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일반약인데 해외에선 마약 취급? 국가별 주의사항

해외여행을 준비하면서 비상약 파우치를 챙기는 건 기본이 됐지만, 이 약들이 목적지 국가에서 모두 허용되는 건 아니다. 심지어 한국에서는 약국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일반 의약품이, 다른 나라에선 마약성 또는 향정신성 약물로 분류되기도 한다.
공항 검색대에서 약 봉투 하나 때문에 가방이 열리고, 심할 경우 해당 약물이 압수되거나 입국 거부를 당한 사례도 있다. "설마 이게 문제 될까?" 싶은 약 하나가 예상치 못한 불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가장 조심해야 할 국가, 일본과 아랍에미리트
대표적으로 일본은 감기약, 알레르기약, 기침약 등에 포함된 특정 성분에 매우 민감한 국가다. 특히 '슈도에페드린(pseudoephedrine)'이라는 성분은 향정신성 약물로 분류되어, 복용 목적과 상관없이 반입 시 문제가 될 수 있다. 국내에서 흔히 처방되는 ‘판콜에이’, ‘콜대원’ 등의 복합 감기약에 포함된 성분이다.
또한 아랍에미리트(UAE)는 진정제, 수면제 계열 약물에 대한 규제가 매우 강하다. 다이어트약, 정신과 처방약, 근육이완제 등이 이에 해당되며, 의사의 영문 진단서 없이 소지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실제 구속된 사례도 존재하며, 사전에 확인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영문 처방전, 진단서, 약 성분표가 필요할 수도
일부 국가에서는 의약품 반입이 가능하되, 영문 처방전 또는 의사 진단서를 동반해야 한다. 단순히 제품명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기 때문에, 약의 성분명과 복용 목적이 명시된 문서가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호주, 미국, 싱가포르 등은 향정신성 의약품 및 고용량 진통제에 대해 영문 진단서 또는 '의학적 필요' 증명이 필요하다. 특히 장기 투약을 위한 약물일 경우, 1개월분 이상의 휴대는 까다로운 심사를 받게 된다.
따라서 정신과 약, 수면제, 생리통 진통제, 신경안정제 등을 챙기려는 경우, 여행 전에 해당 약 성분을 정확히 확인하고 병원에서 영문 문서를 받아두는 것이 안전하다.
약보다 무서운 건 ‘몰랐다’는 말입니다
입국심사에서 약물이 적발되면 단순 압수로 끝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법적으로 처벌될 수 있다. 벌금형은 물론, 기소나 출국정지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 경우 여행 일정 전체가 무산되는 것은 물론 해외 체류 기록에 불이익까지 남는다.
여행자가 “한국에선 일반약인데요”라고 말해도, 현지법을 모른다는 이유로 처벌이 면제되진 않는다. 실제로 일본, 태국, UAE 등은 ‘불법 약물 반입’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며, 여행자라 하더라도 예외를 두지 않는다.
나라별 주요 반입 제한 성분 정리
일본은 앞서 언급한 슈도에페드린 외에도 코데인(codeine), 덱스트로메토르판(dextromethorphan) 등 기침억제제 성분이 포함된 약물에 대해 반입 제한이 있다. UAE는 향정신성 진통제, 근이완제, 호르몬제 계열 약물 반입 시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태국도 마약성 진통제나 일부 항히스타민제가 규제 대상에 포함되며, 말레이시아 역시 특정 항생제 반입 시 의사 확인서가 필요하다.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일부 아시아 국가도 검사 대상이 아니더라도 가방 내 약이 과다하거나 소분되지 않은 상태일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약국 포장 그대로 가져가기보다는 복용량만큼 소분하고, 약 성분과 복용 목적을 정리한 메모를 동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약 하나 때문에 낭패 보지 않으려면
비상약은 여행자에게 중요한 도구지만, 법적 테두리 안에서 준비해야 한다. 특히 복합 감기약이나 수면제처럼 국내에선 너무 익숙해서 성분 확인조차 하지 않는 약들이 가장 위험하다.
출국 전에는 여행 국가의 의약품 반입 규정을 꼭 확인하고, 불확실한 약은 병원이나 약사에게 성분 확인을 받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청,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사이트, 각국 대사관 홈페이지를 통해 반입금지 성분 정보를 찾을 수 있다.
괜히 싸갔다가 압수당하거나 입국 거부로 이어지지 않도록, 약 파우치를 챙기기 전에 ‘내가 가는 나라에서 이 약, 괜찮을까?’라는 질문을 반드시 던져보자.
다음 편에서는 의사가 추천하는 해외여행용 약 파우치 구성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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