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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 시간 180분, '성북동 완전 정복' 도전하다

조회수 2021. 5. 10. 16: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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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서울에서 살았지만 아직까지도 서울을 완벽히 모른다
성북동을 여행 목적만으로 간다면 어떤 매력을 만나게 될지도 잘 모르겠다
방탈출게임을 좋아하는데 코로나 시국이라 실내 게임이 꺼려진다
여행은 가고 싶은데, 여행 코스를 짜기는 귀찮다






필자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이라면 주목. 우리에게 안성맞춤인 이색 여행법이 있다.

출처: 출처= 로스트 본부 홈페이지

서울 도심에서 펼쳐지는 야외 방탈출 게임 <로스트- BECOME:시작 편>. 성북동 일대에서 진행되는 이 미션게임은 출발 장소도, 지나치게 될 장소들도 전혀 모른 채 시작한다. 틀에 박힌 여행이 아닌, 어디로 가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출처: 출처= 로스트 본부 홈페이지

게임 키트는 홈페이지를 통해 3만 3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2인 기준 1시간 플레이에 4만원이 넘는 일반 방탈출게임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키트를 배송 받으면 원하는 날짜 원하는 시간에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저녁시간에는 운영을 하지 않는 미션 장소가 있기 때문에 오후 2시 이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게임 키트를 잘 챙기고 스마트폰에 <잃어버린 기록, 로스트> 어플을 다운받으면 준비 완료.



원래 이 게임은 제한 시간이 없지만 더 재밌게 즐기기 위해 스스로 3시간이라는 제한 시간을 설정했다. 그리고 일행과 함께 3시간 안에 풀 수 있다vs없다 로 저녁식사 내기를 했다. 평균 탈출 시간이 3시간 40분~4시간 정도라고 하지만 필자는 방탈출게임 탈출 성공 경험이 많은 자칭 ‘방탈출 마스터’이기 때문에 3시간 안에 가능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메뉴는 성북동 맛집을 검색하면 자주 나오는 50년 전통의 돼지갈비 집으로 선택했다. 게임을 하면서 이곳을 여러 번 지나쳤는데, 볼 때마다 ‘반드시 얻어먹겠다’는 의지를 한 번씩 다졌다. 과연 3시간 안에 미션을 성공해 돼지갈비를 얻어먹을 수 있었을까.

카운트다운이 시작되고,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했다. 가장 처음 나오는 문제 두어 개를 풀면 출발 장소를 알 수 있다. 지도와 문제지, 어플을 활용해 한 문제씩 풀어나갔다. 이동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자 정말 많이 달렸다.



문제를 풀다보니 초반부터 여러 번 막혀 어쩌면 내가 돼지갈비를 사야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이 머리를 스치기 시작했다. 어이없는 실수를 반복해 방탈출 마스터라고 떵떵거리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순간들도 있었다. 유독 무더웠던 날씨에 꼭 이기겠다는 정신력 하나로 있는 힘 없는 힘 다 쥐어 짜 내달렸다.



성북동에 뭐가 유명한지 전혀 모르는 상태로 출발했다가, 미션을 하나씩 수행하가면서 성북동 일대를 구석구석 알아갈 수 있었다. 이 게임이 아니었으면 절대 가보지 못했을 것 같은, 지도에 없는 장소까지 가보기도 했다. 장소 정보를 언급하면 스포가 되니, 직접 미션에 참여해보며 성북동 일대의 숨은 명소들을 찾아 여행해보길 바란다.





미션을 수행하기 전 꼭 알아두면 좋을 몇 가지 팁이 있다. 게임을 다 끝마친 후 아쉬움이 남았던 점 혹은 ‘이것만은 정말 잘했다’ 싶었던 것들을 참고해 네 가지를 뽑아봤다.





1. 대중교통을 적극 이용하자



미션 중 찾은 단서를 활용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코스가 있다. 필자는 해당 문제 외에는 모두 도보로 이동했는데, 몇 구간은 경사가 너무 심해 금방 지치거나, 도보로 가기 다소 먼 곳들이 존재했다.





문제 난이도가 꽤 높기 때문에 문제풀이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려면 지도로 예상 소요시간을 먼저 검색하고, 너무 먼 곳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걸 추천한다. ‘도보 10분’이라는 말에 현혹돼 걸어가는 방법을 택했는데, 경사진 길로만 구성된 도보 10분은 평지 도보 30분보다 힘들게 느껴졌다. 3~4시간 동안 진행되는 미션 게임이기 때문에 체력 분배가 매우 중요하다.



2. 편한 신발, 복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


성북동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경사진 길은 방탈출게임 특성상 시간에 쫓겨 이리저리 뛰어다니기에 매우 치명적인 방해 요소다. 처음에는 이러한 좁고 가파른 길이 성북동만의 매력으로 다가오지만, 한 시간, 두 시간 지날수록 점점 숨이 가쁘고 발걸음이 무거워진다. 뒤로 걸어도 힘들다. 운동화를 신고 오지 않았다면 중도 포기하지 않았을까 싶다.





또 미션 장소는 대다수가 야외이기 때문에 문제를 풀만한 장소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 따라서 바닥에 쭈그려 앉아서 풀기도, 계단에 대충 걸터앉아 풀기도 해야 한다. 아끼는 예쁜 옷보다는 활동하기 편하고 세탁이 용이한 바지를 입는 게 좋다.




3. 막히면 주저 말고 힌트를 확인하자

출처: 출처= 로스트 본부 어플 캡쳐

게임을 진행하는 데 힌트 사용 개수 제한은 없다. 문제 난이도가 꽤 어려운 편이기 때문에 힌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걸 추천한다. 힌트를 봐도 잘 모르는 문제도 많으니 막히면 일단 힌트를 보는 것이 시간 절약에 좋다.





목표가 ‘탈출’이라면, 문제가 너무 풀리지 않을 때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로스트 본부’ 채널에서 정답 및 해설을 확인하고 다음 문제로 넘어가는 것이 나을 수 있다. 필자의 경우 마지막 문제에서 게임 질문지 하나를 분실한지 모르고 한 문제에서 거의 한 시간 가까이 낭비했다. 질문지가 여러 장이고, 뛰다 보면 일일이 챙기기 힘들 수 있으니 미리 개수를 세 놓고 중간 중간 점검하자.



4. 게임에 지나치게 심취해 여행의 목적 잊지 말기!

게임에 집중하다 보면, 특히 시간을 재고 푸는 경우 이 게임의 주된 목적이 낯선 성북동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데 있다는 사실을 잊게 된다. 문제가 잘 풀리지 않아 답답한 마음에 자칫 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다. 이럴 땐 잠시 쉬며 풍경을 감상하기도 하고, 동네 슈퍼에 들러 아이스크림도 하나 사먹으며 함께 간 일행과 소소한 대화와 휴식 시간을 꼭 갖자.




미션 장소에서 두리번거리며 문제 푸는 방법을 찾고 있으면, 주민들이 먼저 말을 걸어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함께 답을 찾아 고민해주기도 하고, 해당 미션 장소를 찾는 팁을 알려주기도 했다. 현지인들과 자연스레 말을 섞으며 미처 알지 못했던 성북동의 매력을 찾아가는 과정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이 아닐까.


그래서, 3시간 안에 ‘성북동 완전 정복’ 성공했을까? 정답은 NO. 택도 없었다. ‘방탈출 마스터’라는 호칭은 반납하기로 했다. 마지막에 문제지 분실 사고가 있었지만, 어쨌든 실패는 실패다. 4시간 반이 훌쩍 넘게 걸려 목표 시간보다 한 시간 반이나 지체됐다.





결국 약속은 약속이니, 돼지갈비는 내 돈으로 사먹었다. 문제 풀며 지나칠 때는 힘을 북돋아주는 고마운 존재였는데, 게임이 끝나고 벌칙 수행으로 다시 찾으니 어찌나 밉던지. 그래도 냉면과 함께 먹는 돼지갈비 맛은 환상이었다.


뻔한 여행이 지겹고, 누군가 여행 코스를 알아서 정해줬으면 할 때 도전해보면 좋을 성북동 야외 방탈출 게임. 전반적으로 아주 흥미롭고 이색적인 경험이었다. 문제 난이도가 조금 더 쉬웠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미처 알지 못했던 여행지를 재밌는 게임을 통해 발견하고 지인과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매력적이다.






<잃어버린 기록, 로스트>에서는 서울 성북동 외에도 군산, 대구 등의 지역에서 다양한 테마와 난이도의 야외 방탈출게임을 제공한다. 코로나 시국에 답답하고 따분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요즘, 뻥 뚫린 야외에서 비대면으로 즐기는 미션 게임과 함께 코로나 블루를 날려보는 건 어떨지.





강예신 여행+ 인턴기자

사진= 유건우 여행+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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