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 마시는 북극곰이 사는 동물원이 있다
어쩐지 쌍문동에서 6수를 하고 있거나 방송국에서 PD를 하고 있을 것만 같은 이 남자의 이름은 강태수. 변호사다.
국내 3대!!!!! 어마무시하게 유명한 로펌에서 일하고 있지만 주 업무는...
감방에 있는 재벌 2세 행여 답답하지 않을까, 담배 피우고 싶지 않을까 온갖 셔틀 업무를 수행하는 접견 담당 변호사임.
일부러 이름을 이렇게 지었나 싶은 영국 사모펀드 밸류 파이어 하우스 윌리엄 앤드 개브리얼이 빚더미에 앉은 동물원을 하나 샀고, 그걸 다시 흥하게 해서 되팔아 돈을 벌어보겠단다.
얼마에? 1원에 사서 100억 원에.
뭐시기 개브리얼이 이 작업에 대한 전권을 이 로펌에 일임했다는 것이 대표의 설명. 이 무시무시한(?) 프로젝트를 책임질 신임 동물원장으로 간택된 사람이 바로...
YOU. 리버사이드.
"지구상에 살면서 동물원장 해보는 인간이 몇이나 되겠어?"
이걸 성공시키면 태수가 꿈꾸던 M&A 전문 변호사 자리를 주겠다고 딜을 거는 로펌 대표.
태수는 넙죽 성심성의껏 해보겠다고 오케이 해버림.
회사에서 준비해준 그럴싸한 외제차까지 타고 본인이 맡은 동산파크에 첫 출근을 하는데...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호랑이가...
기린이...
떠난다????
이미 돈 되는 동물은 다 팔렸고 남은 아이들은 미어캣, 라쿤과 같은 소동물들 뿐.
채권단이 빚을 일부라도 받겠다고 동물들을 다 팔아버렸다.
"동물을 사면 되죠! 얼마면 됩니까!"
...응. 안됨.
인기 동물들은 대부분 멸종위기 1급이라 수출입이 안되고, 학술연구용으로 신고해 데려오려 해도 서류 넣고, 팔겠다는 사람이 나올 때까지 몇 달이 걸릴 지 모르는 상황.
이대로 끝나는 것인가 싶었는데, 불굴의 변호사 강태수가 영상 하나에 꽂혀 엄청난 계략을 내놓는다.
인간이, 동물 탈을 쓰고, 연기를, 한다.
...는 것이 강태수의 계획.
동영상으로 본 해외 몰래 카메라에서 가짜 동물에 속아넘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다. (이래서 유튜브가 위험하다)
"다른 장소도 아니라 동물원에 가짜 동물이 있을 거라고는 어느 누구도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죠."
뭐든 다 된다는 단호한 탈 전문가까지 섭외했다.
선금 50%, 작업기간 2주. 쿨거래!
아니, 아무리 리얼하다고 해도 사람이 탈을 쓰고 있는데 그게 될리가 없...
는데 꽤 괜찮다? 멀리서 보니 정말 동물 같아 보인다.
그렇게 다시 문을 연 동산파크.
놀랍게도(!) 며칠 동안 가짜 동물이라는 건 들키지는 않았지만, 영 관람객은 늘지 않았다.
아무도 없는 틈을 타 콜라를 벌컥 벌컥 마셨는데...
진짜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찰칵.
기가 막히게 포착됐다.
한순간의 갈증으로 콜라 마시는 곰이 있는 동물원이 되어버린 동산파크. 그 동물원을 살려야 하는 미션을 받은 강변호사. 그리고 동산파크 직원들의 운명은?
황당하고 사랑스러운 영화 '해치지 않아', 지금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