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 혐오 트윗' 늘면, '혐오범죄'도 증가

이혜민 시민건강연구소 회원 2024. 9. 19.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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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더믹 이후 미국 내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급증했다.

미연방수사국(FBI) 혐오범죄 통계에 따르면, 아시아인 대상 혐오범죄는 2017-2019년 대비 2020-2022년에 무려 243.2% 증가했다.

뉴욕시 아시아인 대상 혐오범죄 역시 팬더믹 전후인 2019~2022년 사이에 매달 수집되었다.

뉴욕시 경찰에 보고된 아시아인 대상 혐오범죄는 2019년 1건, 2020년 33건, 2021년 150건, 2022년 91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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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연구通] 소셜미디어에서 거리로 번지는 소수자 혐오

코로나19 팬더믹 이후 미국 내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급증했다. 미연방수사국(FBI) 혐오범죄 통계에 따르면, 아시아인 대상 혐오범죄는 2017-2019년 대비 2020-2022년에 무려 243.2% 증가했다. 팬더믹 기간 중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아시아인 다섯 명 중 한 명이 지난 한 해 동안 혐오에 기반한 범죄사건을 겪었다고 응답했으며, 중국계, 한국계, 그리고 필리핀계 순으로 피해가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인종화된 재난 경험은 아시아인들의 심리적, 신체적 건강은 물론 사회문화적 정체성, 공동체 소속감, 경제적 안정 등 삶의 여러 측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주로 공공장소나 상점에서 발생하지만, 온라인 공간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트위터(현 X) 같은 소셜미디어에서 드러나는 소수자 집단에 대한 차별과 혐오표현은 소수자 집단에 대한 대중의 태도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 오늘 소개하는 연구에서는 이 점에 착안하여 트위터에서 나타난 아시아인 커뮤니티에 대한 정서와 현실에서의 아시아인 대상 혐오범죄 발생률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연구 바로가기: 트윗에서 거리까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뉴욕시의 트위터 감정과 반아시아인 증오 범죄 간의 연관성에 대한 관찰 연구).

연구팀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뉴욕시를 기반으로 한 공개 트윗 중 1%를 무작위로 선정하였고, 그 중 "Asian", "Chinese", "Filipino", "Korean" 등 아시아인 관련 10개 키워드를 포함한 트윗을 분류하였다. 트윗 내용에 아시아인에 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 정서를 담고 있는지에 따라 추가적으로 분류하여 분석한 결과, 연구 기간 동안 긍정적 정서를 담은 트윗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반면 부정적 정서를 담은 트윗은 미국 내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기 시작했던 2020년 3월에 급증했고, 2021년 3월에 다시 한 번 정점을 찍었다. 특히 2021년 3월의 경우, 조지아주 애틀랜타 지역 내 스파 세 곳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대상으로 발생했던 총격 사건과 연관 지어 해석할 필요가 있다.

뉴욕시 아시아인 대상 혐오범죄 역시 팬더믹 전후인 2019~2022년 사이에 매달 수집되었다. 뉴욕시 경찰에 보고된 아시아인 대상 혐오범죄는 2019년 1건, 2020년 33건, 2021년 150건, 2022년 91건이었다. 이 수치가 다소 적게 느껴질 수 있으나, 혐오범죄의 특성상 신고율이 매우 낮은 점 그리고 특히 아시아인의 경우 다른 집단에 비해 경찰에 혐오범죄를 신고하는 걸 꺼리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분석 결과, 아시아인 커뮤니티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증가할수록 같은 달 아시아인 대상 혐오범죄 또한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아시아인 커뮤니티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1% 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같은 달 반(反)아시아계 혐오범죄도 2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아시아인에 대한 긍정적 정서를 담은 트윗은 혐오범죄 감소와 유의미한 관련이 없었다.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가 악화된 배경에는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Chinese virus)"로 지칭하는 등 팬더믹에 대한 책임을 아시아인 커뮤니티에 전가하는 미국의 초기 대응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정치적 레토릭과 부적절한 명명으로 인해 아시아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조장되었고, 트위터를 통해 이러한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실제 혐오범죄 증가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이 연구는 팬더믹 상황에서 소셜미디어에서 드러난 부정적 정서 표현과 실제 혐오범죄가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해당 결과는 아시아인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수자 집단에도 적용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재난은 사회적 소수자에게 더 큰 고통을 초래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과 제도적 대응이 시급하다. 특히, 소수자 집단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는 온라인 상의 혐오표현을 모니터링하고 규제하는 등 모두가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한다.

*서지 문헌
Wei, H., Hswen, Y., Merchant, J. S., et al. (2024). From Tweets to Streets: Observational Study on the Association Between Twitter Sentiment and Anti-Asian Hate Crimes in New York City from 2019 to 2022.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26, e53050.

▲ 애틀랜타를 중심으로 미국 조지아주 20여 개 한인 단체들이 구성한 '애틀랜타 아시안 대상 범죄 한인 비상대책위원회'가 2021년 3월 미국 애틀랜타 덜루스 한인타운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한인 등 6명의 아시아계 여성을 포함해 8명의 희생자를 낸 애틀랜타 총격 참사를 인종범죄로 규정짓고, 당국의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연합뉴스

[이혜민 시민건강연구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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