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 해소에 좋다는 ldH의 정체? 

드링킷=김보미 에디터 

술 안 마신 날보다 술 마신 날 더 손이 많이 가는 음료, 갈아만든 배. 갈아만든 배가 기가 막힌 숙취 해소 음료라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 2015년에는 매거진 ‘GQ’ 호주판에서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에 갈아만든 배의 숙취 해소 효과를 증명하는 실험을 의뢰했는데, 배의 숙취 해소 성분 때문에 이 음료가 음주 후 두통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인보다 갈아만든 배에 더 진심인 분들···☆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갈아만든 배의 숙취 해소제 버전인 ‘아이·디·에이치’가 출시됐다. ‘IdH’라는 제품명은 한글을 모르는 외국인이 캔에 적힌 ‘배’를 ‘IdH’라고 읽었다는 일화에서 착안했다.

아이·디·에이치 한 캔의 용량은 갈아만든 배의 절반 정도인 175㎖다. 양이 적당하고 가벼워서 한입에 털어 넣기에도 좋고, 술자리에 나가기 전 가방에 챙기기에도 좋다. 환만큼은 아니지만, 하나씩 나눠 주기에도 괜찮은 크기다. 두 제품 모두 배 퓨레가 들어가 있는데, 아이·디·에이치에는 간을 보호하고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는 헛개나무 과병 추출 분말이 함유돼 있다.

투명한 잔에 따라 보았다. 숙취 해소제인 아이·디·에이치는 갈색을 띤다. ‘컨디션’이나 ‘깨수깡’ 같은 색이다. 색은 확연히 다른데, 놀랍게도 향은 비슷하다. 둘 다 달달한 배 음료 향이 퐁퐁 풍긴다.

맛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아이·디·에이치는 갈아만든 배에 도라지청을 약간 섞은 듯한 맛이다. 도라지와 꿀을 넣고 중탕한 배숙 같은 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확실한 건, 쓰고 부담스러운 맛은 아니라는 거다. 달달하고 시원한 배 맛이 나서 숙취 해소제 초보자들이 마시기에도 괜찮다.

술 마신 다음날 갈아만든 배를 마셔 본 적이 있다면 알 것이다.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아주 천천히 정신이 맑아지는 그 기분을. 이 음료도 그런 느낌을 준다. 사실 갈아만든 배와 큰 차이를 느끼지는 못했다.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인 나머지 맥주 시음 도중 취해버린 한 에디터는 이 숙취 해소제를 마신 뒤 공허한 눈동자로 ‘일단 배 맛이라 거부감이 덜하다. 정신이 좀 맑아지는 느낌이 든다.’라는 한 줄 평을 남기기도 했다.

달콤한 맛으로 숙취에 지친 몸을 깨워 주는 아이·디·에이치. 배 음료수의 맛을 잘 살려, 약 같은 숙취 해소제를 잘 마시지 못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누구나 마실 수 있는 달달한 맛이어서 술자리에서 하나씩 나눠 줘도 좋다. 숙취 해소를 하고는 싶은데, 갈아만든 배 350㎖ 캔을 다 마시기엔 부담스러운 이들에게도 추천한다.

사진=김보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