경 개선책을 마련해 취약노동자들의 건강권과 휴식권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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