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1%의 햇빛을 반사시키는 극강의 흰색 페인트
페인트 만으로 건물의 온도를 낮출 수 있다? 맞는 말이다. 페인트 컬러에 따라 다르겠지만, 페인트가 햇빛을 반사시켜 표면의 온도를 주변보다 시원하게 만들 수 있다.
우리는 2017년 경 미국 LA시가 여름철 도시의 열섬 현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아스팔트 포장도로에 회색 페인트를 칠해 섭씨 3.7~5도 정도 낮추는 데 성공한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최근 미국 미국 퍼듀대학 기계공학과 슈린 루안(Xiulin Ruan) 교수팀은 일반 페인트보다 훨씬 더 많이 햇빛을 반사시킬 수 있는 특수 페인트를 개발했다. 슈린 루안 교수팀은 이 페인트가 세상에서 가장 하얀 페인트라고 소개하고 있다.
일반 흰색 페인트가 80~90%의 햇빛을 반사한 것에 비해 연구팀의 이 흰색 페인트는 자체 실험에서 최대 98.1%의 햇빛을 반사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이런 놀라운 햇빛 반사율로 이 페인트는 고정밀 온도 측정 장비로 측정한 결과 강한 햇빛이 내리쬐는 낮에 주변보다 섭씨 13.3도나 낮은 온도를 보였고, 밤에는 주변보다 섭씨 7.2도나 더 낮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지구온난화를 억제하는 세상에서 가장 하얀 페인트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가 바로 이 페인트가 세상에서 가장 하얗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페인트가 극강의 흰색을 만드는 것은 두 가지 특징 덕분이다.
첫째는 페인트에 매우 짙은 농도로 함유된 황산바륨이라는 화합물에 있고, 둘째는 페인트 속 황산바륨 입자의 크기가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황산바륨 화합물은 사진 인화지와 화장품을 하얗게 만드는 데 사용되며, 입자 크기가 넓고 다양한 황산바륨의 고농도 입자들이 가장 넓은 스펙트럼으로 햇빛을 산란시켜 가장 높은 반사율을 보였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루안 교수는 "만약 이 페인트를 사용해 약 93㎡의 지붕에 칠한다면 10㎾에 해당하는 냉각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에어컨보다 더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어컨의 경우 많은 에너지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실외기 등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열기로 도시 열섬 현상과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키는데, 앞으로 이 흰색 페인트가 많이 보급되어 에어컨 사용을 줄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