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쁜 일상 속에서 가장 손쉽게 챙기는 건강 습관 중 하나가 생수 섭취다. 깨끗하고 위생적인 물을 수시로 마시는 건 건강 관리의 기본이지만, 정작 생수를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따라 그 ‘깨끗함’은 무의미해질 수 있다. 마트나 편의점에서 구매한 생수병을 그냥 책상 위에 놔두거나, 차량 안에 던져놓거나, 마시다 남은 병을 며칠씩 다시 먹는 경우가 흔하지만 이 습관들이 실제로는 ‘세균 배양기’를 키우는 일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생수는 가공되지 않은 식품과 같아서 보관 상태가 조금만 틀어져도 세균, 곰팡이, 화학 성분 분해 등으로 변질이 빠르게 일어난다. 특히 물은 겉보기에 아무 변화가 없어도, 내부에선 이미 미생물 증식이 활발하게 진행 중일 수 있다. 지금부터 대부분이 무심코 반복하고 있는 잘못된 생수 보관법 네 가지를 정리해보자.

1. 입을 대고 마신 뒤 다시 병마개 닫고 보관하기
가장 흔하지만 가장 위험한 습관 중 하나다. 생수병에 입을 대고 마신 순간, 입속 세균이 물속으로 직접 침투하게 된다. 특히 구강 내에 있는 연쇄상구균, 포도상구균, 혐기성 세균 등은 입과 침을 통해 물속으로 들어간 뒤 빠르게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병을 다시 닫는다고 해서 세균의 활동이 멈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밀폐된 공간 속에서 세균은 더 활발하게 번식하게 된다.
이때 생수병은 외부에 노출된 시간이 길어지면 실온 온도에 따라 세균 증식 속도가 배가되며, 24시간이 지나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차량 내부처럼 온도가 올라가는 곳에 방치된 생수는 미세한 단백질과 박테리아가 결합해 바이오필름을 형성하게 되고, 이 상태에서 다시 마시는 건 음용수가 아니라 오염수가 될 수 있다.

2. 햇빛 잘 드는 창가나 차량 내부에 생수 보관하기
생수를 햇빛이 드는 곳에 장시간 두는 행위는 세균 번식과 더불어 화학적 문제까지 동반한다. 플라스틱 생수병은 대체로 PET 소재로 만들어지는데, 이 소재는 고온과 자외선에 노출될 경우 ‘비스페놀A(BPA)’와 같은 환경호르몬이 용출될 수 있다. 물론 최근 BPA-Free 제품이 많다고 하지만, 그 외에도 가열 시 소량의 유해화학물질이 분해되어 물속에 녹아들 가능성이 존재한다.
또한 햇빛은 물속의 조류 성분, 유기물과 만나 세균 번식에 필요한 에너지원 역할을 하게 되고, 특히 여름철 차량 안처럼 50도 이상 올라가는 밀폐 공간에서는 단 몇 시간 안에도 물의 미생물 상태가 완전히 변질될 수 있다. 겉보기에는 맑고 투명해도, 이 안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는 일반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 생수는 반드시 직사광선을 피하고 서늘한 그늘에서 보관해야 한다는 원칙이 무조건 지켜져야 한다.

3. 생수병에 다른 음료나 차를 덜어 넣어 재사용하기
환경 보호나 경제성 때문에 생수병을 여러 번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텀블러를 챙기지 못했을 때 일시적으로 생수병에 커피, 녹차, 이온음료 등을 덜어 넣는 습관이 흔한데, 이 역시 매우 위험한 보관 습관 중 하나다. 생수병은 원래 단기 사용을 전제로 한 일회용 용기다. 고온 세척이나 화학 성분에 대한 내성이 약하며, 음료 속 당분이나 미네랄 성분이 병 내부 벽에 남아 곰팡이나 세균의 기초 서식지가 된다.
세척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여러 번 재사용하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균열이 생기고, 그 틈에 세균이 증식하면서 아무리 물을 새로 채워도 이미 오염된 환경에서 마시는 것과 다르지 않다. 생수병은 절대 재사용 용기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기억해야 한다.

4. 냉장고 안에 오래 두고 먹는 ‘묵은 생수’ 사용
냉장 보관은 가장 안전한 생수 보관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문제는 ‘시간’이다. 개봉하지 않은 생수도 유통기한이 있으며, 한 번 뚜껑을 열고 나면 냉장고 안이라도 수분과 미생물에 의해 점차 오염될 수 있다. 특히 냉장고 문을 자주 여닫는 과정에서 내부 온도가 불안정해지면 박테리아는 서서히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확보하게 된다.
또한 생수병에 물을 덜어 마시고 냉장 보관하는 것을 반복하면, 내부 습도 변화와 외부 공기 유입으로 오염 위험은 배가된다. 냉장고에 넣어뒀다고 무조건 안전한 게 아니라, 개봉 후 2~3일 내로 마시는 것이 좋고, 그 이상 지난 물은 냄새가 나지 않더라도 음용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냉장이라는 단어 하나로 방심해서는 안 된다.