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바로 보이던 아파트 1층, ‘이것’을 설치하니 사생활 보호가 되네요~
저희는 20년 5월에 결혼한 2년 차 신혼부부에요. 신혼 1년은 제가 살고 있던 오피스텔에서 생활하다가 21년 11월 겨울, 남편이 가지고 있던 오래된 아파트로 이사를 왔어요. 올해로 30년이 된 이 낡은 아파트는 꼭 리모델링이 필요했기 때문에 4주 동안 공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 아파트로 이사 올 계획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1년 동안 틈틈이 평면도를 그리며 열심히 구상했었어요. 덕분에 공사기간 동안 매 순간 결정 장애 없이 선택해서 아주 맘에 들게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 도면
기존 평면도에는 침실 2개로 표시되어 있지만, 방 1개 작은 거실 1개가 있는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평수의 아파트예요. 실내는 30년의 세월이 눈에 훤히 보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저희 공간은 1층 이어서 인도와 매우 가깝게 붙어있는, 사생활이 없는 공간이었기 때문에 리모델링이 절실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원하는 평면도를 그려가서 여러 업체를 미팅 했었어요. 유명한 업체들은 가격이 워낙 비싸기도 했고, 저희는 원하는 부분이 확고했기 때문에 시공과 현장 진행만 해줄 만한 업체를 찾다가 아파트 앞 인테리어 업체에서 하게 되었어요. 살짝 얻어걸린 느낌이지만, 이 동네 에서는 유명하더라고요. 아무래도 30년 된 아파트이다 보니 리모델링을 많이들 하시는데, 저희 아파트 리모델링 은 거의 여기 업체에서 한다고 해도 무방한 ㅎㅎ
덕분에 시공, 현장 진행만을 맡기려다 이 아파트에 대해 제가 모르는 부분들을 업체에서 많이 알고 계셔서 저희가 배울 수 있는 부분도 많았고, 순간순간 선택에 있어서 노련하신 업자 분 덕분에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또 아파트 앞 업체에서 하다 보니 공사진행 시 허가나 민원 해결 방법이 탁월하셨고요.
저희는 틈틈이 1년 동안 구상하며 가구나 조명, 스위치, 수전까지 하나하나 사모아 원하는 자재로 시공하여 온전히 원하는 분위기의 집으로 완성할 수 있게 되었어요.
2. 거실 Before
인도가 정말 바로 옆에 붙어있던 공사전 사진. 유리블록을 하지 않았다면 채광도 포기한 채로 블라인드나 커튼을 닫아두고 살았을 거예요.
거실 After
저희 집 포인트 공간인 거실입니다. 제가 공사하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아파트 1층으로 사생활을 지키고자 유리블록 시공과 수납을 위해 거실 한쪽에 가벽을 만들어 옷장을 만드는 부분이었어요. 그래서 사실 그 외에는 요새 유행하는 무몰딩, 무문선 이런 것들은 필요가 없었어요.
작은 거실을 한번더 쪼개는 현실이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정말 만족한 부분이예요. 수납할 곳이 굉장히 많이 생기다 보니 깨끗하게 잘 유지하며 살 수 있게 되었어요. 저 공간을 만들지 않았다면 어디에 대체 물건들을 숨겼을지 아찔하네요.
공간이 작다 보니 베란다 확장은 필수였고, 바닥은 타일로 하고 싶었으나 예산 문제로 강화 마루로 선택했는데, 살짝 타일 느낌도 나면서 타일의 차가움이 없어 이 부분에서는 또 만족합니다.
최근에는 기분전환 겸 쇼파와 테이블의 위치를 바꾸어보았는데 기분전환도 되고, 맘에들어요
가지고 있는 가구나 소품이 베이지, 실버, 블랙 톤이어서 전체적으로 어울릴 수 있도록 무난하게 화이트톤으로 잡았어요. 대신 질감들에 힘을 주어 벽지는 페인트 느낌이 나는 벽지를 선택했고, 바닥도 오돌도돌 표면이 느껴지는 소재를 잡았어요.
usm 장 위에는 좋아하는 유리잔들이 들어있어요. 옷장 쪽으로 건조기를 설치하여 건조가 다 된 후 옷 정리하기도 너무 수월해요.
유리블록 덕분에 1층임에도 매일 들어오는 햇빛, 채광포기할 수 없어요.
조명을 좋아하는 저희는 거실의 전체적인 조명은 다운라이트를 심었고 포인트로 천장조명이나 벽 조명, 스탠드 조명 등으로 인테리어를 했습니다.
Flos 조명을 좋아해서 공간 크기에 비해 무리하게 구입했는데,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각도 조절과 분위기 때문에 벽 조명만 켜두고 생활할 때가 더 많을 정도로 매우 매우 만족하며 지내고 있어요.
베란다와 베란다 사이에 있던 벽은 철거를 하지 못하는 벽으로 어쩔 수 없이 튀어나오게 공사가 되었는데, 저 공간에는 작게나마 제 작업실을 만들 수 있게 되어 또 매우매우 만족합니다. ㅎㅎ
환기와 공기 순환을 위해 기존에 있던 유리를 철거하고 대신 블라인드로 공간 분리를 했고요.
거실 속 작업실
덕분에 굉장히 아늑하고 옷방 속에 또 다른 공간이 생긴 느낌이에요.
3. 주방
저희 주방은 상부장이 굉장히 위에 달려있는 편인데요. 처음에는 상부장 없는 주방을 생각했었으나, 아무래도 좁은 집은 수납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공간에 답답함을 없애기 위해 중간이 좀 뚫려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고, 둘 다 키가 큰 편이라 상부장을 위에 달았어요. 저희는 무리 없이 잘 사용하고 있어요. 시공해 주신 분도 시원하고 좋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주방에 빌트인 정수기도 신의 한 수! 오피스텔에 살 때는 매번 물을 사 먹었었는데 물 보관하는 자리도 무시 못 하기 때문에 고심 끝에 설치했어요. 빌트인 정수기도 정말 만족하는 제품 중 하나예요.
다른 곳의 조명에 포인트 들을 많이 주어 주방 조명은 깔끔하게 레일 조명으로 선택했는데 깔끔한 디자인이 아주 맘에 들어요.
싱크대 맞은편으로는 냉장고장을 짜두어 여기에도 수납 걱정 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왼쪽에는 냉동고, 중앙에는 혼자 살 때부터 사용했던 냉장고예요. 아직 너무 깨끗하고 멀쩡해서 따로 양문형 냉장고나 큰 용량은 사지 않았어요.
4. 침실
현관에서 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곳은 침실이에요. 침실 문은 슬라이딩 도어를 사용했고, 가장 조도를 낮추어 딱 숙면을 취하도록 구상하는 게 제일 컸던 것 같아요.
침실 방 입구에 예쁜 코트렉을 달아두었는데 오브제 느낌도 나면서 멋스러워요.
침실에는 실링팬을 달아두고 메인 조명 겸 쓰고 있는데 매우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방향을 아래로 오게 하여 시원하게 잘 수 있고, 겨울에는 바람을 위로 올려 공기 순환이 가능하여 가습기를 틀고 자는 날에는 바람을 위로 올려 퍼지게 하는데 정말 유용하게 쓰고 있어요.
작은 공간에도 무드를 주기 충분하고, 침실 조명으로 저희는 딱이었어요. 조명은 정품 조명이 살짝 어두워 이케아 전구로 갈아서 사용 중입니다. 이케아 전구는 밝기 조절도 가능해요.
5. 욕실
화장실 문에는 모루 유리를 맞추어 주었고, 손잡이는 도무스 제품, 집의 전체적인 스위치는 르그랑으로 맞추어 주었어요.
욕실의 수전들은 전체적으로 무광 스테인 제품으로 골랐어요. 취향이 한결같다 보니 매 순간순간 선택했음에도 욕실 타일, 주방 타일, 현관 타일들의 느낌이 모두 비슷하네요. 작은 집에는 통일감을 주는 게 제일 좋은 방법 같아요.
6. 현관
현관은 사실 별다를 것 없는 공간이에요. 공간이 좁기 때문에 신발장에 수납박스나 현관 바닥 띄우기 자체를 하지 않았고, 그냥 심플하게 일자로 마무리되길 원했어요. 워낙 좁아서 중문도 사치라 생각했고 다행히도 깔끔하게 완성되었습니다.
마치며
유리블록을 시공했을 때 겨울에 춥지 않을까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았는데, 한창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요즘 밖의 날씨를 모를 정도로 따뜻하게 잘 보내고 있어요. 사생활 보호가 필요한 1층 아파트에 추천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