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만 레벨업’ 덕에, 넷마블 신용도 ‘파란불’

넷마블의 액션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사진 제공=넷마블

넷마블이 ‘나혼자만 레벨업’의 흥행으로 실적을 회복하면서 신용등급 주요 지표가 모두 개선됐다. 현금창출력이 개선되고 차입금이 감소하면서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의 등급전망 상향 조건을 충족했다.

9일 넷마블 반기보고서와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넷마블은 연결기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 8.4%,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 2.7배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넷마블의 영업이익률은 -5.4%, 순차입금/EBITDA는 27.5배였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현금성자산을 뺀 값이다. EBITDA는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나타낸다. 순차입금/EBITDA는 한 해에 벌어들이는 돈으로 순차입금을 갚는 데 걸리는 시간(연간)을 나타낸다. 낮을수록 돈을 더 빨리 갚을 수 있다는 의미다.

올 상반기 넷마블의 총차입금은 1조581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2.5% 감소했다. 상반기 단기차입금이 전년 반기 대비 94.6% 줄어든 결과다. 여기에는 조기상환도 포함됐다. 지난해 상반기 1조6192억원이었던 단기차입금은 올 상반기 878억원으로 줄었다. 순차입금은 1조7000억원에서 1조460억원으로 36.7% 감소했다. EBITDA는 1938억원으로 전년동기의 309억원 대비 6.3배  급증했다.

지난 5월 출시한 신작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나혼자만 레벨업'이 높은 흥행세를 유지한 영향이다. 넷마블은 2분기에 7821억원의 분기 기준 최고 매출을 달성했다. EBITDA도 151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1149억원으로 적자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상반기 넷마블의 영업이익은 -654억원이었다.

/자료=한국기업평가 보고서

이에 따라 넷마블은 올 6월 한신평이 제시한 등급전망 ‘안정적(stable)' 복귀 조건을 모두 충족했다. 한신평은 넷마블의 영업이익률이 4%를 넘어서고, 순차입금/EBITDA 지표를 4배 미만으로 유지할 경우 등급전망을 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넷마블은 1분기 영업이익률 0.6%, 순차입금/EBITDA 7배를 나타냈다.

유영빈 한신평 선임애널리스트는 <블로터>에 "'나혼자만 레벨업'의 흥행이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경우 등급전망 상향이 강제되지 않는다"면서도 "등급전망 상향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가운데, 추가 신작이 흥행을 유지하고 전반적인 재무상태가 좋아지는 등 종합적인 상황을 근거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되면 긍정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 2월 한신평은 넷마블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조정했다. 모바일게임 수요 둔화와 비용 상승 등으로 이익창출력이 크게 악화됐다는 이유다. 넷마블은 2022년 1분기 11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후 지난해 1분기까지 5년 연속 적자를 냈다. 신작 개발이 늦어지는 가운데 기존 게임의 실적이 떨어지고, 신작의 성과가 미흡해 중단기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빚이 늘어나며 부담을 키웠다. 2021년 10월 모바일 소셜카지노 업체 ‘스핀엑스’ 인수를 위해 1조6300억원가량의 돈을 빌리면서 재무지표가 나빠졌다. 스핀엑스 인수가는 총 2조6000억원이었다.

/자료=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

넷마블은 나신평이 제시한 등급전망 상향 기준도 모두 충족했다. 나신평은 지난해 6월 넷마블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리면서 복귀 기준으로 '세금전이익(EBIT)/매출' 4% 이상, '총차입금/EBITDA' 5배 이하를 제시했다. 넷마블은 올 상반기 연결기준 ‘EBIT/매출’ 8.4%, 총차입금/EBITDA 4.1배를 나타냈다. 전년동기의 EBIT/매출 -5.4%, 총차입금 /EBITDA 37.9배와 비교하면 상당히 개선됐다.

EBIT는 기업의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로 이자와 세금을 내기 전 영업이익이다. EBIT/매출은 EBIT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내며 높을수록 이익률이 높다는 의미다. 올 상반기 넷마블은 EBIT 114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의 EBIT는 -654억원이었다.

/자료 =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

한편 한기평은 올 6월 넷마블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로 유지하면서 넷마블이 순차입금/EBITDA 3.5배 아래로 떨어지면 신용등급이 내려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4년 상반기에 기출시된 신작들의 매출 기여 효과 및 하반기 신작들의 흥행 여부에 따른 영업실적 회복 수준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넷마블은 올 8월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를 출시한 데 이어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 킹' '데미스 리본' 'RF 온라인 넥스트' 등을 순차로 내놓을 계획이다.

조아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