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풍구에서도 마늘 냄새가! 드라큘라 백작의 한국살이 고충

해장국으로 날아가는 비행접시
곽재식 엽편집 | 204쪽 | 구픽 | 1만3800원
내내 액티브X를 깔다 끝나는 소설 ‘슈퍼 사이버 펑크 120분’을 읽으면서 묘한 해방감을 느꼈고 그게 시작이었다. ‘당신과 꼭 결혼하고 싶습니다’에서는 웃다 폭발할 지경이 되어 곽재식 소설에 대한 기대치가 계속 높아졌다. 그리고 엽편집 ‘해장국으로 날아가는 비행접시’를 통해 그는 냅킨 한 장 분량으로도 이야기의 재미를 전달할 수 있는 작가라고 생각하게 됐다.
책을 읽으면서 우주가 점토처럼 느껴지는 경험을 했으니, 이쯤 되면 우주의 지배자는 양 과장이 아니라 곽재식 작가 아닐까? 양 과장이 누구냐고 물으신다면 ‘비트코’를 들이밀 수밖에. 책에 수록된 열세 편 중에서도 ‘비트코’와 표제작인 ‘해장국으로 날아가는 비행접시’ ‘공수처 대 흡혈귀’가 흥미로웠다.

특히 ‘공수처 대 흡혈귀’는 읽다가 많이 웃었는데, 물론 소설 속 상황은 심각하다. 드라큘라가 한국이 왜 살기 힘든 곳인지에 대해 토로하는 중이니까. 고깃집 환풍구에서도 마늘 냄새가 난다고 말이다. 그는 십자가와 비슷한 열십(十)자만 보아도 놀랄 지경이라 중립국인 스위스로의 이주도 포기했는데(국기를 보라!), 도시 곳곳의 십자가 불빛을 피하다 들어간 대형 마트에서 졸도한다. 대체 왜? (답은 책에 있다.)
내가 좋아하는 곽재식표 유머는 이런 식이다. “드라큘라 백작”이라는 말에 수사관이 “근데 백작이면 고위직 아닙니까?” 하고 되묻는 것. 상상력을 이 시대의 틀 안에 어떻게든 담아보려고, 서류화에 애쓰는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독자로서 늘 허를 찔린다. 욱여넣는 과정에서 규정 불가능한 것들이 도드라지고, 자연스레 이 세계의 귀퉁이를 의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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