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에서 데이빗 연기한 아역 배우 앨런 김에 대해 알아보자
“아임 낫 프리티, 아임 굿 룩킹!”(I'm not pretty, I'm good looking!) <미나리>의 이 대사는 1980년대, 미국 아칸소주에 살았던 소년 데이빗(앨런 김)이 할머니 순자(윤여정)에게 내뱉은 것이다. 할머니가 등을 토닥토닥하며 “프리티 보이, 프리티 보이”하면서 ‘이쁘다, 이쁘다’ 하는데 이 꼬마는 영어가 서툰 할머니의 속마음을 알아챌 수 없었다. 그저 “프리티 아니야, 잘생긴 거야!”하고 외칠 수밖에.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미나리>를 만들었다. 2020년 초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과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이래 <미나리>는 약 1년여 동안 수많은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차지했다. 3월 1일 열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으며 4월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요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미나리>의 호평에는 배우들의 열연이 있었다. 그 가운데 눈에 띄는 배우가 데이빗을 연기한 앨런 김이다. 이제 9살인 앨런이 최근 미국 내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했다. 그 인터뷰 내용과 여러 자료들을 토대로 앨런 김이 실제로는 어떤 소년인지 알아보자.
1. <미나리>가 데뷔작이다
앨런은 <미나리>로 데뷔했다. ‘버리아이티’와의 영상 인터뷰에서 그는 <미나리>에 출연한 이유를 이렇게 답했다. “유명해지고 싶기도 하고, 큰 스크린에 비친 나를 보고 싶어서요.” 어린 소년의 바람은 이뤄졌다. 이렇게나 유명해졌으니 말이다. <미나리>에 출연하기 전 앨런은 광고 모델로도 활동했다. 미나리가 뭔지는 몰랐다고 한다.
2. 정이삭 감독은 더 나이 많은 배우를 원했다
정이삭 감독은 앨런과 동갑인 딸이 있다. 자신의 딸을 보면서 이 나이 때의 아이들을 내가 원하는 대로 연기를 하게 하는 게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해서 더 나이가 많은 배우를 캐스팅하려고 했다. 정이삭 감독이 마음을 고쳐먹은 건 스티븐 연과 앨런의 즉흥연기 오디션을 보고 뒤다. 참고로 앨런은 ‘버라이어티’ 인터뷰에서 “오디션에 대해서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벌처’(vulture )와의 인터뷰에서는 오디션 현장을 기억해냈다. 스티븐 연이 “딱지 접는 법과 하는 방법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3. <미나리>의 첫 촬영 장면을 기억하지 못했다
‘벌처’와의 영상 인터뷰에서 첫 촬영 장면을 묻는 질문에 앨런이 한참 생각하다가 “할머니에게 오줌을 건네는 신”이라고 답했는데 화면 밖에 있던 앨런의 엄마가 수정해줬다. 앨런의 첫 촬영 신은 빨간색 새 트랙터를 가리키는 장면이었다. 참고로 영화에서 사용한 오줌은 마운틴 듀 음료였다.
4. 데이빗과 앨런은 2% 다르다
‘벌처’ 인터뷰에서 앨런은 데이빗과 “2퍼센트 정도 다르고 98퍼센트 정도 닮았다”고 답했다. 앨런이 생각하는 2%와 98퍼센트의 차이는 다음과 같다. “데이빗은 바퀴 달린 집에서 살지만 나는 그렇지 않고, 데이빗은 심장이 안 좋지만 나는 그렇지 않고. 우리 모두 누나가 있다. 또 나는 강아지를 키우고 데이빗은 키우지 않는다. 데이빗은 장난치는 걸 좋아하고 나도 그렇다.” 참고로 앨런의 인스타그램에서 목격한 그의 강아지 이름은 크림이다. 크림색이라서 이름을 그렇게 붙인 듯하다.
5. 촬영 중에 실제로 잠든 적이 있다
앨런은 침대에서 잠든 연기를 했다. 이때는 실제로 자지 않았지만 차를 타고 이동하는 장면에서 잠들어버렸다. 잠에서 깼을 때 “내가 왜 여기 있지, 여기가 어디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6. 앨런의 연기 선생님은 엄마였다
앨런의 대사 연습 상대는 엄마였다. 특히 한국어 대사를 외울 때 엄마가 한 대사를 동작과 함께 따라하는 식으로 했다.
7. 앨런이 좋아하는 영화는?
앨런은 <해리 포터> 시리즈를 좋아한다. 그밖에 <수퍼 소닉>과 <레고 닌자고> 애니메이션을 재밌게 봤다고 한다. ‘LA타임즈’ 인터뷰에서 좋아하는 노래는 더 위켄트(The Weeknd)의 ‘블라인딩 라이츠’(Blinding Lights)라고 답했다.
8. 앨런의 일상은 평범하다?!
앨런은 자신의 일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일어난다. 아무 옷이나 골라 입는다. 아래층으로 간다. 아침을 먹는다. 학교에 간다. 좀 쉬다가 일을 좀 더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잠이 든다. 아마도?”
9. 앨런의 차기작은 어떤 영화?
앨런은 이미 차기작 출연을 확정했다. 제목은 <래치키 키즈>(Latchkey Kids)다. 앨런은 우유의 유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유당불내증이 있는데 영화 속 캐릭터를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피자를 주문해서 먹는다고 설명했다. ‘데드라인’의 보도에 따르면 <래치키 키즈>는 9살 소년 셰이(앨런)과 그의 베이비시터인 괴짜 10대 소녀(엘시 피셔)의 이야기라고 한다. 엘시 피셔는 <슈퍼배드>의 아그네스 목소리 연기를 했으며 <에이스 그레이드>로 주목받은 배우다.
10. 앨런은 태권도를 배우는 중이다
앨런의 인스타그램은 그의 팬들에게 보물창고와 같다. 인스타그램에는 태권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합 소리가 우렁차다. 아직 유단자는 아닌 듯하다. 열심히 정진하길.
11. 수학과 과학을 좋아한다
IMDb에 등록된 소개에 따르면 앨런은 수학과 과학 과목을 좋아한다고 한다. 자전거 타기도 즐긴다.
12. 제일 좋아하는 포켓몬은 피카츄다
IMDb 인터뷰에서 앨런은 <미나리>에 등장하는 “1980년대 프로 레슬링에 대해 모른다면서 포켓몬은 안다”고 했다. 어떤 포켓몬을 좋아하냐는 질문에 피카츄라고 답했다. 이유는 “귀엽게 생겨서”였다.
13. 한국말도 잘한다
<미나리> 국내 홍보를 위해 제작한 앨런의 영상을 끝으로 소개한다. 앨런은 한국말도 또박또박 잘한다. 미국 언론에선 8살이라고 하던데 본인은 9살이라고 소개한다. 아마도 한국식으로 나이를 얘기한 듯하다. 집에서 한국말을 많이 쓰진 않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