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노사 협상 최종 결렬 / 출처 :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최종 결렬되며, 국내 최대 제조업체가 전면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노조는 조합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파업 시 회사는 10조원의 손실을 보지만 직원들의 손해는 4000억원 수준”이라며 쟁의권 확보 절차 돌입을 선언했다.
평균 연봉 1억5000만원(국내 평균의 3배), 지난해 성과급으로 연봉의 47~50%를 받은 직원들이 ‘성과급 상한 폐지’를 고수하며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온 것이다.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이 종료되면서 노조는 법적 파업 요건을 갖추게 됐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공동투쟁본부 체제로 전환해 쟁의권 확보 절차에 돌입한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사측이 임금 6.2% 인상, 자사주 20주 지급, 최대 5억원 저리 대출 등 ‘종합 보상 패키지’를 제시했지만 노조는 요지부동이다.
OPI 상한 폐지, 왜 평행선인가

삼성 / 출처 : 연합뉴스
핵심 쟁점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 폐지다. 현행 OPI는 실적이 목표를 초과할 경우 초과이익의 20% 범위에서 연봉 최대 50%까지 지급하는 제도다.
사측은 산정 기준을 ‘EVA(경제적 부가가치)의 20%’와 ‘영업이익의 10%’ 중 유리한 쪽을 선택하게 하고,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시 OPI 100% 추가 지급까지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상한 자체를 없애라고 요구한다.
공동교섭단은 “영업이익 1조원당 성과급 지급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구간별 지급, 상한 없음 안을 사실상 이루어냈다”고 주장하지만, 기본급 인상률(노조 7% vs 사측 3%)과 OPI 운용 투명성 기준에서 여전히 4%포인트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사측 우려 vs 노조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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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반도체 중심 사업 구조상 막대한 재투자가 필수적이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 85조원 중 47조원(55%)을 시설투자에 투입했으며, 미래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OPI 상한 폐지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또 “상한 폐지가 조직의 결속력을 해치는 ‘노노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반도체 부문 내에서도 메모리사업부는 호황이지만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는 여전히 적자 상태다.
실적이 좋은 사업부는 막대한 일시적 보상을 받지만, 목표 미달 사업부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사측의 논리다.
반면 노조는 “회사 손실 10조원 대비 직원 손실은 4000억원에 불과하다”며 파업 명분을 강조하고 있다.
HBM 정상화 시점의 파업, 시장은 어떻게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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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노조의 과도한 요구가 반도체 사업 정상화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삼성전자는 2023~2024년 엔비디아 HBM(고대역폭메모리) 납품 실패 이후 부진을 겪다가 지난해 말 납품에 성공하며 사업 정상화 궤도에 진입한 상황이다.
이 시점에서 파업이 발생하면 HBM 공급 차질이 AI 반도체 시장에 미칠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노조 내부에서도 균열이 감지된다. 교섭대표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는 장기 협상 전략을 택했지만, 약 7만명 규모로 성장한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는 설 연휴 이전 조기 결렬을 선언하며 강경 입장을 고수했다.
전삼노는 지난달 2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지만, 결국 지난 3일 결렬됐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향후 대응에 주목하고 있다. 이란 정세 불안정으로 인한 국제 유가 및 환율 상승이 복합 악재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평균 연봉 1억5000만원, 성과급 47~50%를 받는 직원들의 ‘상한 폐지’ 요구가 일반 여론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도 관건으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