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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택배 상자를 줄일 수 있을까?

조회수 2021. 3. 31. 17: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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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 통합배송

주문 후 최대 일주일 만에 배송해 주는 업체가 있다. 당일 배송을 넘어 '1시간 배송' 시대에 누가 이용할까 싶은 이 서비스는 택배 상자를 없앤 친환경 콘셉트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통합 배송 플랫폼 '올리브(Olive)'는 제트 닷컴(월마트에 인수)을 공동 창업하고 이후 월마트에서 전자상거래 물류 부문 수석 부사장을 역임한 네이트 파우스트가 지난해 4월 창업했다. 집 앞에 쌓인 택배 상자를 보며 "이건 미친 짓이야"라고 생각한 그는, 택배 상자를 줄이기 위해 여러 브랜드 제품을 한 번에 모아 배송하는 사업 아이템을 고안했다.

출처: 출처=올리브·게티이지뱅크

도트백으로 반품처리

'통합 배송'이란 소비자가 구매한 제품들을 모아 일주일에 딱 한 번 배송하는 서비스다. 소비자가 올리브의 파트너 브랜드에서 쇼핑을 하면 올리브 물류센터에서 제품을 모아 도트백에 넣어 한 번에 배송하고, 이후에 도트백을 수거하는 방식이다. 다소 불편하지만 소비자들은 택배 박스를 정리하지 않아도 되고, 무엇보다 환경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이 서비스에 관심을 보인다. 배송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01 소비자가 올리브의 파트너 브랜드에서 쇼핑을 한다.

현재 올리브는 100여 개의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대부분이 코스메틱·의류 카테고리로 아디다스와 코치, 라코스테 등 유명 브랜드를 비롯해 명품 편집숍 브랜드도 포함한다. 소비자는 올리브 모바일 앱을 통해 파트너 브랜드의 공식 쇼핑몰로 접속하거나, PC 브라우저에 올리브 전용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된다. 결제 과정에서 '올리브 배송 방식'을 선택하면 주간 배송일을 지정할 수 있다.

출처: 올리브(Olive)

▲02 올리브 물류센터에서 제품을 모아 배송한다.

소비자가 쇼핑을 마치면, 각 쇼핑몰은 배송지와 가장 가까운 올리브 물류센터에 주문 상품을 보낸다. 캘리포니아 남부와 뉴저지 북부 지역에 위치한 2개의 통합 센터를 중심으로 올리브의 물류센터가 운영 중이다. 전달된 제품은 올리브 직원들이 포장지를 제거해 전용 도트백에 담는다. 백팩과 유사한 올리브의 도트백은 재활용 플라스틱 실을 소재로 100번 이상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제작됐다. 고객이 일주일 동안 구매한 제품들을 하나의 도트백에 담아 배송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 주간 배송일이 금요일이고 같은 주 월요일에 아디다스, 수요일에 라코스테 제품을 구매했다면 2개의 제품 모두 금요일에 배송받는 식이다.

▲03 도트백을 반납한다.

소비자가 제품 수령 후 집 앞에 도트백을 내놓으면 평균 이틀 내에 올리브 측이 수거해간다. 반품을 원할 경우 도트백에 제품을 담아 내놓기만 하면 된다. 재포장을 위해 다시 비닐에 싸고 택배 상자를 새로 구할 필요가 없다.

올리브의 주 수익원은 파트너 브랜드로부터 받는 판매 수수료다. 각 브랜드가 자체 배송을 할 때 제품 1개 당 발생하는 평균 배송 비용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특히 대규모 배송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은 브랜드는 올리브를 배송 대행업체처럼 활용할 수 있다. 파트너사인 사라 플린트(Sarah Flint)의 CEO는 올리브를 "우리 브랜드가 환경에 끼치는 영향을 개선하고 배송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표현했다.

일주일의 기다림 vs 박스 정리 불편함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올리브는 기존 배송 서비스보다 불편해 보인다. 주간 배송일이 수요일이면, 목요일에 주문할 경우 다음 주까지 배송을 기다려야만 한다.

네이트 파우스트는 박스 정리 및 반품 과정의 편리함, 그로 인한 환경 보호 효과로 인해 소비자들이 조금은 더 기다릴 용의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장지를 뜯을 필요 없이 도트백을 열면 제품을 바로 볼 수 있고, 반품도 편리하게 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올리브가 진행한 사전 설문조사에서도 많은 소비자가 박스 정리 및 반품 과정의 불편함이 해소된다면 기꺼이 며칠을 더 기다리겠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아마존 프라임 등 일부 서비스를 제외하면 2일 이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쇼핑몰이 많지 않은 미국 시장의 특성도 올리브에게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과도한 상자 사용은) 25년 넘게 이커머스에 종사하며 해결했어야 할 문제

택배 상자 사용 0% 만들려면

현재 올리브의 비즈니스 모델이 완벽하게 택배 상자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각 쇼핑몰이 물류센터로 제품을 보내는 과정에서 상자가 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리브에서 택배 상자를 한꺼번에 처리하므로 더 꼼꼼하게 재활용할 수 있고 한 번에 다량의 제품을 배송해 연료 절감도 가능하다. 베인 컴퍼니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2개의 제품을 따로 배송할 때보다 통합 배송을 하면 탄소 배출량이 30% 이상 절감된다.

올리브는 주문량이 많은 쇼핑몰을 중심으로 대형 도트백을 제공해 '제품 전달 과정'에서도 택배 상자의 사용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를 시행하려면 각 쇼핑몰에 대한 많은 양의 구매 데이터가 필요한 만큼, 올리브 측은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데 집중할 것임을 밝혔다.

출처: 올리브(Olive)

물류센터에서 소비자에게 제품이 전달되는 과정인 '라스트 마일'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관련 편의성을 높이고자 많은 서비스가 등장하며 '라스트 마일 이코노미' 개념도 생겨났다. 소비자들이 편리한 배송 서비스를 원하는 만큼, 제품 수령 및 반품 과정을 편리하게 만들어 느린 배송 속도를 보완한 것이 올리브의 전략이다. 아직까지는 긍정적인 반응이 보인다. 지난해 말 연휴 기간 올리브 이용자가 급증해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과연 올리브가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해 택배 상자 사용률 0%를 만들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제작 이한규 박은애 ㅣ 디자인 조은현
inter-bi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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