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직후 마주앉는 의·정…10일 '의료개혁' 현주소 토론
의협·대전협 보이콧에 '대화 물꼬' 틀 가능성 낮아
비대위 "옳고그름 따지며 싸우기보다 '숙론'의 장이 되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한 달여 전 띄운 '여·야·의·정 협의체'와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의료계의 보이콧으로 답보 중인 가운데 의·정(醫政) 양측이 오는 10일 한 테이블에 마주앉아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개혁' 현 주소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2025년도 의대 증원을 의제로 포함시킬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대립해온 의료계와 정부가 일말의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대통령실과 보건복지부는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와 공동으로 10일 오후 2~4시 서울대 의대 융합관에서 '의료개혁, 어디로 가는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한다.
정부 측 관계자로는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과 정경실 복지부 의료개혁추진단장이 참여하며, 의료계에서는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비대위의 강희경 위원장과 하은진 비대위원이 이들과 함께할 토론 패널로 마주앉는다.
이번 토론회는 서울의대 교수비대위 측이 정부에 먼저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처 일정상 지난 7~8일 복지부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직후로 날짜가 잡혔다.
서울의대 교수비대위에 따르면, 양측은 이날 토론회에서 다루고 싶은 주제를 각각 제안했다. 비대위가 안건으로 내놓은 키워드는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 구축방안 △의대 교육 정상화 방안 △환자 중심의 의료체계 구축 방안 △의료정책 결정과정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할 방안 등 크게 4가지다.
반면 대통령실은 당초 '의대 2천 명 증원, 왜 필요한가'란 단일 주제만을 제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서울의대 교수비대위는 "대통령실에서 제안한 주제는 그간 국감 등을 통해 정부의 주장이 충분히 설명되었기 때문에 추가적인 토론의 의미가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이라면서도, "토론의 형평성을 위해 의제(agenda)엔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통섭의 과학자'로 유명한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최근 던진 화두인 '숙론(熟論)'이 이뤄지는 장이 되길 바란다는 바람도 전했다. 의료공백 사태가 7개월을 넘긴 상황에서 서로 시시비비를 가리며 언쟁만 벌이기보다는, 현재의 의료위기 극복을 위한 생산적 대안을 논의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비대위 관계자는 "(의정 양측이) 상대의 이야기를 꼬투리 잡거나 비방하지 않고, 국민들도 함께 고민하고 결정에 참여하실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이번 토론회는 복지부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보건복지부TV'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정부와 의료계는 지난 2월 6일 복지부가 2025년도 의대정원 2천 명 증원을 발표한 이래 대외적으로 공개된 대화 테이블에 앉은 적이 거의 없다.
사태 초기인 2월 말,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과 대한의사협회(의협) 김택우 비대위원장이 지상파 TV 토론회에서 만나기도 했지만 극명한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났다.
또 의·정 사태를 풀 핵심당사자라 할 수 있는 전공의단체(대한전공의협의회)와 유일한 법정 의사단체를 자처하는 의협이 여전히 정부와 대화할 생각이 없는 만큼 이번 행사가 극적인 타결을 이끌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다.
특히 대전협은 2025년도 의대 증원이 '전면 백지화'돼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앞서 의협이 여야의정 협의체의 참여조건으로 '2026년도 의대정원 감원 가능성 보장'을 언급하자, 이달 1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내년도 의대 정원에 대한 입장 변화 없다. 현 (증원)정책을 강행할 경우 정상적인 의학 교육 역시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정부 역시 내년도 의대 증원은 이미 '활시위를 떠났다'는 입장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 7일 국감 당시 '정부는 2025학년도 정원에 대해선 (입장이) 불변인 건가'란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의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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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은지 기자 leun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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