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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마 시절 스티븐 연 만날 수 있다는 전설의 미드

조회수 2021. 3. 13.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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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플레이 유은진 기자
출처: <미나리>

‘제2의 <기생충>’이라는 칭호를 얻으며 전 세계를 들썩이게 만든 영화 <미나리>. 낯선 땅에서 가족의 생계에 대한 책임을 짊어진 가장 제이콥을 연기하고, “진실된 한국인의 모습을 전하기 위해” 영화의 제작에도 참여한 스티븐 연은 <미나리>의 기둥과도 같은 존재다. 앳된 피자 배달부 소년을 연기했던 얼굴에 가장의 무게감을 담아내기까지. <미나리> 이전 스티븐 연이 걸어온 길을 정리해봤다.


마이 네임 이즈 제리, 2009
채즈 역

출처: <마이 네임 이즈 제리>

스티븐 연은 <워킹데드>에 출연하기 전 긴 무명 시절을 거쳤다. 인디 영화 <마이 네임 이즈 제리>는 그 시절에 출연한 영화 중 하나이자 그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삶에 무료함을 느끼던 중년 남성 제리(더그 존스)가 20대 펑크 로커들을 만나 활력을 찾아가는 이야기. 스티븐 연은 익살스러운 매력이 돋보이는 레코드 가게 점원 채즈를 연기했다. 가벼운 웃음으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 그의 앳된 시절을 만날 수 있다.

빅뱅이론, 2010
세바스찬 역

출처: <빅뱅이론>

미국의 가장 유명한 TV 시리즈 <빅뱅이론>에도 출연했다. 괴짜 주인공 셸든(짐 파슨스)의 전 룸메이트 세바스찬 역. 그는 셸든의 룸 셰어 광고를 보고 아파트를 찾은 레너드(자니 갈렉키)에게 “빨리, 멀리 도망가” 라는 진심 어린 충고를 전한다. 스티븐 연이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은 후 더욱 유명해진 장면이다.

워킹 데드, 2010-2016
글렌 역

출처: <워킹데드>

지금의 스티븐 연을 만든 캐릭터로 <워킹 데드>의 글렌 리를 빼놓을 수 없을 터. 첫 등장 당시 어리바리한 피자 배달부 소년이었던 글렌은 로맨스에 눈을 뜨고, 전투력을 더하며 시즌마다 눈에 띄는 성장 곡선을 그려왔다.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행동 대장인 데다 영리함을 지녔고, 좀비가 득실거리는 세상에서 따스한 인간미를 놓지 않던 글렌이 많은 팬에게 사랑을 받은 건 당연한 일. 스티븐 연은 <워킹 데드>와 함께 할리우드에 존재감을 알렸고, 그를 발판 삼아 다양한 영화, 예능에 등장하며 색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아이 오리진스, 2014
케니 역

출처: <아이 오리진스>

이과 감성과 문과 감성이 반반 섞인 미스터리 로맨스 <아이 오리진스>는 홍채에 대한 연구를 하는 과학자 이안(마이클 피트)이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아름다운 눈을 지닌 소피(아스트리드 베흐제 프리스베)와 사랑에 빠지며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어떤 상황에서든 입증된 데이터만 믿었던 이안은 소피의 눈동자에 매료되며 세상에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없는 현상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스티븐 연은 이안과 함께 인간의 눈을 연구하는 동료 케니를 연기했다. 극의 분위기가 가라앉을 때마다 활력을 불어넣던 감초 역할의 캐릭터다. 스티븐 연의 첫 상업 영화 데뷔작.

프랑스 영화처럼, 2016
스티브 역

출처: <프랑스 영화처럼>

네 편의 단편 영화로 구성된 <프랑스 영화처럼>은 스티븐 연이 출연한 첫 한국 영화다. 스티븐 연은 세 번째 작품, <리메이닝 타임>에 출연했다. <리메이닝 타임>은 부모님의 결혼 반대에 부딪힌 두 남녀가 답답한 마음에 찾아간 점집에서 100일 후 이별을 선고받고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는다. 스티븐 연과 소이가 예상치 못한 점괘에 혼란을 느끼는 커플을 연기했다. 스티븐 연의 캐스팅은 그와 절친한 사이였던 배우 소이가 제안해 이뤄졌다. 영화는 좋은 평을 받지 못했지만, 이 작품을 통해 국내 스크린에 처음 등장한 스티븐 연은 그해의 신선한 얼굴로 인정받고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메이헴, 2017
데릭 역

출처: <메이헴>

원초적 본능이 뇌를 장악하는 변종 바이러스가 퍼진 세상. 감염자들은 감정을 통제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그들이 저지른 모든 범죄는 합법으로 처리된다. 억울하게 해고된 데릭(스티븐 연)이 회사를 나서려는 순간, 경찰은 건물 내 바이러스가 감지되었다는 이유로 건물을 격리시킨다. 백신이 퍼질 8시간 동안 무법지대일 이곳. 데릭은 자신을 해고한 상사들에게 복수할 계획을 세운다. 스티븐 연의 첫 주연작 <메이헴>은 시퀀스마다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끊이지 않는 피비린내 나는 장르 영화다. 혼자만의 힘으로 러닝타임을 빈틈없이 메우는 스티븐 연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 올해 4월 국내 스크린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옥자, 2017
케이 역

출처: <옥자>

봉준호 감독과 할리우드 톱배우들의 협업. 한국 한복판과 미국 한복판을 오가는 <옥자>에서 스티븐 연은 영어와 한국어의 경계에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통역가 케이를 연기한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두 언어를 모두 구사할 수 있는 그의 능력이 발휘된 캐릭터랄까. 옥자를 구하려는 동물해방전선(AFL) 멤버들은 모두 선명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그중에서도 떨떠름한 거짓 통역으로 블랙 코미디의 맛을 살려내는 케이는 유독 만화적인 매력이 돋보이는 캐릭터다. 봉준호 감독은 “스티븐 연은 거짓말쟁이처럼 보이지만, 관객이 기꺼이 용서할만한 매력과 귀여움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며 그의 독특한 마스크에 대한 칭찬을 전했다.

쏘리 투 보더 유, 2018
스퀴즈 역

출처: <쏘리 투 보더 유>

키스 스탠필드, 테사 톰슨 등 할리우드의 라이징 스타들이 총출동한 <쏘리 투 보더 유>는 제34회 선댄스영화제부터 제24회 크리틱스 초이스 시상식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자리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블랙 코미디 영화다. 밑바닥의 실적을 지녔지만, 백인 목소리를 흉내 내면서부터 실적 왕 ‘파워 콜러’가 된 텔레마케터 캐시(키스 스탠필드). 노동자의 인권을 외치는 동료들의 목소리와 돈 냄새나는 상사의 달콤한 유혹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그가 회사가 숨기고 있던 비밀을 눈치채며 벌어지는 일을 담는다. 독특하고 기발한 장르 영화를 즐겨 보는 이들이라면 꼭 챙겨봐야 할 스티븐 연 출연작. 스티븐 연은 텔레마케터들의 노동조합을 이끄는 비중 있는 조연, 스퀴즈로 등장한다.

버닝, 2018
벤 역

출처: <버닝>

스티븐 연의 첫 번째 한국 장편 주연작. <버닝>은 해미(전종서)가 실종되며 전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 종수(유아인)는 그녀의 행적을 추적해나간다. 그 과정에서 미스터리한 남자 벤(스티븐 연)이 자꾸 눈에 밟힌다. 벤은 비닐하우스를 태우는 이상한 취미를 지닌 남자다. 영화는 그를 범인인 것처럼 몰아가다가도, 명확한 증거를 내놓지 않는다. 어디서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환상인지,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 무엇 하나 구체적이지 않은 캐릭터들을 입체적으로 구현한 배우들의 힘이 빛나는 영화. 스티븐 연은 미묘한 표정 변화만으로도 극을 순식간에 장악하는 존재감을 뽐냈다.

미나리, 2021
제이콥 역

출처: <미나리>

“<미나리>에선 한 차원 높은, 다른 레벨의 연기를 보여준 것 같아요. 스티븐 연의 새로운 경지가 나온 게 아닌가 싶고…” <미나리>의 스티븐 연의 연기에 대한 봉준호 감독의 말이다. 꿈 하나만 믿고 지구 반대편의 땅으로 넘어온 1980년대 미국의 한국 이민 가족. <미나리>는 한국인도, 미국인도 아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다는 소외감에 치인 가족 구성원이 서로에게 더욱 진득하게 스며드는 과정을 그린다. 아메리칸드림을 좇아 미국 깡촌에 터를 잡은 제이콥(스티븐 연)은 자녀들에게 아버지로서 뭔가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젊은 가장이다. 스티븐 연은 제이콥의 뒷모습만으로도 그가 짊어진 부담과 책임을 관객에게 고스란히 전달해내며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경지’에 다다른 연기를 선보인다. 장르 영화에서 주로 활약을 펼쳐왔던 그의 깊이 있는 연기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은 작품. <미나리>가 그의 필모그래피에 전환점으로 남을 작품임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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